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과부하’ 시대에 마음을 지키는 법

2017년 4월 26일 업데이트: 2019년 7월 25일

대중은 정보를 구하거나 엔터테인먼트를 즐기기 위해 미디어에 접속한다. 하지만 미디어 역시 대중에게 요구하는 바가 있는데, 그것은 광고를 강제하는 것이다

기업들은 자신들의 상품을 노출시키기 위해 많은 돈을 지불한다. 2016년, 광고비용은 전 세계적으로 5790억 달러에 이르렀으며 이는 전년도에 비해 5%가량 증가한 수치였다.

조지아 주 애틀랜타에서 브랜드 마케팅 컨설턴트로 일하는 이샤 에드워즈에 따르면, 모든 광고는 대중에게 특정한 반응을 유도해내도록 제작된다. 즉, 소비하고 있는 미디어 매체의 중요성을 부각시켜 상품 구매를 촉진시키는 것이다.

“광고는 당신의 잠재의식을 농락한다.” 이샤 에드워즈는 이렇게 말했다. “라디오와 같은 음성매체, 영화, 텔레비전 등 여러 매체를 다루는 마케터들은 이러한 광고를 만드는 데 주력한다. 특별히 나쁜 의도를 갖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마케팅 측면에서만 생각했을 때 매우 전략적으로 임한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광고는 그저 공유되는 것이 아니다. 광고는 당신을 그렇게 행동하도록 만든다.”

광고업계에서는 이를 ‘인상(impression)’이라고 부른다. 사람들의 마음속에 광고주가 원하는 이미지를 심어놓아, 소비로까지 도달하도록 교묘하고 지속적인 암시를 계속하는 것이다. 따라서 광고에 노출된 소비자들은 겉으로 명백한 소비 욕구를 드러내지 않는다. 하지만 미미하고 무의식적인 편향은 이미 형성되어 있다. 광고에 노출된 상품에 대해 다른 상품보다 더 긍정적인 이미지를 갖게 되는 것이다.

마케터들은 광고 메시지를 대중에게 더 많이 노출시킬수록 소비 욕구가 더 많이 일어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따라서 ‘인상’ 전략은 반복적으로 사용된다.

“사람들은 광고가 자신들에게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엄청난 영향을 받고 있다”고 에드워즈는 말했다. “미디어 매체가 같은 광고를 계속 노출시키면 당신은 다음과 같이 생각한다. ‘나는 이걸 일곱 번이나 봤어. 그러니 이것은 중요한 것이 틀림없어.’ 당신이 의식적으로 그것을 무시하려고 노력하지 않는다면 ‘오, 백화점에서 이 상품을 팔고 있네’라고 말하게 될 것이다.”

브랜드 파워(The Power of Branding)

3000년 전에도 광고는 있었다. 고고학자들의 말에 따르면 당시에는 광고가 매우 적었고 이러한 행위 역시 조심스럽게 행해졌다. 또 인구 왕래가 많거나 교통이 원활한 지역에 집중되는 경향을 보였다. 이벤트를 알리거나 상품 홍보, 정치 포스터가 주된 내용이었다.

2007년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은 연구를 통해 잠재의식에 호소하는 이미지가 실제로 뇌를 자극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 연구 결과 때문에 영국에서는 서브리미널 광고(잠재의식에 호소하는 광고)가 금지되었다.

광고회사는 잠재적 메시지가 뇌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잘 알고 있다. 뉴로마켓팅(neuromarketing) 분야는 이미 대중의 잠재의식을 측정하는 데까지 나아갔다. 스마트폰 및 웨어러블 기술을 이용하여 제품이나 메시지에 대한 반응을 수치화하는 것이다.

이것은 기업이 대중의 관심을 이끌기 위해 사용하는 많은 방법 중 하나일 뿐이다. 현재 시장은 수많은 광고로 포화 상태에 이르러, 단순히 상품 노출에만 그치는 광고는 효과를 발휘하기 힘들어졌다.

이 때문에 기업들은 브랜드를 구축하기 위해 수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과거에 ‘브랜딩’이 사람, 동물 또는 물건에 소유권을 알리는 목적으로 표시를 남기는 것이었다면 오늘날에는 소비자의 마음에 상품을 각인시키는 과정을 뜻하게 됐다.

