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의원, 수정헌법 25조 발동 저지…”나쁜 전례 안돼”

한동훈
2021년 1월 13일
업데이트: 2021년 1월 13일

공화당 의원이 민주당이 주도하는 수정헌법 25조 발동을 요구하는 결의안 통과를 1차 저지했다.

알렉스 무니 의원은 11일(현지시각) 펜스 부통령과 내각을 상대로 “대통령의 직무수행 불능을 선언하라”는 내용의 결의안에 동의하지 않았다.

무니 의원은 “펠로시 의장은 이 정도 파급력의 결의안을 하원에서 아무런 토론 없이 채택하려 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미 하원은 적법하게 선출된 대통령의 퇴진을 청문회, 토론회, 투표기록 없이 요구하는 결의안을 절대로 채택해선 안 된다”며 “미국의 공화체제를 위태롭게 만드는 전례가 될 수도 있는 결의안”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이끄는 민주당은 해당 결의안의 만장일치 동의를 시도했다. 표결 절차 없이 바로 통과시킬 수 있는 방식이다.

민주당은 빠른 추진을 위해 이같은 방식을 시도했으나, 이날 무니 의원이 동의하지 않아 좌절됐다.

이에 펠로시 의장은 “하원 공화당 의원들은 미국을 보호하기 위한 이 법안을 거부해 대통령의 불안정하고 정신 나간 소요사태를 끝내지 못하게 했다”고 반발했다.

그러면서 같은 결의안을 12일 하원 전체회의에서 정식 표결에 부치기로 했다.

이 결의안이 통과되면 펜스 부통령은 24시간 안에 대통령 직무정지 조치를 취하도록 요구받게 된다.

하지만 펜스 부통령은 이같은 조치에 부정적 견해를 밝힌 바 있어, 수용 여부는 불투명하다.

알렉스 무니 의원 | 화면캡처

공화당 톰 에머 하원의원은 공화당과 민주당이 취임식 전까지 합의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에머 의원은 의사당 폭력 사태를 규탄하면서도 이 사건 이후 촉발된 민주당의 대통령 해임·탄핵 추진에 대해서는 “우리를 하나로 묶는 대신 더 분열시키려는 정치적 동기에 따른 시도”라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일 워싱턴에 집결한 지지자들에 대해 “우리나라를 되찾으려는 자부심과 대담함”이라고 칭찬한 뒤 워싱턴 중심가인 “펜실베이니아 대로를 걸어가자”고 제안한 바 있다.

시위 자체는 불법이 아니다. 미국 헌법에서 보장한 기본적 권리의 하나이기도 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위대를 향해 국회의사당을 공격하거나 폭력행위를 저지라고 말하지 않았으며, 폭력 사태가 일어난 후에는 이를 비난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시위대를 향해 “평화롭고 애국적으로 여러분의 목소리가 들려지도록 하라”고 평화 시위를 독려했다.

그러나 하원 민주당은 대통령이 폭력을 사주했다는 입장이다. 탄핵소추안에서는 내란 선동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고발했다.

소추안에서는 “그는 문맥적으로 국회의사당에서 무법 상황을 초래하고 결과가 예상되는 발언을 고의적으로 했다”며 “그의 연설을 들은 군중들은 2020년 대선 결과 인증을 위해 열린 합동회의의 엄숙한 헌법상 의무를 방해하고 불법적으로 국회의사당을 침범했다”고 지적했다.

펠로시 의장은 수정헌법 25조 발동과 별개로 탄핵 절차도 밟고 있다.

그녀는 탄핵소추안을 공식 상정했으며, 하원은 13일 표결에 들어갈 예정이다. 펠로시 의장 역시 탄핵안이 하원을 통과하더라도 오는 20일 대통령 취임식 이후 한참 뒤에 상원에 회부할 예정이다. 즉 이번 탄핵은 퇴임 이후 대통령을 겨냥해 추진되고 있다.

하버드대 로스쿨의 앨런 더쇼비츠 명예교수는 이같은 탄핵안 추진에 대해 사실상 성공할 가능성이 없다는 입장이다.

탄핵소추안이 하원에서 재적 의원 과반수 동의로 통과돼 상원으로 넘어가면, 상원은 소추안을 바탕으로 구체적 절차와 기간 등을 정해 대통령 탄핵 심판에 들어간다. 심판이 열리면 하원의원은 ‘검찰’ 역할을 맡고 상원의원들이 ‘배심원’으로 탄핵안을 표결한다.

유명 헌법학자인 더쇼비츠 교수에 따르면 현재 대통령 임기가 불과 2주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이같은 절차 자체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더쇼비츠 교수는 10일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대통령이 퇴임한 지 한 시간 후인 1월 20일 오후 1시까지 재판에 회부될 수 없다”면서 퇴임한 대통령을 탄핵하는 것은 헌법에 맞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헌법에서는 ‘대통령은 탄핵당하면 공직에서 물러난다’고 명시했는데, 전 대통령을 지칭한 게 아니기 때문”이라는 견해를 나타냈다.

지난 11일 탄핵안이 제출된 미 하원 회의. 하원의장석에 낸시 펠로시 의장 대신 다른 여성이 앉아 있어 궁금증을 일으켰다. | 화면 캡처

한편, 11일 탄핵안이 제출된 하원 회의 때는 펠로시 의장이 모습을 보이지 않아 궁금증을 일으키기도 했다. 의장석에는 펠로시 의장 대신 검은 옷차림에 검은 마스크를 착용한 여성이 앉아 의사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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