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전문가들 “대만해협 유사시 주한미군 기지 타격 가능성 높아”

최창근
2023년 01월 17일 오후 3:48 업데이트: 2023년 01월 17일 오후 4:53

1월 16일, 서울 종로구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에서 ‘2023년 미중역학관계: 한반도와 대만해협의 위기관리 방향 모색’ 웨비나(웹 세미나)가 개최됐다.

지난해 중국 공산당 총서기 3연임을 확정 지은 ‘시진핑 집권 3기’ 양안 관계와 한반도 문제 역학관계를 다룬 세미나는 정치·경제·외교·군사 등 총 4개 주제로 진행됐다. 전문가들은 대만해협 유사 사태는 한반도 안보 위기와 직결된다고 입을 모았다.

정치·경제를 주제로 열린 제1세션에서는 문흥호 한양대 국제학부 교수가 정치 분야 발제를, 박한진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코트라) 중국경제관측연구소장이 경제 분야 발제를 맡았다. 토론자로는 강준영 한국외대 중국어통번역과 교수, 박상수 충북대 국제경영학과 교수가 참여했다.

외교·군사 이슈를 다룬 제2세션에는 장영희 성균관대 성균중국연구소 연구교수가 외교 부문 발제를 맡았고 조현규 한국국방외교협회 중국센터장(신한대 특임교수)이 군사 분야를 발제했다. 공유식 한국외대 국제지역연구센터 책임연구원, 이상만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중국센터장은 각각 토론자로 나섰다.

‘시진핑 3기의 양안관계 전망과 한반도와의 상관성’ 주제 발표를 한 장영희 교수는 “대만해협에서 전쟁이 발발할 경우 중국군의 최우선 타격점에는 미국령 괌, 일본 오키나와가 포함될 확률이 높다. 주한미군 기지도 목표물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한미동맹, 미일동맹으로 한국, 일본과 군사 동맹 관계인데 대만해협 유사시 한국, 일본 또한 중국의 무력 공격의 타깃이 될 수 있다는 의미이다.

장영희 교수는 “대만해협에서 전쟁이 발생하면 한국은 자국 방어와 더불어 북한의 군사작전 저지를 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 남북한이 ‘대리전’에 휘말리지 않고 한반도에서의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군사적 상호 신뢰 기제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장영희 성균중국연구소 연구교수.

그는 대중국 전략도 제시했다. 한국은 대만 문제를 중국과 전략 대화 의제로 삼아 한국의 불개입 입장을 밝히고 한국 영토 공격 시 한국이 연루될 수밖에 없음을 분명히 해야 한다는 것이다.

장영희 교수는 “대만해협 유사시 한국이 (미국의) 동맹국으로서 기여할 수 있는 최대치는 중국의 보복을 피하기 위해 미군에 군수 보급을 지원하는 선에서 그치는 것이 가장 냉철한 판단이다. 한국은 국제무대에서 대만해협에서의 평화와 안정이 한국의 국익에 매우 중요함을 기회가 있을 때마다 피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영희 교수는 대만 및 양안관계 분야 전문가로 국립대만대학 국가발전연구소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군사 분야 발제를 맡은 조현규 센터장은 ‘대만해협 충돌 위기와 대(對)한반도 안보 영향’ 주제 발표에서 “최근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질서 대변화로 인해 대만해협 위기 또한 한국 안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이슈이다.”라고 강조했다.

조현규 센터장은 “특히 역내에서 미국 중국 간 전략 경쟁이 가속화되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미국-러시아 관계 또한 악화되면서 지구촌에서 자유주의 대 권위주의 간 대결 구도도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 미-중 전략 경쟁, 동북아·대만 문제를 중심으로 한-미-일 연대에 대항하여 북-중-러 연대도 강화되고 있는 추세이다.”라며 자유주의 국가 대 권위주의 국가 간 대립이 첨예해지는 신(新)냉전 양상에 대해서 지적했다.

조현규 한국국방외교협회 중국센터장.

그는 “향후 대만해협 위기 고조에 대비하여 지속적으로 추이를 주시하는 것이 필요하며 미국을 포함한 주변국과 원활한 소통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특히 대만해협 위기 발생 시 가장 중요한 쟁점으로 부각될 수 있는 주한 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논란, 첨단 전략 무기 배치 문제 등에 있어서는 매우 신중한 외교적·정책적 접근이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조현규 중국센터장은 “중국도 미국과 군사적 긴장이 고조될 경우 북한이 군사적으로 더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것을 용인할 가능성이 더 커진다. 대만해협 긴장이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을 최소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고 한국 정부에 주문했다.

또한 “‘대만해협 위기관리 대응 매뉴얼’ 구축을 비롯하여 신뢰 구축 조치 강화 차원에서 정부 유관 부처를 포함한 한-미, 한-중, 한-대만 전문가 사이의 적극적인 교류와 소통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조현규 센터장은 예비역 육군대령으로 주중국한국대사관 무관, 주타이베이한국대표부 연락관(무관)을 역임하고 중국인민대에서 석사, 단국대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중국·대만 국방 분야 전문가이다.

이러한 인식과 분석은 대만해협 위기의 직접 당사자인 대만의 인식과 맥락을 같이한다. 지난해 7월 한국에 부임한 량광중(梁光中) 주한국타이베이대표부 대표(대사)도 대만해협 문제와 한반도 문제의 역학관계를 ‘순망치한(脣亡齒寒)’으로 정의했다. 량광중 대표는 지난해 9월 주한국타이베이대표부 홈페이지에 게시한 글에서 “‘입술이 없으면 이가 시리다’는 옛말이 있다. 만약 중국이 대만을 침공한다면 이는 한반도 및 동아시아 지역 정세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은 한반도 및 동북아시아 안보에도 매우 중요한 사안이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