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국적법 개정안을 말한다

2021년 6월 20일
업데이트: 2021년 6월 20일

2014년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남단 크림반도를 병합했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은 크림 자치정부의 국민투표를 통해 정당성을 확보한 뒤 러시아 의회를 동원해 합병을 의결했습니다.

이후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은 경제 재재를 했지만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크림반도는 전체 주민 200만 명 가운데 러시아계가 60%, 우크라이나계가 24%, 타타르계가 13%입니다. 러시아계가 압도적 다수라 국민투표에서는 합병이 쉽게 가결됐습니다.

이럴 경우 국민투표는 ‘플레비시트(Plebiscite)’라고 합니다. 일반적인 국민투표는 ‘레퍼렌덤(Referendum)’이라고 하는 데 반해 영토 합병과 같은, 국가 운명과 관련된 중요 사안에 관한 국민투표는 플레시비트라고 부릅니다. 과거 히틀러도 이 플레시비트를 통해 오스트리아를 병합했습니다. ‘같은 민족의 의사다’라는 명분을 든 겁니다.

특정 지역에 거주하는 국민들 의사에 따른 것이라면서 영토를 집어삼키는 이런 사례는 세계사에 여럿 있습니다. 이런 영토 병합이 있을 때마다 ‘설마 그럴 일이 있겠어’ 하고 다들 방심했습니다.

국제관계는 정글입니다. 이런 역사적 사건이 있을 때마다 국제관계의 이해득실은 복잡하기 때문에 다른 나라가 섣불리 개입하지도 못했습니다. 러시아계 인구가 다수라는 점을 적극 활용해 크림을 병합한 러시아는 인구의 무기화, 그 속성을 잘 알고 있습니다. 특정 지역에 특정 민족이 다수를 차지하게 될 경우, 어떻게 되는지를 아주 잘 이해하고 있습니다.

러시아의 인구는 2021년 기준으로 크림을 포함해 1억4600만 명입니다. 드넓은 영토에 비해 인구가 적은 편이고 감소 추세입니다. 하지만 인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민을 받아들이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이민자들이 사회에 동화되기가 힘들기 때문입니다.

러시아는 불법이민 단속을 매우 엄격하게 합니다. 그리고 중국 공산당(중공)에 대해 상당한 경각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인구가 희박한 극동지역에 중공인들이 몰려오는 것을 극도로 경계하고 있습니다. 유입된 인구를 무기로, 청나라 때 러시아에 빼앗긴 영토를 수복하려 할 수도 있다는 계산까지 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4월 법무부가 국적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습니다. 우리나라와 유대가 높은 영주권자가 국내에서 아이를 낳으면 6세 이하의 자녀에게는 별도의 조건 없이 대한민국 국적을 부여한다는 겁니다. 7세 이상의 자녀는 “5년 국내 체류”란 조건을 붙였습니다.

법무부의 송소영 국적과장은 공청회에서 “한국에서 생활 기반을 가지고 생활할 것이 예상된다면 그 사람들을 빠르게 사회 구성원으로 받아들여 국내 정착을 돕고 우리 사회를 함께 하고 있는 외국인들의 사회 통합에 기여하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면서 “현재의 저출산 고령화 시대에 미래 인적자원을 확보하는 취지”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많은 국민들은 이에 반대하고 있습니다. 2020년 기준으로 국적법 개정안에 적용되는 사람은 3930명인데, 이 가운데 95%가 중국 국적자였습니다.

이에 근거해 ‘중국 국적자를 염두에 두고 국적법 개정안을 추진하고 있다’는 부정적 여론에 따라 32만 명이 청와대 국민청원을 통해 반대청원을 하기도 했습니다. 중공의 속국화가 우려된다는 정서가 아주 높았습니다.

청와대 국민청원에 ‘국적법 개정안 입법을 결사반대합니다’라는 청원이 31만7천명의 서명으로 종료됐다. |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화면 캡처

여기에서 흔히 혼동하는 게 ‘국내 거주 화교’와 ‘중국 조선족’입니다. 오랫동안 한국에 정착한 화교들 가운데 상당수는 타이완계입니다. 이들과 중국 조선족은 엄연히 다릅니다.

흔히 ‘재한중국동포’라는 말도 근래에 많이 사용되지만 이들은 엄연히 중국 조선족입니다.중국 국적을 유지하고 있을 경우 신분증에는 민족 표시가 있습니다. 이들의 신분증에는 조선족으로 표시됩니다. 따라서 중국 조선족이란 표현은 이들에 대한 멸칭이 전혀 아닙니다.

국적법 개정안에 따라 한국민이 되면 병역의무가 부여된다고 합니다. 그런데 일본은 이미 비슷한 문제를 경험한 바 있습니다. 일본에서 일본 국적을 취득한 중공인들이 자위대에 입대해 잠재적인 안보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은 벌써 여러 번 나왔습니다.

일각에서는 조선족이 군대에 가기 싫어 한국 국적을 받을지 의문이라는 주장도 있지만, 섣부른 생각일 수 있습니다.

중공이 구사하고 있는 인구구성 변화 전략은 가공할 만합니다. 중공은 신장 위구르, 티벳, 내몽고에 한족을 대거 이주시켜 소수민족을 더 소수로 만든 바 있습니다. 한족 인구가 소수민족보다 월등하게 많아지면 그냥 동화되는 겁니다.

항상 국가안보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상정해야 합니다. 크림반도처럼 전쟁 없이 특정 지역을 점령할 수 있는 게 인구의 무기화입니다.

한국의 경우 지자체장 선거에는 영주권만 있으면 투표가 가능합니다. 중공은 이런 점을 파고들어 충분히 지자체도 장악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국적법 개정안까지 실행될 경우는 더욱 쉬워집니다. 이론적으로는 한국 국적을 취득한 중공인을 지자체장으로 만들 수도 있습니다.

서해지역에서 중공이 우리 영해를 넘보고 있는 가운데 특정 섬을 한국 국적을 취득한 이, 또는 영주권자로 채우는 것도 그다지 어렵지 않습니다. 인구가 몇 안 되는 섬에 이주비를 뿌리고 거기를 한국 국적 취득자로 채우는 시나리오도 생각할 수 있습니다.

지난 4월 23일 한중 삼강포럼 임원진들이 일본 방사능 오염수 해양방류 결정 규탄 및 철회 촉구 공동성명서를 낭독하고 있다. (왼쪽부터) 곽재석 한국이주동포정책개발원 원장 겸 삼강포럼 대표, 김용필 동포세계신문 대표, 정인갑 전 청화대 교수, 장경률 연변일보 논설위원 | 유튜브 김용필의동포세계 EKWtv 캡처

차이나타운 역시 허투루 보면 안 됩니다. 이들(차이나타운의 조선족 집단)은 국내 정치 현안에도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한중삼강포럼, 한국이주동포정책개발연구원, 한중미래재단이란 단체는 2021년 4월 23일 ‘일본 방사능 오염수 해양방류 규탄 및 철회 촉구’라는 제목의 한중 민간단체 공동간담회라는 행사도 벌였습니다.

한편, 인민망 한국지국장인 저우위보는 2014년 7월 채널에 출연해 일본의 집단자위권 추진에 “몽둥이로 일깨워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저우위보는 또 같은 프로그램에 2014년 8월에도 출연해 “교황이 한국을 방문하는 길에 중공 영공에서 축복을 했다”면서 “중공에도 종교의 자유가 완벽하게 보장된다”고 말했습니다.

-박상후의 시사논평 프로그램 ‘문명개화’ 지면 중계

이 기사는 저자의 견해를 나타내며 에포크타임스의 편집 방향성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