국회입법조사처, ‘가정 밖 청소년 지원 강화’ 입법·정책 제안

2021년 6월 4일
업데이트: 2021년 6월 10일

입법조사처 “‘홈리스 청소년’ 개념 도입 필요”
“생존형 가출 증가…가정복귀 프레임 극복해야”

우리나라도 가출 등으로 인한 가정 밖 청소년을 위한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국회입법조사처는 4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홈리스 청소년 지원 입법·정책 과제 : 가정복귀 프레임을 넘어’라는 제목의 ‘NARS 입법·정책’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는 미국 등 해외 사례를 들어 우리나라도 ‘홈리스 청소년’ 개념을 도입하고 청소년 주거권을 폭넓게 보장하는 등 가정복귀 프레임을 극복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보고서:홈리스 청소년 지원 입법·정책 과제: 가정복귀 프레임을 넘어 | 에포크타임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한 번이라도 가출한 경험이 있는 청소년은 11만 5741명으로 조사됐다. 가정 밖 청소년 조사에서 4명 중 1명은 가출 이후 노숙 경험이 있었다고 응답했다.

청소년쉼터 이용자 조사 결과에 따르면 가출 이유 중 ‘부모님과의 문제(61.0%)’가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가정 내 폭력 및 학대로부터 탈출한 ‘생존형 가출’이 주요 이유였다.

또한 이들 중 절반가량은 ‘가정폭력으로 집에 가기 두렵다’, ‘갈 집이 없다’는 이유로 ‘귀가를 원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국회입법조사처 허민숙 보건복지여성팀 입법조사관은 “그동안 우리사회에서 가출청소년은 비행·일탈 등의 낙인과 함께 비난과 편견의 대상이었다”며 “집을 나올 수밖에 없는 사정이 있다는 것을 우리 사회가 잘 헤아리지 못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부모의 보호와 보살핌 속에서 학업에 정진해야 할 청소년기에 집과 학교를 스스로 박차고 나오는 행동은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봤던 것이다.

허 조사관은 “한국 사회에서 아동학대가 굉장히 문제가 되고 있다”며 “하지만 학대 대상을 주로 유아나 어린이로만 생각하지 10대 청소년들이 학대 피해자라고는 잘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했다.

보고서는 2019년 자료를 인용해 아동학대 피해자 중 60.2%가 10~17세 청소년이라고 밝혔다. 그렇지만 가정 밖 청소년의 유일한 주거 대안이 청소년쉼터에 한정돼 있고, 가정복귀를 정책 목표로 삼고 있는 점은 청소년 보호에 있어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우리나라에 홈리스 청소년 개념이 존재하지 않는 것에 주목했다. 가정 밖 홈리스 청소년에 대한 이해 부족이 쉼터 퇴소 이후 청소년을 오히려 위험에 빠뜨릴 수 있음을 환기할 필요가 있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해외에서 ‘홈리스 청소년’ 개념을 도입하고 자립 지원 정책을 강화하는 사례를 들었다.

미국은 가출청소년에 대한 21일의 단기 보호 이후 자립 지원으로 전환하고 있고, 영국은 ‘홈리스 감소법’에 따라 지방정부에 홈리스 청소년에 대한 주거 지원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허 조사관은 “우리 사회가 청소년들은 다 집이 있고 부모님이 잘 돌봐주실 거라고 가정하고 있어 집으로 돌아갈 수 없거나 집이 없는 청소년들에 대한 입법 공백이 있었던 게 아닌가”라고 진단했다.

해당 법률·제도가 만들어지면 악용될 여지가 있지 않을까 하는 에포크타임스 기자 질문에 허 조사관은 “이런 제도가 마련된다고 해서 가출청소년이 많이 양산될 거라고는 생각지 않는다”라며 “생존형 가출 청소년의 경우 아무런 기반이 없기 때문에 각종 범죄 피해 위험에 노출될 수 있어 이들을 돕자는 취지”라고 부연했다.

 

이어 “작년부터 가정 밖 청소년 지원단체들이 청소년쉼터나 귀가 외에는 주거 대안이 없다는 문제를 계속 제기해왔다”며 “가출 청소년을 가정 내 학대 피해자일 수 있다는 관점으로 보면 그들을 방치할 것이 아니라 국가와 정부가 부모가 돼서 잘 성장하고 자립할 수 있도록 지원하자는 것이 이 보고서가 말하고 싶은 것”이라며 보고서 발간 취지를 밝혔다.

/ 취재본부 이윤정 기자 yunjeong.lee@epochtimes.ny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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