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산 고3학생(17세 남학생)의 친형이 쓴 글’이라던 게시물 근황

한동훈
2020년 3월 20일
업데이트: 2020년 3월 21일

18일 경산 고등학교 3학년 학생(17)이 급성 폐렴 증상으로 숨졌다.

다음날인 19일 A요리 커뮤니티에는 ‘경산 고3학생의 친형이 쓴 글이랍니다’라는 게시물이 게재됐다.

이 게시물에서는 “맘카페 누가 올려주셔서 공유합니다”라고만 밝히고 구체적으로 어떤 맘 카페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해당 게시물은 다른 온라인 커뮤니티나 포털로 옮겨지며 회원들의 눈시울을 붉어지게 했다. 몇몇 언론에도 ‘17세 친형이 쓴 글’로 보도됐다.

그러나 20일 현재 이 글은 제목과 내용이 지워진 상태다. 제목은 ‘펑’으로 수정됐고 본문에는 “가족분들께 누가 될 것 싶어 글 내린다”는 메시지만 남겨졌다.

경산 17세 친형이 쓴 글이라며 커뮤니티에 게재된 원글의 삭제 전(왼쪽)과 현재 삭제 후(오른쪽). 오른쪽은 모바일 화면을 캡처했다.| 화면 캡처

다른 커뮤니티나 포털 등에 소개된 글은 모두 해당 글을 퍼나른 것들뿐이다. 즉 거의 원글 역할을 한 셈이다.

‘경산 고3학생 (17세 남학생) 친형이 쓴 글이랍니다’ 구글 검색 결과 | 화면 캡처

이 게시물이 정말 경산 17세 친형의 글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에포크타임스는 친형과 접촉할 수 없었다.

그런데 이 게시물에서 출처라고 밝힌 맘 카페를 찾을 수 없었다는 한 네티즌의 제보가 이어졌다.

이 네티즌은 원글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네이버의 카페 2곳에 동일한 아이디로 같은 게시물이 게제됐음을 발견했다며 캡처화면을 제시했다.

한 네티즌이 제시한 캡처화면, 네이버 카페 2곳에동일한 아이디로 ‘17세 친형글’ 이라는 게시물이 게재됐다. | 온라인 커뮤니티

이 화면에는 네이버의 인테리어 분야 초대형 카페와 시사·정치 카페에 ‘17세학생 친형글’이라는 게시물이 동일한 아이디 ‘핑크OOO(alsd****)’에 의해 게재됐다. 두 카페는 모두 여성회원이 주로 활동하는 카페라는 공통점이 있다.

이 게시물 역시 ‘대구맘까페에서 가져왔어요’라고만 하고 어느 대구맘 카페인지 정확한 출처를 밝히지 않았다.

그렇다면 실제로 대구맘 까페에는 ’17세 친형이 쓴 글’ 원본이 게재돼 있을까.

다음과 네이버에서 ‘대구맘’을 주제로 하는 회원수 15만명 이상의 카페에서 관련내용을 검색한 결과, 원본이라고 추정할만한 게시물을 찾을 수 없었다.

다만 ‘17세 학생 형이 타카페에 올린글이래요’라는 익명 게시물이나 해당 사건에 대한 소감을 전하는 글들뿐이었다.

네이버 카페에서 작성자 ‘핑크OOO’으로 검색한 결과 | 화면 캡처

20일, 네이버 카페 2곳에 동일 아이디로 게제됐던 ‘17세 학생 친형 글’ 역시 삭제된 상태다.

작성자의 닉네임으로 카페에서 검색을 하면 다른 글들만 검색된다.

검색 결과에 따르면 작성자는 3월 초부터 카페 활동을 활발히 한 것으로 나타났다.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