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랑’ 휩싸인 中, 그들 앞에 놓인 ‘3가지 길’…시진핑의 선택은?

He Jian
2019년 6월 15일 업데이트: 2019년 11월 5일

6월 들어 중국에 큰일이 끊이지 않으면서, 예기치 않은 정세 변화가 거듭되고 있다. 먼저 중국 공산당 고위층의 분열이 심화한 가운데, 미·중 무역전을 둘러싸고 공개적으로 설전을 벌인다. 또한 홍콩에서 중국 공산당 악법에 항의하는 최대 규모의 시위가 열렸는데, 이는 이미 무역전 불길에 휩싸인 중국 공산당으로서는 불난 집에 기름을 부은 격이다. 급변하는 정세 속에서 역사는 거세게 중국 공산당을 궁지로 내몰고 있다. 베이징 당국은 마지막 3가지 길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무역전’ 앞에서 공개적으로 분열되는 중국 공산당

지난 10일, 중국 공산당 외교부는 ‘미·중 정상회의’ 개최 여부가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같은 날, 트럼프는 “6월 말에 시진핑을 못 만나면, 미국은 ‘즉시’ 중국 상품에 추가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무역전 압박이 거세지자 물 밑에서 암투를 벌이던 중국 공산당 고위층의 분열이 밖으로 드러났다.

지난 6일, 중국 인민대학 창장(長江)경제벨트 연구소 예성저우(葉勝舟) 연구원은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중문판에 올린 미·중 무역전 관련 논평에서 “중국 공산당 중앙 선전부의 ‘독불장군식 선전’은 통하지 않고 외부의 의혹만 증폭시킬 뿐”이라고 비판했다. 창장경제벨트는 인민대 국가발전전략연구원 소속으로 중국 공산당을 위한 싱크탱크이다.

이는 미·중 무역전이 격상한 후 중국 공산당 체제 내 학자들이 외신을 통해 중국 공산당 선전부를 공개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중국 공산당의 내부 분열이 더욱 심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올 5월, 예성저우는 ‘파이낸셜타임스’의 기사를 통해 ‘대단한 우리나라(厲害了我的國, 지난 3월 방영된 다큐멘터리)’라고 떠벌리는 식의 선전은 국민과 세계를 오도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원하는 결과를 얻을 때까지 시간을 들이고, 최대한 미루고 가급적 화해할 것을 중국 공산당에 건의했다.

주목할 것은 중국 공산당은 인터넷 차단에 혈안이 됐음에도 ‘파이낸셜타임스’와 예성저우의 기사는 모두 차단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게다가 예성저우는 하고 싶은 말을 거침없이 했는데도, 용감하게 직언했던 다른 중국 공산당 체제 내 인사들처럼 ‘망의중앙(중앙위원회를 함부로 논함)’ 혐의로 중국 공산당에 시달리지도 않았다.

예성저우의 견해는 중국 공산당 내 개혁파나 실무파를 대변하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보수파나 마오좌파는 실무파를 대미(對美) ‘타협파’ 또는 ‘투항파’라고 비난한다. 장파(장쩌민 계파)와 일부 부패관리들을 주축으로 한 중국 공산당 보수파는 중국 경제의 목줄을 틀어쥐고 있으며, 각 업계에 두루 퍼져 있는 중요한 국영기업과 민영기업을 통제하고 있다. 이들은 현재 중국 공산당 중앙집권 정치 및 경제체제의 기득권 집단이면서 구조개혁을 추진하는 데 있어 가장 큰 장애물이다.

앞서 지난 3일, 중국 경제 매체 ‘차이징(財經)’은 <인민의 이익을 중시한다>라는 제하의 국수주의를 경계할 것을 호소하는 논평을 발표했다. 이는 ‘폐관쇄국(문을 닫아걸고 다른 나라와 통상을 하지 않음)’을 선동하는 중국 공산당 고위층을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이 논평은 곧 삭제됐지만, 왕후닝(王滬寧)이 주관하는 중앙선전부는 사태를 격화했다.

