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작가단체 “세계 글쓰기 자유도, 中이 최악…체포 작가 최다”

강우찬
2021년 4월 27일
업데이트: 2021년 4월 27일

국제작가단체 펜 아메리카(PEN America)는 연례 보고서에서 필화(筆禍)가 여전히 전제국가에서 다양한 목소리를 억누르는 주요 수단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펜 아메리카가 지난 23일 발표한 ‘2020년 세계 글쓰기 자유도 보고서’(Freedom to Write Index 2020)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에서 최소 273명의 작가와 학자, 지식인이 저작, 작업 혹은 관련 활동으로 감금되거나 불공정하게 구속됐다.

이는 전년(238명)보다 9% 증가한 수치로, 전 세계 표현의 자유 환경이 크게 악화됐음을 보여준다.

중공 치하의 중국은 2년 연속 전 세계에서 작가와 시인 그리고 관련 종사자를 가장 많이 구금하는 나라로 꼽혔다.

감금된 작가 수가 가장 많은 나라는 중국(81명), 사우디아라비아(32명), 터키(25명)로 전 세계의 50%를 차지했다. 전 세계에서 수감된 작가 수의 약 30%를 차지할 정도로 중국이 가장 심각하다.

지난해 최소 81명의 작가가 중공에 체포돼 옥고를 치렀고 이 중 절반 이상이 신장(新疆), 티베트, 네이멍구(内蒙古), 홍콩에 거주했다.

보고서는 2020년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많은 국가가 표현의 자유를 전례 없이 제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부 전제국가와 민주주의가 취약한 국가에서는 정부가 법으로 정보를 제한하고 있다.

펜 아메리카의 표현의 자유 프로그램 주임이자 해당 보고서의 주요 저자인 카린 도이치 카를레카르(Karin Deutsch Karlekar)는 지난 1년간 작가들이 이 유행병에 대한 정부의 반응을 분석하고 비판하며 독재와 탄압 속에서 개인의 경험을 기록해 세계를 놀라게 하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카를레카르는 작가가 이처럼 중요한 역할을 한 만큼 전제 정부와 지도자들은 “작가가 진실을 이야기하는 행위를 자신의 권력에 대한 위협으로 간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녀는 “지난 1년간 작가가 구속, 감금, 수감되는 경우가 늘었다”며 “기본적인 표현의 자유가 심각하게 위협받는 데 대한 경종”이라고 주장했다.

2020년 중국에서 수감된 작가 수는 2019년의 73명에서 81명으로 늘었는데, 이에 대해 카를레카르는 “중국은 81명의 작가를 구금하고 있는데, 이는 다른 나라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정부의 전염병 사태 대응과 기타 정책들 그리고 신장 감금과 관련해 비판한 작가와 평론가들을 체포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의 대유행 중 중국에서 수감된 작가와 지식인에는 신종 바이러스에 대한 주의를 환기시켜 경찰에 구속된 리원량(李文亮) 의사를 비롯해 전염병 보도 및 기록으로 체포된 장잔(張展), 천치우시(陳秋實), 팡빈(方斌), 리쩌화(李澤華) 등 다수의 시민기자가 포함되어 있다.

중국 허베이성(河北省)의 누리꾼 장원팡(張文芳) 씨는 웨이보에 ‘마릴린 먼루’라는 필명으로 우한의 야전병원에 대한 글을 잇달아 올렸다가 ‘깽판죄’로 징역 6개월을 선고받았다.

쉬장룬(許章潤) 전 칭화대학 법대 교수는 중공의 전염병 대응조치를 비판했다가 가택 연금됐으며 칭화대 역시 중공의 압박 속에 ‘부도덕성’을 이유로 그를 면직했다.

그밖에 수감된 작가 수는 소수민족에 대한 중공의 탄압도 반영하고 있다. 이 중 신장, 티베트에서 수감된 작가 수는 39명에 이른다.

카를레카르는 “그들의 작품 자체가 자신의 문화를 보존하는 것이다. 소수민족과 종교를 탄압하려는 나라에서 이런 사람들이 당국의 표적이 되는 것은 아마 정부가 없애버리려는 언어로 글을 쓰거나 그들의 문화를 고취하려 하기 때문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해당 보고서는 특히 홍콩의 언론의 자유에 대한 중공의 억압을 지적했다.

보고서는 “중국 정부는 2020년 6월 이 기회(코로나19 사태)를 놓치지 않고 강력한 국가보안법을 공포해 750만 명의 홍콩인이 ‘일국양제’의 틀에서 누리던 시민∙정치적 권리를 원천적으로 박탈한 것 같다”고 말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홍콩에서 수감된 작가와 지식인은 단 3건으로, 2019년의 6건보다 줄었다. 그러나 이는 ‘홍콩판 국가보안법’ 공포로 자유에 대한 압박이 더해진 데 따른 ‘울지 않는 매미’ 효과가 반영된 것이다.

보고서는 특히 2021년 1월 ‘홍콩판 국가보안법’에 따라 50여 명의 민주 지도자가 체포됐으나 해당 사건이 보고서의 집계 기간을 벗어나 포함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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