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수영연맹, 트랜스젠더 선수 여성부 출전 사실상 금지

조영이 인턴기자
2022년 06월 21일 오후 6:25 업데이트: 2022년 06월 23일 오후 1:37

국제수영연맹(FINA)이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한 트랜스젠더 수영선수들의 여성부 출전을 사실상 금지했다.

1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열린 FINA 임시총회에서 회원국의 71%가 여성 트랜스젠더의 엘리트대회 여자부 출전을 금지하는 데 찬성했다. 다만 12세 이전에 성별을 바꿔 남성으로 사춘기를 보내지 않은 경우는 출전이 허용된다.

FINA의 이번 정책은 지난해 11월 성전환자 선수와 관련해 테스토스테론(남성 호르몬) 수치에 초점을 맞추는 대신 실제 비교우위가 발생하는 시점에 대해 입증하도록 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권고에 따른 것이다.

제임스 피어스 FINA 회장 대변인은 “사춘기 이후에 성전환하면 비교우위가 생긴다는 것이 과학자들의 의견”이라며 “우리 역시 그런 성전환 선수가 비교우위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다고 이번 정책이 12세 이전에 수술하도록 권장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대부분 국가에서 그 나이 때 수술을 받는 게 가능하지도 않고 권장되지도 않는다”고 덧붙였다.

FINA는 또한 트랜스젠더 선수를 포함한 ‘열린 경쟁 부문’ 신설을 제안하고 실무 그룹을 구성해 6개월간 관련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후세인 알-무살람 FINA 회장은 “(여성 트랜스젠더의 여자부 출전 금지는)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는 조치”라며 “FINA는 모든 선수를 환영하고, ‘열린 경쟁 부문’ 신설은 모든 선수에게 참가의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소수자(LGBTQ) 선수 옹호단체 ‘애슬리트 앨리’의 앤 리버만은 “FINA의 이번 결정은 매우 차별적이고 해로우며 비과학적”이라며 반발했다.

반면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여성 수영선수 케이트 캠벨(호주·29)은 FINA 총회 연설에서 “여성은 스포츠에서 동등해지려고 오래 싸워왔고, 그것은 성 구별 덕분에 가능했다. 그 구별을 없앤다면 여성 선수에게 해로운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한 트렌스젠더 선수의 여성 경기 참가 문제는, 지난 3월 트랜스젠더 수영선수인 리어 토마스(미국·22)가 미국대학스포츠협회(NCAA) 주관의 여자 자유형 500야드(457m) 경기에서 우승하면서 논란이 됐다.

생물학적으로는 남성이지만 ‘호르몬 요법’을 받아 여성과 같아졌다고 주장하는 토마스는 고등학교 때부터 남성선수로 각종 대회에 출전했으나 별 주목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성전환 수술 이후 대학에 진학하면서부터 펜실베이니아대학 소속 선수로 여성부 경기에 참가해 각종 대회를 휩쓸기 시작했다.

토마스는 2024 파리올림픽에서 여자부 금메달에 도전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FINA의 이번 결정으로 토마스의 도전은 무산됐다. 국제사이클연맹(UCI)도 최근 테스토스테론의 규제치를 높이고, 기준치 이하 유지 기간을 기존 1년에서 2년으로 늘렸다. 세계 럭비 연맹은 2020년에 스포츠 연맹 최초로 국제 대회에 트랜스젠더 여성 선수 출전을 전면 금지했다.

FINA와 UCI의 여성 트랜스젠더 여자대회 출전 금지, 제한 조치는 파리올림픽을 앞두고 다른 종목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