지난 6일과 8일, 베이징 당 기관지 ‘광명일오(光明日報)’와 신화사는 연이은 보도를 통해, 미국에 타협이나 양보를 하자는 사람들에게 ‘친미파’, ‘투항파’라는 꼬리표를 붙였다. 이처럼 첨예하게 대립하는 이면에는 당내를 대대적으로 청소하겠다는 엄청난 살의가 숨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심지어 8일, 시진핑은 러시아에서 트럼프를 ‘나의 친구’라고 칭하면서, 자신과 트럼프 두 사람 모두 미·중 관계가 깨지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나 같은 날, 신화사는 시진핑의 이 같은 발언은 빼고 그의 ‘투항론’을 비판하는 기사를 실었다.

6월 이후에 터져 나온 중국 공산당 문화선전부의 돌발행동과 개혁파의 공개 반격은 코앞에 닥친 중국 공산당의 멸망 위기 앞에서도 고위층의 분열이 봉합되거나 가려질 수 없음을 보여준다.

중국 공산당 고위층의 이런 공개 분열은 중국 공산당 내분을 이전의 암전(暗戰)에서 생사가 걸린 ‘당내 청소’ 싸움으로 곧바로 등급을 높였다.

홍콩의 악법 반대 시위, 중국 공산당의 막판 판세 흔들어

지난 9일, 홍콩에서는 악법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열렸다. 홍콩 인구 7명 중 1명꼴인 103만 명이 중국 공산당이 강력히 추진하고 있는 ‘범죄인 인도법(일명 송환법)’을 철회시키기 위해 나왔다. 홍콩의 이번 중국 송환 반대 시위는 톈안먼 항쟁 이후 최대 규모의 시위다.

또 한 번 용기와 양심으로 역사를 만든 홍콩 시민들은 중국 공산당이 추진하는 송환법을 거부하고 있다.

그동안 홍콩의 정치·경제가 중국 공산당의 침투로 잠식되면서 ‘일국양제(1국가 2체제)’는 점차 유명무실해졌지만, 홍콩은 여전히 언론의 자유와 사법의 독립을 어느 정도 보장하고 있어 중국 공산당의 ‘눈엣가시’였다.

올 2월, 홍콩 정부는 송환법을 통과시키겠다고 밝혔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중국 공산당이 법을 위반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홍콩에 있을 경우, 국적을 불문하고 누구나 중국 본토로 송환돼 중국 공산당 손에 넘어갈 수 있게 된다.

홍콩 정부의 이번 조치는 중국 공산당의 지시를 받은 것으로 보이며, 그 목적은 악법으로 홍콩 민중을 위협하고 홍콩에서 나오는 반대 목소리를 없애 무역전쟁 이후 점점 깊어가는 중국 공산당의 위기감을 덜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중국 공산당의 이번 행위는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왔다.

홍콩 함락이 머잖은 가운데 국제사회는 이번 홍콩 시위를 주시하고 있다. 세계 주류 언론들도 이 대규모 시위를 보도했고, 전 세계 수십 개 도시에서는 이 시위를 성원하는 홍콩 시민들의 집회가 열렸다.

5월 7일, 미 의회 산하의 미중 경제안보검토위원회(USCC)는 이와 관련한 보고서를 발표하고, 송환법을 미국의 국가 안보를 해치는 차원의 문제로 격상했다. 보고서는 미국 대통령이 법에 따라 독립적인 관세 지위를 포함한 홍콩의 특혜 대우를 취소할 수 있음을 밝혔다.

중국 공산당에 있어, 홍콩의 송환법은 무역전이 주는 위기감을 덜어주기는커녕 오히려 미·중 무역전이 앞으로 격상할 수 있는 새로운 전장(戰場)이 돼 버렸다.

5월 8일, 중국 공산당 외교부는 미국의 이번 보고서에 대해 “반박할 가치도 없다”고 답했다. 그러나 중국 공산당은 송환법과 관련해 또 한 번 오판을 한 것이 분명하다.

무역전과 마찬가지로, 베이징 당국은 왕후닝이 맡고 있는 문화선전부와 장파가 통제하는 정보 시스템이 짜 놓은 거짓 정보에 또다시 빠져, 홍콩 시민들이 ‘끓는 냄비 속 개구리’처럼 ‘일국양제’ 안에서 양심과 용기를 잃었다고 착각한 것이다.

그러나 정의가 살아 있는 홍콩 시민들은 또다시 역사를 만들어냈고, 악법을 이용해 ‘백성들의 입을 막으려는’ 중국 공산당의 계획을 망쳐놓았다.

