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청원 66만명 넘은 ‘강원도 차이나타운’…현지 주민 반응은?

이윤정
2021년 4월 26일
업데이트: 2021년 4월 26일

강원도가 추진 중인 ‘한중문화타운’ 일명 강원도 차이나타운 조성 사업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김치, 한복, 갓 등 한국의 고유 문화를 약탈하려는 중국을 우리가 왜 행정력을 동원해 차이나타운까지 만들어 주며 홍보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사업을 철회해달라는 국민청원에는 청원 마감을 이틀 앞둔 26일까지 66만 명이 서명했다.

강원도 측은 이번 사업이 ‘차이나타운’이 아니며 중국 관광객 유치를 위한 목적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지난 2019년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산하 인민망과의 인터뷰에서 최문순 강원도 도지사가 이번 사업을 “내 마음속 일대일로”라고 말한 것도 분위기를 맞추기 위한 수사학적 표현이라는 게 도 측 해명이다.

이 같은 논란 속에 ‘당사자’인 춘천, 홍천 주민들은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을까? 에포크타임스 취재진이 만나본 지역 주민들은 대체로 별 관심이 없어 보였다.

청와대 국민청원 ‘강원도 차이나타운 건설을 철회해주세요’가 마감을 이틀 앞둔 26일 서명자수 66만명을 넘어섰다. | 청와대 국민청원 화면 캡처

차이나타운 부지로 선정된 홍천군 라비에벨 단지 인근에서 작은 슈퍼를 운영하는 한 강원도 주민은 “차이나타운이 들어온다는 말은 있었다”라며 “구체적인 건 모른다”고 했다.

이 슈퍼 주인은 주민들은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주민들 사이에서 (좋다 나쁘다) 이야기를 해본 적이 없다”며 “신문에서라도 이에 관해 본 게 있으면 좋겠는데 그런 게 없다. 한번 알아봐야겠다”고 덧붙였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3월말 기준, 강원도는 65세 이상 인구가 총 인구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통계청이 예상한 우리나라 전체 초고령사회 진입 예상 시점인 2026년보다 6년 빠르다.

강원도의 청년 인구 유출도 가속화되고 있다. 통계청의 2015~19년 시도별 평균 청년 인구 비율을 보면 강원도는 전남(22.1%)에 이어 전북과 함께 23.5%로 공동 2위를 차지했다.

에포크타임스 취재진이 춘천 시내와 홍천 일대를 둘러보는 동안 마주친 사람들은 대다수가 노인들이었다.

홍천군의 한 마을 이장 A씨는 지역 내 차이나타운 조성사업과 관련해 “반대를 하는 분들이 있는 건 알고 있다”며 “외지 사람들이 무엇 때문에 그렇게 반대하는지 이해를 못 하겠다”고 반문했다.

강원도 사람들의 일에 다른 지역 사람들이 반대하고 있다는 지적이었다.

A씨는 “국민들 사이에 반중 감정이 있는 건 알지만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 잡힌 것도 아니고 현지 마을에서는 아무 얘기가 없는데 타지역에서 왜 그렇게 반대를 하는 건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10여 년 전부터 무슨 개발을 한다고 했다가 무산되고 하는 게 되풀이된 데다 아직 구체적으로 알려진 게 아무것도 없어서 솔직히 주민들은 관심조차 없는 상황”이라고 손사래를 쳤다.

그는 “춘천도 마찬가지고 주변에서 누가 차이나타운 얘기하는 거는 못 들어봤다”고 전했다.

강원도 춘천시와 홍천군에 위치한 라비에벨 관광단지 내 차이나타운 예정 부지의 모습. 배관 등 건축 자재가 쌓여 있다. | 이시형/에포크타임스

거리에서 만나본 다른 주민들도 비슷한 반응이었다. 차이나타운이 들어서든 말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모습이었다.

지역 간 격차가 심화한 상황에서 어떤 개발 사업이든 들어오면 강원도 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주민들도 있었다.

한 주민은 “시골에 일자리도 없는데 이 사업이 잘돼서 강원도가 세계적인 관광지가 될 수 있다면 반대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2019년에 최 지사가 중국 가서 차이나타운 런칭식에 참석했다길래 뭘 하나 하는 정도였다”며 “지금은 그마저 잠잠해져서 이 사업도 물 건너간 모양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고 아쉬워했다.

이어 “물론 이 사업이 마을이 상생할 수 있는 사업이 아니라 부작용이 심하고 잘못된 방향으로 간다면 당연히 우리가 못 하게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구체적인 안이 나와야 찬성이든 반대든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강원도 측은 강원도 차이나타운 사업 진척도 등에 관한 에포크타임스의 질의에 “응하지 않겠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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