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거래소 “은행 통해 안전성 입증 받아야”

2021년 7월 7일
업데이트: 2021년 7월 9일

관세청 “가상자산 환치기 등 불법 거래…17000억 육박”
은행들, 실명확인계좌 발급 소극적가상자산 사고 위험성 때문
은행연합회, 가상자산 거래소 위험평가 가이드라인 다음 주 공개 예정

가상자산 투자 열기가 여전히 뜨겁다.

누구나 거래소를 통해 가상자산을 사고팔 수 있으며, 24시간 자유롭게 투자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투자자들이 손쉽게 이용하고 있다.

반면 가상자산의 익명성을 이용한 불법 거래도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7일 관세청 서울세관은 지난 4월부터 6월까지 가상자산 불법 외환거래 기획조사를 벌인 결과 1조6927억 원의 불법 거래가 적발됐다고 밝혔다.

적발된 불법 유형은 자금추적 회피 목적 불법 송금 대행, 즉 ‘환치기’ 8122억, 무역대금 및 유학자금으로 속인 해외 송금 7851억, 국내 신용카드로 해외 ATM기에서 현금 인출 뒤 현지 거래소 불법 지급 954억 등이다.

가상자산에 대한 문제가 발생하자 국회와 정부는 가상자산 투자자 보호를 위한 대책 방안 강구에 나섰다.

국회는 지난해 3월 가상자산에 대한 불법적인 거래가 성행하는 것을 막고자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이하 ‘특금법’)을 통과시켰다.

정부는 지난 5월 28일 가상자산 종합대책 발표를 하며 “가상자산사업자가 자체 발행한 가상자산에 대해 직접 매매·교환을 중개하고 알선하는 행위를 금지하겠다”고 말했다.

특금법에 따라 올해 9월 24일까지 기존 가상자산사업자는 금융위원 금융정보분석원에 신고하도록 규정되어 있다.

가상자산사업자 신고에 필요한 요건은 ▲한국인터넷진흥원 등으로부터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을 획득한 자 ▲은행으로부터 실명확인입출금계정(이하 실명확인계정)을 발급받은 자 ▲가상자산사업자의 대표 등 임원이 금융 관련 법률 위반 요건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자이다.

이 요건에 하나라도 해당하지 않을 경우 특금법에 의해 가상자산사업자 신고가 되지 않는다. 이 경우 국내 100여 개의 가상자산 거래소가 폐쇄될 가능성이 높아 투자자들의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현재 국내 은행으로부터 실명확인 계좌를 발급받은 거래소는 단 4곳으로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이다. 지금까지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을 받은 거래소는 20개이고, 거래소 13개가 인증심사 중이다.

7일 오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가상자산 투자자 보호 및 실명계좌 발급 개선 방안 정책포럼’에서 발표자로 나선 김형중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특임교수는 은행권의 소극적인 계좌발급의 이유를 ‘금융 사고에 대한 책임’으로 꼽았다.

7일 ‘가상자산 투자자 보호 및 실명계좌 발급 개선방안’ 정책포럼 모습ㅣ에포크타임스

김 교수는 은행이 가상자산사업자에게 실명확인계좌를 발급하고 금융 사고가 터질 경우, “투자자들이 은행의 검증을 믿고 투자했으니 은행에도 책임이 있다는 식의 논란에 휘말릴 가능성을 우려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우려의 배경에는 ‘라임 사태’의 영향이 크다고 덧붙였다. 그는 “라임 사태로 금융위원회가 부당 권유 금지 위반으로 증권사를 징계하겠다는 태도를 보여 금융권이 위축이 되었다”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대안으로 “은행이 폐쇄될 수 있는 거래소를 위해 조건부 실명확인계좌 발급 의향서를 발급해 다수 거래소들이 신고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 가운데 많은 수의 거래소들의 신고가 수리되면 자체 경쟁을 통해 거래소 품질이 향상되고 투자자들의 만족도가 향상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금융위원회 전은주 기획협력팀장은 토론회에서 ‘은행이 가상자산사업자에 대해 검증하면 부담이 크지 않느냐’는 질문에 “정부가 은행한테 떠넘기는 게 아니고, 국제기준에 따라 만든 특금법에서 은행이 거래하는 고객에 대해선 자금세탁방지 의무를 이행해야 하기 때문에 은행에 맡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가상자산 투자자 보호 개선방안에 대해서 김태림 변호사는 “투자자 보호와 관련해서 시장의 투명성·공정성을 강화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이 필요하다”며 “시장혼탁행위에 대한 강력한 처벌 규정을 두어 해결함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이날 포럼에 참석한 전국은행연합회 박창옥 법무·전략·홍보 본부장은 “은행연합회에서 가상자산 거래소 위험평가 가이드라인을 정리해 다음 주 초까지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취재본부 이진백기자 jinbaek.lee@epochtimes.ny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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