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역질하는 후배에 ‘깔때기 술’ 들이부으며 ‘똥군기’ 잡는 선배들

이서현 기자
2019년 10월 3일 업데이트: 2019년 10월 3일

많이 사라졌다고 생각한 대학가 ‘똥군기’ 잡기가 여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일 SBS 8뉴스는 대학 내 선후배 사이 군기잡기 실태를 한 편의 영상을 통해 점검했다.

소개된 영상은 지난 4월 경남 진주 경상대학교 사범대학 체육대회에서 찍은 것이었다.

SBS ‘8뉴스’

영상 속에는 한 선배가 단 위에 앉아 잘린 술병을 잡고 술을 붓고 있다.

단 아래 앉은 후배는 무릎을 거의 꿇은 채 깔때기 모양으로 잘린 페트병을 입에 대고 술을 마시는 상황.

SBS ‘8뉴스’

한 후배가 구역질하며 힘들어하자 선배는 “뭐야 토했어”라며 “(깔대기 입구를) 혀로 막아! 혀로 막으라니까!”라고 소리쳤다.

술을 주는 사람은 체육교육과 학생회장이었고 받아 마신 후배는 1학년 신입생들이었다.

이 학과 선배들의 군기잡기는 이뿐이 아니었다.

후배들에게 암기를 강요하고 얼차려와 단체 오리걸음을 시켰다.

신고식을 할 땐 거수경례를 하며 졸업 연도와 출신 학교 그리고 이름을 외치게 했다.

SBS ‘8뉴스’

또, 말은 ‘다 나 까’로 끝나는 군대식 말투를 써야 했고 단체 대화방에서는 폭언이 이어졌다.

이는 익명 게시판에 관련 내용의 글이 올라오면서 외부로 알려졌다.

그때서야 대학 측도 사태를 파악했다. 하지만 가해 학생에 대한 징계 대신 새로운 규정을 내놓으며 사태를 마무리 지었다.

규정은 ‘특별한 사유가 없을 시 회식뒷풀이 참석을 권고한다’ ‘자율적이고 자발적으로 외치도록 한다’ 등 ‘자율’과 ‘권고’가 대부분이었다.

SBS ‘8뉴스’

이에 학생들은 학교 게시판에 대자보를 붙이며 대학 내 만연한 군기문화 해소를 촉구했다.

군기잡기 문화가 불거진 건 체육학과였지만 다른 학과도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더는 보고 있을 수 없어 대자보를 붙였다는 학생 A씨는 “군기문화를 방조하고 도망쳐 온 선배들이 사과할 기회다. 선배들의 용기와 연대를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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