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대비 않는 中…뒤늦게 LNG 시장 뒤흔들까

조영이 인턴기자
2022년 07월 27일 오후 11:14 업데이트: 2022년 07월 27일 오후 11:14

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로 전 세계 액화천연가스(LNG) 공급이 부족해지면서 각국 간 에너지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그런데 중국은 이런 경쟁에 뛰어들지 않고 있다. 이를 두고 에너지 시장 안팎에서는 다양한 분석을 내놓고 있다.

“겨울 LNG 도입할 시기인데…中, 위험한 도박하나”

불룸버그 통신은 27일(현지시간) 천연가스 업계 관계자를 인용해 “중국 LNG 수입 업체들이 겨울 인도분 물량을 확보하기 위한 해상 운송에 나서지 않고 있다”며 “제로코로나 정책이 계속돼 LNG 수요가 억제될 것으로 보고 도박을 하는 것 같다”고 보도했다.

이 관계자는 “올겨울 중국 날씨가 비정상적으로 추워지거나 그 사이 경기가 살아날 경우 다시 LNG 구매에 나설 수 있다 “며 “이런 상황이 러시아의 천연가스 공급 감소와 세계 주요 LNG 수출 시설의 가동 중단이 계속 이어지는 상황과 맞물리면 이미 휘청이고 있는 세계 가스 시장에 큰 파장을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 LNG 수요가 폭증하면 가스 조달 경쟁이 더욱 심해지면서 세계적인 부족 현상을 부르고, 이는 이미 사상 최고가를 기록하고 있는 LNG 가격을 천정부지로 치솟게 할 수 있다는 것이 이 관계자의 지적이다.

중국, 우크라 전쟁 후 러시아 석탄·천연가스·석유 구매 1위

에너지 거래 기업 ‘트라이던트 LNG’의 글로벌 거래 책임자 토비 코프슨은 겨울 가스공급에 맞춰 선물을 확보해야 할 시점임에도 중국이 구매에 나서지 않는 일은 이례적이라고 지적했다.

코프슨은 “이는 중국이 가스 공급에 대해 압박을 받지 않는다는 뜻”이라며 “파이프라인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천연가스(PNG)와 국내 석탄 생산량이 증가한 덕분에 당분간 공급이 충분해 보인다”고 했다.

코프슨의 지적을 뒷받침하는 근거도 있다. 지난 6월 핀란드 소재 민간연구단체 ‘에너지·청정공기연구센터(CREA)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석 달 동안 석유·가스·석탄 등을 팔아 930억 유로(약 124조 9090억원)을 벌어들였다. 그중 가장 큰 구매자는 중국으로 132억 유로(약17조730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그뿐만 아니라 중국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터진 뒤 대러제재에 동참하지 않겠다고 입장을 밝히면서 러시아로부터 천연가스 수입량도 늘리고 있다.

중국, 국내 천연가스·석탄 생산량 증가…수입 필요성은 여전

중국의 석탄과 천연가스 국내 생산량도 증가 추세다. 지난 3월 중국의 석탄과 천연가스 국내 생산량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설명했다.

중국 당국에 따르면 석탄 생산량은 지난달 3억9600만t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5% 증가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천연가스 생산량도 작년 같은 기간보다 6.3% 늘어난 197억㎥로 역시 사상 최대였다.

그렇다고 중국이 에너지 수입을 줄일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는 분석이 나온다. 로이터 등에 따르면 중국 내 천연가스 사용량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천연가스 소비량의 40%를 수입했다. LNG는 중국 천연가스 수입량 가운데 3분의 2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중국에너지총국은 지난 22일 화상회의를 열어 국내 석탄 생산과 공급 증가를 계속해서 추진한다고 밝혔다. 당국은 경제가 회복됨에 따라 석탄 소비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국제 석탄 공급망 불안이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에 석탄 생산을 줄일 수 없다고 밝혔다.

전문가들 “중국 경제 회복 되면 LNG수요 급증할 것”

중국의 코로나 봉쇄 정책으로 인한 가스 수요 감소와 계절적 요인에 따라 현시점의 가스 공급은 안정적이지만 얼마나 지속될지는 미지수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25일 코로나 봉쇄 정책으로 위축됐던 중국 경제가 향후 몇 개월 동안 되살아날 것이라며 이는 아시아와 유럽의 천연가스 확보에 파급 효과를 일으킬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실제로 6월 중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0.2를 기록해 4개월 만에 경기 회복으로 전환했다. 중국 통계국은 “전염병 예방과 통제 상황이 지속해서 좋아지고 있고 경기부양책 효과도 나오면서 경제 회복이 빨라졌다”고 총평했다.

골드만삭스의 사만다 다트 천연가스 애널리스트는 “중국의 수요 회복으로 아시아 지역의 LNG 확보 경쟁이 심화될 것”이라며 “이는 유럽에 대한 공급량 감소로 이어지기 때문에 유럽은 겨울을 대비할 수 있는 비축분 확보를 위해 가스 소비를 더 줄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트라이던트 LNG의 글로벌 판매 책임자 코프슨은 “중국은 코로나 봉쇄로 영향받은 산업 활동과 밀린 수요 문제를 헤쳐나가고 있다”며 “가스 확보를 놓고 아시아와 유럽이 경쟁할 때 중국까지 나선다면 LNG 시장이 과열될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