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예산 줄였던 美 도시들, 범죄율 급증에 부랴부랴 방침 철회

2021년 5월 26일
업데이트: 2021년 5월 26일

작년 5월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 이후 미국 전역에서 ‘경찰예산 삭감(Defund the police)’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져 온 가운데 예산 삭감을 약속했던 지방자치단체들이 범죄가 급증하자 이를 철회하고 있다. 

플로이드 사망 사건이 발생했던 미네소타주(州) 미니애폴리스 시의회는 지난 2월 경찰서에 640만 달러(71억8천만원) 자금을 지원하는 안건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불과 1년 전 시의회 의원들은 경찰서를 폐지하겠다고 약속했는데, 흑인 차별 반대 운동 ‘BLM(Black Lives Matter)’시위와 폭동, 방화 등이 발생하면서 오히려 경찰 예산을 늘리기로 한 것이다.  

민주당 소속인 제이콥 프레이 미니애폴리스 시장은 이달 초 기자회견에서 경찰서 예산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도시 내 폭력범죄가 급증하자 나온 조치였다. 

프레이 시장은 “폭력은 중단돼야 한다. 이것(폭력)은 용납할 수 없다”면서 “사람들은 이웃 동네에서 안전하다고 느낄 자격이 있다. 범죄자들에게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 예산 삭감하라’는 시위대의 구호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입장을 견지했다.

Epoch Times Photo
지난해 5월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발생한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 이후 폭력시위가 벌어졌다. 시위대의 폭동으로 건물들이 불길에 휩싸인 가운데 한 경찰관이 연기 속에 서 있다. | 샬럿 커트버슨/에포크타임스

그는 “당신이 경찰 예산을 삭감하거나 경찰서를 해체·폐지하고 경관들을 없애버리겠다는 크고 중요한 진술을 할 때 그에 대한 영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경찰 폐지를 거부했던 프레이 시장은 지난해 미니애폴리스에서 열린 BLM 시위에서 시위대로부터 비난을 받기도 했다. 그는 대신 경찰 조직의 구조 개편을 원한다고 했다. 

빌 더블라지오 뉴욕 시장(민주당) 역시 이달 초 범죄 대처 일환으로 경찰 관할 구역을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경찰 예산을 10억 달러(1조2천억원) 삭감하겠다고 밝힌 지 몇 달 만이다. 

뉴욕시는 당초 약속했던 10억 달러에 못 미치는 정도로만 예산을 삭감했다.

앞서 지난 4월 말 더블라지오 시장은 연방정부의 경기부양 자금으로 뉴욕 퀸스에 새로운 뉴욕경찰 관할 구역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브리핑에서 “이는 수십 년 동안 지역사회가 요구해온 것”이라면서 경기부양 지원금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이는 총격, 살인 등 범죄 급증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뉴욕경찰 자료에 따르면 2021년 3월 총격사건은 전년 동기 대비 76% 증가했다.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도 마찬가지다. 

민주당 소속인 에릭 가세티 LA 시장과 시의회는 경찰예산 삭감 요구가 빗발치던 지난해, 예산 삭감을 약속했으나 이행하지 못했다. 각종 범죄가 급증하면서다.

시의회는 250명의 경찰관을 추가 고용하기 위해 경찰서 예산을 증액하기로 결정했다.

People get arrested
지난해 7월 블랙라이브스매터(BLM) 시위대 몇 명이 뉴욕주 뉴욕시 브루클린 다리에서 체포됐다. | Angela Weiss/AFP via Getty Images/ 연합

이와 별도로 가세티 시장은 2022년도 경찰 예산을 17억1천만 달러에서 17억6천만 달러(3%)로 증액하라고 시의회에 제안했다. 시의회는 지난해 경찰 예산을 1억 5천만 달러 삭감한 바 있다.

범죄율이 높은 도시인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의 시 예산지출감독위원회도 경찰 예산을 2천8백만 달러 증액하는 안을 심사해 승인했다. 시 당국은 지난해 2천200만 달러를 삭감했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경찰 예산 삭감’ 운동에 대한 지지도가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지난 3월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인 18%가 이 운동을 지지한다고 답했다.  

작년 11월 대선 이후 일부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도 경찰 예산 삭감 운동에 대한 쓴소리가 나왔다. 

아비가일 스팬버거 하원의원은 동료 의원들로부터 ‘경찰 예산을 삭감해야 한다는 요구를 존중해야 한다’는 말을 들었지만 “우리는 의회에 있고, 전문가다. 경찰 예산을 삭감할 것이 아니라면 그런 말을 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스팬버거 의원은 11·3 대선과 함께 치러진 의회 선거에서 공화당 후보와 접전 끝에 간신히 승리했다. 

/이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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