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와 고립 준비? 중국 공산당, 절망감 담긴 6가지 시나리오 노출

리윈(李韻)
2020년 7월 8일
업데이트: 2020년 7월 9일

최근 한 중국 고위 관료가 발표한 기고문에서 중국 공산당의 절망감이 내비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시종일관 자신감 있는 태도를 피력하던 것과는 사뭇 다른 내용이 담겼기 때문이다.

지난 3일 중국 관영매체들은 ‘외부 환경 악화에 대비해, 6개 방면에서 적극 준비하자’는 중앙대외연락부 저우리(周力) 부부장의 논평을 다시 게재했다. 이 글은 저우리 부부장이 지난달 22일 중국사회과학보(中國社會科學報)에 보낸 기고문이다.

해당 글은 “전 세계가 전염병 예방 및 통제에 관한 압력이 높아지고, 경제 발전을 재개함에 있어 어려움에 직면했다”며 “외부 환경 변화 대응을 위해 최소 6개 주요 측면에서 장기전을 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글에서 언급한 주요 준비 사항은 다음과 같다. ▲미·중 관계 대립의 전면적 격화에 대비 ▲외부 수요 위축과 산업체인·공급망 파괴에 대처 ▲전염병의 일상화, 즉 바이러스와 인간의 장기 공존을 준비 ▲위안화, 달러와의 디커플링(탈동조화)을 단계적으로 준비 ▲전 세계적인 식량 위기에 대비 ▲ 국제 대테러 세력의 부활에 대비 등이다.

이와 같은 저우리의 기고문은 지난 4월 8일 시진핑 주석이 중국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회의(중국 공산당 수뇌부 회의)에서 한 발언과 서로 맞물린다.

시 주석은 당일 회의에서 “엄중하고 복잡한 국제적인 감염과 세계 경제 정세에 직면해 있다”며 “‘저선사유’(底線思維·마지노선 사고)의 자세로 장기간 외부 환경 변화에 대응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는 방침을 이례적으로 밝힌 바 있다.

‘저선자유’란 ‘최악의 상황을 상정하고 준비하여, 최고의 결과를 얻어내자’는 시진핑식만의 표현이다. 시 주석이 직접 ‘마지노선 사고’와 ‘장기전’을 언급하며 위기의식을 드러낸 셈이다.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된 시점에도 시 주석을 비롯한 정책 결정 당국자들은 이와 같은 발언을 하지 않았다. 지금까지 강경한 입장을 보이던 중국 당국의 태도와는 사뭇 다른 어조다.

이에 일각에서는 저우리의 기고문은 시진핑 주석이 준비하는 시나리오를 대신 보여준 것 아니냐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저우리만의 주장이 아닌, 시 주석이 준비하는 ‘최후의 대비’라는 것이다.

시사평론가 탕징위안(唐靖遠)은 “저우리의 6대 준비는 사실상 중국 공산당이 당면한 6대 위기”라며 “왜 저우리라는 관료가 나서서 이런 바람을 불어넣겠는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탕징위안은 “사실상 중국 당국이 저우리의 기고문이라는 우회적인 방식으로 6대 위기가 불가피함을 인정한 것”이라고 평론했다.

이어 그는 “전염병의 일상화를 특별히 언급한 것을 보면, 중국 당국이 전염병 통제에 자신이 없고 백신 개발에도 진전이 없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기고문이 발표되자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대학 셰톈 교수는 “중국 공산당은 이미 최후의 절망에 빠졌다는 내부 공감대를 형성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셰톈 교수는 “중국 공산당이 말하는 외부환경 악화란 바로 국제사회가 중공을 사악한 테러조직으로 간주하는 움직임을 가리킨다”고 역으로 해석했다.

중국 경제학자 재경냉안(財經冷眼·필명)은 저우리 부부장이 언급한 ‘국제 대테러 세력’에 대한 대목에 대해 “우리가 걱정하는 것은 빈 라덴 같은 테러조직의 부활이 아닌, 중국 공산당 같은 조직의 부활이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재미 시사평론가 정하오창(鄭浩昌)은 “중국 고위층이 이미 미·중의 전면 디커플링과 홍콩국가안전법 시행 후 미국의 금융 제재에 대한 최악의 준비를 했다는 것을 설명한다”고 했다.

정호오장은 “중국 공산당은 그들이 당면한 위기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모르는 것이 아니라, 끝까지 밀어붙이겠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이대로 간다면 결전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정치경제평론가 칭펑(秦鵬)은 “중국 공산당이 경제 쇠퇴와의 투쟁, 바이러스와의 투쟁, 식량 위기와의 투쟁 준비를 마쳤다”며 “서민들은 스스로 대비하라. 브레이크 시스템이 고장이 나, 밖으로 튕겨 나가지 않도록”이라는 글을 트위터에 남기기도 했다.

최근 미국은 동맹국들과 연합해 중국 경제를 고립하려는 동향을 보이는 가운데, 중국 공산당은 내수 시장 강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14억 내수시장이란 경제 무기를 앞세워 맞대응에 나선 것이다.

지난달 23일 시 주석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전국위원회 회의에서 “중국은 ‘자국 내 수요 순환’을 핵심 역할로 하는 새로운 경제 개발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수출 중심 경제 구조에서 내수 시장으로의 전환을 제시한 바 있다.

이와 관련 6월 18일, 류허 부총리는 상하이에서 개막한 루자쭈이(陸家嘴) 포럼에서 “국내 경제 순환이 주를 이루고, 국제와 국내의 쌍순환을 촉진하는 새로운 발전 구도가 형성됐다”고 발언했다.

하지만 중국 경제학자 재경냉안은 “한 마디로 중국 공산당이 문을 닫고 혼자 놀겠다는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시사평론가 정하오창은 “중공의 약탈로 서민들의 소비력은 이미 최저한도로 약해졌고, 수출에 크게 의지하던 경제구조도 심각하게 평형을 잃을 것”이라며 “중국 경제는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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