권력자 앞에 놓인 3가지 길

최근 정세가 급변한 것은 역사가 속도를 내고 있고 중국 공산당의 죽음이 빨라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홍콩의 역대급 대규모 시위는 중국 공산당의 계획을 깨뜨린 동시에, 무역전과 중국 공산당의 분열을 격화했다. 지난 10일, 홍콩 행정장관이 송환법 철회를 거부한다고 밝히자 홍콩 정세의 불확실성이 급증하고 있다.

장파 출신 왕후닝이 벌인 여론전은 중국 공산당 고위층의 분열을 들춰냈을 뿐 아니라 ‘당내 청소’ 목소리를 이용해 미·중 무역전에서의 시진핑의 퇴로를 막아 버렸다.

무역전과 홍콩의 위기에 직면한 권력자 앞에는 현재 3가지 길이 놓여있다.

첫째는, G20 미·중 정상회의에서 잠정합의를 이루고 무역전을 잠시 중단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겨우 생명을 부지할 수 있는 궁여지책으로, 중국 공산당은 잠시 잠깐 숨통이 트일 수 있겠지만 결말을 바꿀 수는 없다.

왜냐하면 왕후닝이 ‘타협은 곧 항복’이라는 기조를 앞서 깔아놓고 당내 숙청 국면을 만들어 놓았기 때문이다. 사실은 이미 시진핑 당국이 중국 공산당 체제 안에서 미국의 방안을 받아들이고 구조개혁을 할 수 있는 길을 완전히 막아버린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베이징이 어떤 약속을 하고 어떤 합의에 이르던 그 목적은 시간을 끌려는 것일 뿐이다. 그러나 기껏 시간을 끌어봤자 트럼프가 연임하게 되면 무역전은 다시 시작되고 그 화력은 더욱 세질 것이며, 중국 공산당은 결국 죽음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이 길을 선택하게 되면, 중국 공산당은 무역전쟁을 일시 중단하는 데 영향을 미치지 않게 하기 위해 송환법을 철회하고 홍콩 정세를 완화할 가능성이 높다.

두 번째는 미·중 정상회의를 거부하거나 미·중 정상회의에서 미국과의 합의를 거부하는 것이다.

이는 곧장 죽음으로 가는 길이다. 게다가 중국 공산당 고위층의 공개 분열은 이미 증명된 사실이며, 사실 중국 공산당 스스로도 무역전이 계속해서 격상하면 중국 경제 위기를 촉발하게 되고, 결국 중국 공산당 정권이 무너진다는 점을 분명히 알고 있다. 다만 서로 다른 계파가 각자의 이익을 위해 치열하게 싸우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 공산당 존망의 ‘대국’을 생각할 겨를이 없을 뿐이다.

외부에서는 베이징이 G20 정상회의에서 이러한 선택을 하리라고 보지는 않지만, 중국 공산당 내부의 치열하고 기괴한 싸움이 그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특히 베이징 당국은 왕후닝이 파놓은 ‘권력을 유지하려면 당을 유지해야 한다’는 함정에 빠져 마오좌파 정책을 지지하고 있어 더욱더 그러하다.

이 길을 선택하게 되면, 홍콩은 중국 공산당 보수파의 판세 장악을 위해 송환법 통과를 강행할 것으로 보인다.

세 번째는 중국 공산당을 버리고 중국과 중국국민의 이익을 위해 철저한 개혁을 하는 길이다.

이는 중국에 있어 가장 좋은 출구이며, 미·중 무역전과 중국의 경제위기를 해소하는 가장 좋은 길이다.

사실, 무역전의 원인은 중국 공산당에 있다. 불공정무역과 지식재산권 절도 등 미국이 시정을 요구하는 것들은 모두 중국 공산당이 저지른 악행이다. 또한 중국의 경제발전을 가로막는 각종 위기와 갈등도 중국 공산당 체제와 중국 공산당 권력층의 부패에서 비롯된 것이다.

시진핑이 현 국면을 정확히 바라본다면 무역전이 불러온, 개혁을 바라는 대세의 흐름에 힘입어 중국 공산당을 버리고 철저한 정치적·경제적 개혁을 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은연중에 무역전을 끝낼 수 있다. 이것만이 자신과 중국 국민을 위해 가장 좋은 출구이자 미래를 선택하는 길이다.

물론, 권력자가 어느 길을 택하든 중국 공산당으로서는 모두 죽음의 길이다.

권력자에게 남은 기회와 시간이 점점 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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