“마케터들은 개념이나 브랜드가 대중의 기억에 남기까지 여러 번의 노출(6~7회)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 때문에 반복은 광고에서 무척 중요하다”고 에드워즈는 밝혔다.

브랜딩의 궁극적인 목표는 단순히 구매를 유도하는 것뿐만 아니라 소비자와 평생의 관계를 구축하는 데 있다. 이러한 감정적 연결이 유지될 수만 있다면, 소비자는 제품에 대한 신뢰를 잃지 않을 것이다.

과거의 브랜딩은 현재의 관점에서 봤을 때 조잡하고 이상하다. 그 이유는 브랜딩이 계속 발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광고량이 점점 많아지면서 치열한 경쟁 속에서 두드러질 필요성이 생겨났다. 현대의 광고는 더 재미있고, 성적이며, 치밀해졌다.

그래서 현대의 상업광고는 판매되는 제품과 전혀 상관없는 컨텐츠가 담기기도 한다. 이는 브랜드를 강렬하게 기억시키는데, 그 예로 마운틴 듀의 2016 슈퍼볼 광고를 꼽을 수 있다. 하이브리드 강아지, 원숭이, 아기 캐릭터가 등장하는 이 광고는 유튜브에서 2800만 회 이상의 조회 수를 기록했다.

마음 지키기

기업이 소비자에게 메시지를 전하는 데 광고는 필수적이다. 하지만 에드워즈는 이러한 광고가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하며 책임 있는 마케팅을 기업에게 요구했다. 심리조작을 하거나 어젠다를 숨기는 대신 광고회사나 광고주가 정확하고 정직하게 상품에 대해 말해야한다는 것이다. 특히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마케팅은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 진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문제는 광고 분야로만 한정할 수 없다. 다른 매체에서도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오락으로 위장하여 대중을 현혹시키는 것이다.

현대 광고의 창시자, 에드워드 버네이즈는 1928년 자신의 저서, <선전(Propaganda)>에서 “미국영화는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무의식적 선전도구”라고 말한 바 있었다. 에드워즈는 미디어 매체가 정직해지기 전까지는, 광고로부터 생겨난 ‘인상’에 주의하라고 경고했다. 주로 소비하는 컨텐츠로부터 잠시 멀어져 자신의 생각을 정기적으로 되짚어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미디어로부터 자신을 방어하는 것으로, 마케팅의 마법은 당신의 욕망을 불러일으키는 광고 문구에 대한 자각이 높아질수록 쉽게 깨진다.

에드워즈는 이것을 ‘마음 지키기’라고 일컫는다.

“마음 지키기는 TV를 소유하지 않는 것이나 정직하고 정확하며 편견 없는 논평을 제공하는 컨텐츠만을 구독하는 것과 같이 극단적인 방법에 이를 수도 있다”고 그녀는 말한다.

“마음 지키기는 당신의 영혼 속으로 광고주의 메시지가 들어가는 것을 차단한다.” 에드워즈는 또 다른 방법으로 다음과 같은 것을 제시했다. 지역 사회에서 봉사활동을 하며, 긍정적인 자아상을 장려하는 브랜드를 선택한다. 폭력, 여성이나 약자에 대한 혐오를 부추기는 영화나 비디오, 음악을 가급적 피한다.

어떻게 지금에 이르렀나?

광고시장은 대중의 마음과 정신, 지갑을 사로잡기 위해 끊임없이 덩치를 불려나가고 있다. 무엇이 이들에게 연료를 제공했는가? 자본의 힘을 넘어서는 뭔가가 작용하고 있는 건 아닌가?

버네이즈는 잠재의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마케팅 전략을 개발하기 위해 심리학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과거의 광고는 상품 및 서비스에 대한 설명뿐이었다. 그러나 1920년대, 버네이즈는 지그문트 프로이트에게서 영감을 받아 광고의 개념 자체를 바꾸어놓았다.

그는 이 전략을 “동의 조작”이라고 불렀다. 본질적으로 이는 최면술의 일종이다. 또한 사람들이 필요에 따라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쾌락, 체면, 심지어 저항을 위해 물건을 사들이는 마케팅의 시초였다.

