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BNO여권’ 효력 놓고 中과 격돌…홍콩인의 이민 확대

류지윤
2021년 2월 2일
업데이트: 2021년 2월 2일

영국 정부가 지난 28일(현지시각) 성명을 통해 홍콩에 있는 영국해외시민(BNO) 여권 소지자는 여권 유효 여부와 관계없이 1월 31일부터 비자를 신청해 영국에 체류하고 일할 수 있다고 밝혔다.

중국 외교부와 홍콩 정부가 지난주 홍콩인들의 BNO 여권을 유효한 증명서로 인정하지 않겠다고 밝힌 데 따른 대응 조치다.

BNO 비자 정책에 따르면, 신청에 성공해 비자를 받은 홍콩인은 5년간 영국 생활을 한 뒤 영주권을 신청하고 1년을 더 정착하면 귀화를 신청해 정식 영국인이 될 수 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성명에서 이번 조치는 BNO 여권을 가진 홍콩인들이 영국에서 생활하고 일을 하며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제공해 스스로 “매우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성명은 “우리는 홍콩인들과의 깊은 역사적 연대와 우정을 중시하고, 자유와 자치를 수호하며, 이는 영국과 홍콩 모두가 중시하는 가치”라고 밝혔다.

캐나다계 중국 작가 셩쉐(盛雪)는 “오늘날 홍콩에서 실제로 국민은 다시 중국 국민이 직면했던 처지와 선택을 경험하고 있다”며 “최소한 지금 영국은 이 사람들에게 살길을 열어주고 있다. 이 활로를 많은 홍콩인이 선택할 것이라고 믿는데, 지난 몇 년 동안 홍콩인들이 중공 독재 통치의 성격을 보았고, 그 어떤 환상도 현실과 부합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했다.

자유아시아방송은 영국 정부가 내놓은 이 정책은 홍콩 인구의 70%에 해당하는 540만 홍콩인에게 혜택이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많은 홍콩인들은 최대한 빨리 홍콩을 떠날 수 있길 바란다고 밝혔다.

중국정법대학의 국제법 석사 라이젠핑(賴建平)은 “영국 정부가 비교적 빈틈없이 고려했다고 생각하는데, 홍콩 주민 스스로도 좀 더 긴 안목으로 자신을 고찰해야 한다. 이런 종류의 ‘발로 하는 투표(Voting with feet‧삶의 여건이 더 나은 지역으로 옮겨가는 적극적인 의사표시)’는 홍콩의 보편적인 사회 심리를 반영하고 있으며, 독단적이고 국민을 짓밟는 잔혹한 통치에 대한 극심한 불만이 가장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이야기했다.

그러나 지난주 금요일 자오리젠(趙立堅) 중공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1월 31일부터 홍콩인의 BNO 여권을 유효한 증명서로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홍콩 정부도 같은 결정을 발표했다.

라이젠핑은 이에 “영국은 독립된 주권국가로서 어떤 조건 아래 홍콩인들에게 어떤 신분을 부여할 것인지를 결정할 권리가 있다”며 “이는 영국의 주권 행위이며 중국이 BNO 여권을 승인하지 않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고, 그저 제스처일 가능성이 크다”고 이야기했다.

라이젠핑은 “중공이 그동안 홍콩에서 시대의 흐름에 역행하면서 홍콩은 점점 ‘중국화’됐다”며 “더 많은 홍콩인이 더 이상 참을 수 없게 됐을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국제사회, 그리고 영국과 힘겨루기를 하고 홍콩인들에게 일종의 협박과 위협의 효과를 주려는 체면상의 문제일 뿐이고, 홍콩을 일종의 감옥으로 삼아 홍콩인들을 꼼짝 못 하게 하려는 의도”라고 이야기했다.

이 같은 중공의 반응에 대해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대변인은 “우리는 홍콩 문제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갖고 있다”며 “우리는 홍콩 문제를 방치하지 않을 것이고, 우리의 입장도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화답했다.

‘영국계 홍콩인 협회’ 의장 사이먼 정(鄭文傑)은 자유아시아방송에 “중공 당국이 BNO 여권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홍콩인들에게 큰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며 “홍콩 여행사와 항공사를 압박해도 홍콩인의 출국을 제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셩쉐 작가는 “사실 중공이 박해한 사람은 그들의 적뿐만이 아니었는데, 수많은 박해를 받았던 대상은 바로 그들 자신의 사람이었다. 특히 그들을 위해 목숨 바쳤던, 그들의 하수인이었던 자들 대부분에게 마지막에 좋은 결말은 없었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만약 중공이 홍콩에서 폭력적이고 두려운 통치를 이어간다면, 더 많은 홍콩인이 탈출을 시도할 것”이라며 “지금 홍콩에서 중공에 협력하려는 사람, 호랑이의 앞잡이가 되려는 사람, 이 폭력 정권에 협조해 홍콩에서 폭력 통치를 하는 사람, 그들의 하수인이 되려는 사람들에게는 절대 좋은 결말이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영국 내무부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7월 이후 7천 명의 홍콩인들이 영국 거주 허가를 받았다. 영국 정부는 앞으로 5년간 32만 명이 넘는 홍콩인과 그 가족들을 영국으로 데려올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