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제2의 요소수 사태 올 수도…中 수입의존도 70% 이상 품목 653개

이진백
2021년 11월 23일
업데이트: 2021년 11월 25일

요소, 실리콘, 리튬, 마그네슘, 염화칼슘 등 中 수입의존도 높아
전문가 전략산업 품목, 공급망 다변화·국산화 필요

요소수 부족 사태로 특정 국가에 대한 수입의존도 문제가 최근에 화두로 떠올랐다. 한국의 최대 교역국인 중국에 수입의존도가 높아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산업연구원(KIET)이 11월 18일 발표한 ‘한국 산업의 공급망 취약성 및 파급경로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대 중국 수입의존도가 70% 이상인 품목(취약 품목)이 653개, 수입의존도가 50% 이상인 품목(관심 품목)은 1088개에 이른다. 미국의 대중국 수입의존도 취약 품목은 123개, 일본은 598개로 상대적으로 한국이 중국에 더욱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산업연구원 보고서는 공급망 취약성 모니터링 및 분석 데이터 기반 구축, 산업생태계의 취약성을 평가하는 가치사슬 스트레스 테스트, 신남방 국가와의 전략적 협력을 통한 공급망 다변화가 필요하다 제언한다.

한국, 미국, 일본의 대중국 전략적 취약성 비교(2020년) ㅣ산업연구원(KIET) 제공

현재 한국은 특정한 국가에 수입 의존이 가중되고 있다. 대표적인 국가가 중국이다. 이에 대해서 배영자 건국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20~30년 동안 세계화가 진행되면서 싼 가격의 가성비가 맞는 곳에서 제공하는 소재나 부품 등을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모든 나라가 이렇게 충당해왔다”고 평가했다. 요소수 사태가 일어나게 된 배경으로는 미중 간 경쟁을 언급했다. “미중 경쟁의 여파가 오게 되면서 지금 요소수와 같은 것들이 드러났다”며 “그전에는 돈이 있으면 어디서든 사올 수 있었던 것들이 국가 간 외교적 갈등이 불거지면서 돈이 있어도 사올 수 없는 상황들이 지속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산업연구원 보고서는 요소, 실리콘, 리튬, 마그네슘, 염화칼슘 등 1088개의 관심 품목 중 604개가 중간재(재료, 부품)에 해당 되며 광업과 광물 금속 관련 업종이 취약한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대하여 배영자 교수는 중국의 수입의존도에 대해 정부의 정책으로 현 상황을 쉽게 바꾸기는 어렵기에 한국의 주력산업에 필요한 품목은 국산화 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나라가 중국에 의존하고 있는 부품이나 중간재가 1088개가 된다”며 “중국으로부터 수입 하는 게 훨씬 저렴하기에 그걸 전부 국내 생산을 하든지 또는 다른 수입원을 찾아야 하는데 쉽지는 않다”고 말했다.

산업연구원은 대중국 취약 품목의 수급 문제에 국내 산업이 미치는 효과를 측정하기 위해 리튬과 마그네슘의 연관 산업을 분석했다. 그 결과 리튬과 마그네슘의 2차 연계 산업은 화학, 이차전지, 반도체 등으로 나타났다. 마그네슘이 부족할 경우 철강이나 비철과 같은 유사업종은 물론 일반 기계, 수송기계 등과 밀접한 관계가 있기에 요소수와 같은 부족 사태와 유사 사태가 발생할 경우, 2차 피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대한 대응책으로 취약성이 높고 파급 효과가 큰 품목에 대해서는 보다 세밀한 정성적 취약성 분석이 요구되며 이를 위해 산업계·대학·연구기관·정치권이 유기적으로 협력하여 공급망 모니터링의 허브 구축 필요성을 제시했다. 배 교수는 “특히 우리나라의 전략산업인 반도체, 이차전지는 우리나라에 굉장히 중요한 주력 산업”이라며 “이차전지에 필요한 리튬과 같은 품목은 공급망 다변화나 국산화를 추진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한국 취약 품목들을 무기화한 정치·외교적 압박 가능성에 대하여 배 교수는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며 다음과 같이 덧붙였다. “오늘날 호주가 대표적으로 보복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도 주한미국 사드(THAAD) 배치 때 이른바 ‘한한령(限韓令·한류 금지령)’ 등 보복을 당했고 아직도 여전히 해제되지 않았다. 중국이 그냥 넘어가는 나라가 아니다. 미국이 한국을 기술 동맹 안으로 끌어들이려고 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이 이와 관련해 보복 조치를 할 가능성은 충분히 높다”

한편 배 교수는 이러한 보복 조치가 발생할 때를 대비해 “중국이 두려워하는 것도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반도체 같은 전략 물자의 경우, 만약 우리와 협력이 끊어지면 반도체 굴기를 추진하는 중국도 어려울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그는 미국과 충돌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중국하고 협력하면서 우리가 가진 반도체 기술력과 이어서 우리가 세계 시장에 내놓을 수 있는 품목들을 계속 발굴해가면서 우리의 존재감을 키워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제2의 요소수 사태가 발생되지 않도록 수입 의존도가 높은 품목에 대해 직접 관리한다는 입장이다. 지난 18일 이억원 기획재정부 1차관 주재로 열린 ‘제11차 요소수 수급 관련 범부처 합동대응 회의’에서 요소수 사태와 같은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대외 의존도 비중이 높은 3000-4000개 품목에 대해 국가가 수출국의 수출규제 등 위험 요인을 ‘조기경보 시스템’을 통해 사전에 파악하겠다고 밝혔다.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은 23일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요소수 사태와 관련 선제 대응하지 못한 것에 사과했다. 이날 박 원장은 “요소수 수급 문제에 대한 첩보를 입수했지만 단순 첩보로 인지해 대응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취재본부 이진백기자 jinbaek.lee@epochtimes.ny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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