1929년에 버네이즈는 이를 활용하여 첫 번째 광고를 제작했다. 당시 광고주는 럭키 스트라이크(Lucky Strike)라는 담배 브랜드를 통해 여성 소비자들을 공략하기 위해 애썼다. 하지만 여성이 담배를 피우는 것은 그때까지 금기로 간주되고 있었다. 버네이즈는 몇몇 젊은 여성을 고용하여 뉴욕시 부활절 퍼레이드에서 담배를 피우도록 주문했다. 그리고 언론에는 여 권 신장이라는 대담한 표현을 통해 이 이벤트를 홍보했다. 담배는 ‘자유의 횃불’로 여성들에게 각인되었고 여성 흡연자의 수가 급증하기 시작했다.

오늘날 우리는 이것을 가십을 가장한 홍보라고 생각하지만 당시에는 격심한 문화적 변화를 일으켰다. 라이프지는 버네이즈를 20세기의 가장 영향력 있는 100대 미국인 중 한 명으로 선정했다.

시민에서 소비자로

과거에는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이 주로 가족, 전통, 그리고 자연의 세계에 의해 형성됐다. 그러나 20세기에 들어서면서 시민들은 독립적으로 사고하기 시작했고 유동하는 욕망을 가진 소비 주체로 변신했다. 이는 광고가 사회에 뿌리내리게 된 주요 원인이었다.

이러한 전환은 산업혁명을 추종하는 사회 공학자들에게는 매우 중요한 사건이었다. 새로운 기술을 통해 대규모 생산이 가능해졌지만 이러한 경제 모델을 작동시키려면 더 균일하고 예측가능한 대중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버네이즈는 그의 책 <선전>에서 사회를 안정시키려면 대중이 “보이지 않는 정부”로부터 통제를 받아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신의 광고를 통해 프로이트가 묘사한 무의식적인 욕망에 호소하면 대중을 통제하기 훨씬 쉽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버네이즈는 “대체로 우리는 들어 본 적 없는 사람들에게 지배를 받고, 심리적 영향을 받으며, 취향이 형성되고 아이디어를 떠올린다”고 말했다.

버네이즈는 다수의 선을 위해 사회의 방향을 감독하는 ‘현명한 사람들’을 상상했지만 이 일은 역사 속에서 정반대로 실현됐다. 버네이즈의 기술을 통해 여론을 조종하려는 집단이 생겨난 것이다. 버네이즈 자신도 이를 알았지만 묵과한 적이 있었다. 1930년대에 그는 담배가 건강에 해롭다는 사실을 알았으며 아내에게는 흡연을 만류했다. 하지만 자신은 담배를 마케팅하면서 목감기를 가라앉히고 날씬한 몸매를 유지할 수 있다는 홍보 문구로 대중에게 선전했다.

요셉 괴벨스 나치 선전장관이 버네이즈의 저작에서 많은 영감을 받았다는 사실은 익히 알려졌다. 또 프랭클린 루즈벨트 대통령은 제2차 세계대전 때 대국민 선전을 위해 버네이즈를 고용하려고 했으나 대법원장, 펠릭스 프랑크퍼터가 제지했다. 프랑크퍼터가 대통령에게 보낸 편지에 따르면 버네이즈와 그 부류들은 ‘대중의 마음에 독을 퍼뜨리는 자들로, 어리석음과 광신, 자기이익을 착취하기 위해 안달난 자들’이라고 묘사됐다. 그러나 오늘날에도 광고는 심리학과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다.

전문가들은 사람은 하루 평균 5000건의 광고에 노출된다고 추정한다. 즉 광고로부터 벗어나기는 불가능에 가까운 것이다. 물론, 대중이 그 모두를 인식하지는 않으며 그 중 많은 부분은 전혀 듣지 않는다. 그러나 에드워즈는 의식과 무관하게 광고는 대중에게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한다.

“당신의 두뇌는 생각보다 위대하다. 모든 것을 자동적으로 인식할 수 있다”고 그녀는 말한다. “광고의 대부분은 당신의 잠재의식에 호소하며, 경험으로 연결될 때까지 그치지 않는다. 당신은 보고, 느끼고, 듣는 데에 있어서 광고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그리고 그 사실을 당신 자신만 모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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