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북한인권재단 조속 출범해야… 야당에 이사 추천 촉구

북한인권법 2016년 제정 후 6년째 사문화
최창근
2022년 08월 23일 오전 11:52 업데이트: 2022년 08월 23일 오후 12:02

국민의힘이 북한인권재단 출범과 관련하여 제1야당 더불어민주당을 성토했다. 국민의힘은 대통령실 특별감찰관 추천과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고 야당을 압박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8월 22일,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민주당이 지난 5년간 우리 당의 지속적인 요구에도 특별감찰관을 임명하지 않다가 정권이 바뀌자 바로 특별감찰관을 임명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이율배반이고 앞뒤가 다른 일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5년간 뭉개왔던 특별감찰관 지명 협의를 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 먼저 진솔하게 국민과 국민의힘에 사과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조속히 특별감찰관 임명 절차에 착수하고, 아울러 법에 규정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의 거부로 임명되지 않은 북한인권재단 이사 임명 절차를 동시에 착수해야 한다. 특별감찰관 지명과 북한인권재단 이사 지명 절차를 밟지 않은 것은 국회의 직무유기다. 만약 국민이 문제 삼아 고발해 온다면 우리는 다 책임을 면치 못할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2022년 6월, 국회에서 개최된 북한인권재단 설립를 위한 정책 제언 대토론회. | 연합뉴스.

원내 사령탑인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같은 주장을 했다. 그는 “특별감찰관 임명은 저희도 지난 5년 내내 주장해왔던 사안이고 정권이 바뀌었다고 해서 당의 입장이 변함이 없다는 얘기를 한두 달 전에 말했다. 특별감찰관과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은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북한인권재단 출범과 관련해서 “북한인권법이 통과된 지 6년 가까이 됐음에도 아직도 기관 설립을 하지 못했다는 것은 민주당이 법을 아주 철저히 무시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이미 우리 당은 국회의장에게 우리 당 몫인 북한인권재단 이사 5명 후보를 추천했다. 더불어민주당만 이사 후보를 추천하고 국회의장이 서명해 정부에 송부하면 북한인권재단은 출범하게 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여러 차례 여야 협상 과정에서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을 요구했음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은 이런저런 핑계를 대고 여기에 대해 사실상 거부해 왔다. 더불어민주당이 북한인권재단 이사를 추천함과 동시에 특별감찰관 후보 3명을 추천하는 절차에 대한 협의에 응해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에 앞서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은 8월 21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개최한 브리핑에서 특별감찰관 임명 문제와 관련하여 “대통령이 수용하겠다, 하지 않겠다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국회에서 결정되면 100% 수용하게 되는 것이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특별감찰관은 대통령 소속 직위이지만 독립적인 지위를 부여받는다. 국회가 15년 이상 판사·검사·변호사직에 있었던 변호사 자격 소지자 중에서 3명의 후보자를 추천하면 대통령이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하며 감찰관은 감사원 수준의 조사 권한을 갖는다. 특별감찰 대상은 ▲대통령의 배우자, 대통령 4촌 이내의 친족 ▲대통령 비서실 내 수석비서관 이상의 공무원이다.

한편 국민의힘이 출범을 서두르고 있는 북한인권재단은 2016년 제정된 ‘북한인권법’에 따라 설립됐어야 하는 통일부 산하 법정 기관이다. 북한인권법은 북한 주민의 인권 개선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하자는 취지로 제정됐다. 2016년 3월, 당시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과 더불어민주당의 합의로 국회를 통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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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북한인권법이 2016년 9월 시행과 동시에 사문화한 것이다. 북한인권법은 북한 인권 실태를 조사하고 정책을 개발할 북한인권재단 설립이 핵심이다. 재단 설립을 위해서는 12인 이내의 이사를 두어야 한다. 북한인권법에는 통일부 장관이 2명, 여야가 각 5명씩 추천하게 돼 있다. 당시 제1야당이던 더불어민주당은 야당 몫 이사 추천을 하지 않는 방식으로 재단 출범을 지연시켰다. 이후 2017년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여 집권 여당이 된 후에도 더불어민주당의 태도는 변하지 않아 문재인 정부 5년 동안 여당 몫 이사 추천을 하지 않았다.

이에 국민의힘은 2021년 2월, 김석우 전 통일원 차관, 김태훈 한반도인권과통일을위한변호사모임 대표, 박선영 물망초 이사장, 제성호 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마수현 쥬빌리통일구국기도회 상임위원 등 5인을 야당 몫 이사로 단독 추천하기도 했다.

문재인 정부는 2018년 서울 마포구에 마련했던 북한인권재단 준비 사무실을 폐쇄하고 관련 예산도 삭감했다. 이로 인하여 사무실 임차 비용 13억 원을 비롯하여 15억 원의 예산이 낭비됐다.

북한인권법에는 외교부 산하에 ‘북한인권협력국제대사’도 임명하게 규정돼 있지만 문재인 정부 5년 동안 북한인권협력대사는 공석이었다. 그러다가 윤석열 정부 출범 후인 지난 7월, 이신화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가 임명됐다.

북한인권국제협력대사 임명장을 받은 이신화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좌)와 박진 외교부 장관(우). |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의 보이콧 속에서 출범이 지연되는 북한인권재단 문제에 대해서 김석우 북한인권시민연합 이사장(전 통일원 차관)은 “기본적으로 북한 정권이 싫어하는 행위는 하지 않겠다는 것이 자리한다 본다. 북한인권법 제정 기본 취지는 북한 주민이 인간이라면 누구나 누려야 할 자유와 권리를 향유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고 한국 정부는 적극적으로 돕는다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은 기본적으로 북한 정권과 대립하지 않겠다는 생각을 바꾸지 않겠다는 듯해 보인다.”는 해석을 내놨다.

김태훈 한반도인권과통일을위한변호사모임 대표 변호사도 7월 ‘북한인권재단 설립 촉구를 위한 대토론회’에서 “북한인권재단은 북한인권의 보호증진을 위한 북한인권법의 목적사업을 수행하는 핵심기구이다. 북한 주민도 대한민국 국민이므로, 대한민국은 북한 주민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가 있다. 또한 북한 인권의 개선과 북한의 민주화는 시대 사명인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평화적 통일의 전제이다. 인권은 인류 보편의 가치이므로 대한민국은 유엔과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국제인권규범에 따라 마땅히 북한 주민의 인권을 보호·증진하기 위한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하고 북한인권법에 따라 북한인권재단을 설립해야 한다.”고 북한인권재단 설립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