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언론중재법’ 강행처리…野 “언론통제법” 강력 반발

2021년 7월 28일
업데이트: 2021년 7월 28일

언중법, 언론에 최대 5배 징벌적 손청구 가능
고무줄 잣대 언론 통제하려는 발상

더불어민주당이 27일 ‘언론중재법(이하 언중법)’ 개정안을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법안심사소위(위원장 민주당 박정 의원)에서 강행 처리했다.

이에 국민의힘 의원들은 “대선을 앞두고 언론과 국민의 비판을 원천봉쇄하려는 ‘언론통제법’”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소위 위원 7명 중 국민의힘 이달곤·최형두 의원이 개정안에 대한 반대 의사를 밝히며 처리에 항의했지만, 나머지 4명(민주당 의원 3명, 열린민주당 김의겸 의원)이 찬성하면서 의결됐다. 국민의힘 김승수 의원은 코로나19 확진자 접촉에 따른 자가격리로 이날 회의에 참석할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회의는 강행됐다.

이날 가결된 개정안에 따르면 언론의 고의·중과실에 의한 허위·조작 보도에 대해 최대 5배까지 징벌적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정정보도를 할 때는 해당 보도와 동일한 시간·분량·크기로 싣도록 규정했다. 애초 신문 1면·방송 첫 화면·인터넷 홈페이지 초기 화면에 노출하도록 강제했으나 심의 과정에서 수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달곤 의원 “언론에 족쇄 채우고 규제·압박하게 될 것”

이달곤 국민의힘 의원은 28일 오전 에포크타임스와 통화에서 “언론에 족쇄를 채우고 기자와 언론사를 규제·압박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의원은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 관련 “우리나라는 이에 대한 판례조차 형성돼 있지 않다”며 “더구나 손해배상의 합리적 기준이 없는 상황에서 ‘5배 손배액수’라는 인위적 조항을 넣었다”고 지적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배상액의 하한선은 전년도 매출액의 1만분의 1~1천분의 1 수준으로 설정됐고, 언론사의 매출액이 없는 경우 최대 1억 원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의원은 “언론사와 기자들은 과한 벌금 때문에 탐사보도나 심층 추적·비판 기사를 보도하기는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사법체계에서 손해에 대한 입증 책임은 원고에게 있는데도 고의·중과실 여부의 입증을 언론사가 책임지도록 한 것은 입증책임의 전환·명확성 원칙위반·인과관계 문제 등 위헌적 요소가 있다”며 “기자와 언론사의 자기검열 유도 등 엄청난 압박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의원은 “인터넷 기사를 차단하는 ‘열람차단청구권’을 신설했다”며 “이는 전 세계에 유례가 없는 조항인 데다 현재 언중법에서도 이미 정정보도, 반론보도 청구 등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또 “1년 동안 쓴 기사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수 있도록 한 것 또한 많은 벌금과 번잡함을 초래한다”며 “이는 국민의 피해구제보다는 선거를 앞두고 언론을 억압하기 위한 의도로 해석된다”고 꼬집었다.

이 의원은 표결 절차의 문제점에 대해서도 “극단적으로 의견이 대립한 상황에서 논의하던 도중, 대안 문건도 없이 의사 방망이를 두드려 의결했다”며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그러면서 “9월 정기 국회 및 본격적 대선 국면으로 돌입하게 전에 밀어붙이려는 의도에서 무리수가 나온 듯하다”며 “이에 대한 사과나 원천적 무효에 대한 개정 없이는 전체 회의 소집을 거부하겠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최근 논란이 된 미디어바우처법, 구글인앱결제방지법 등을 두고 “민주당이 언론탄압을 위한 큰 그림을 그리는 게 아닌가”라는 의혹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아직 확정적으로 말할 수는 없지만, 미디어 특위에서 준비 중인 신문법·ABC관련 법안·정보통신망 이용법 등과 관련한 일련의 준비사항으로 볼 때, 그렇게 말할 수 있다”고 했다.

최형두 의원 “헌법·절차 다 무시…언론 재갈 물리려는 의도”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언중법 개정안은 헌법이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은 물론, 권력을 향한 언론과 국민의 비판을 원천봉쇄하려는 데 목적이 있다”고 밝혔다.

최 의원은 “민주당은 대선 정국에서 정권을 비판하는 언론의 입을 막겠다는 시커먼 속내를 여과 없이 드러냈다”며 “오로지 언론에 재갈을 물리겠다는 노골적인 의도밖에 없다”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해당 개정안의 논의부터 의결에 이르기까지 헌법 무시, 절차 무시, 그리고 당내 미디어특위를 앞세운 상임위 무시의 ‘3無 전략’을 펴왔다”고 직격했다.

아울러 “언론 보도로 인한 피해에 대하여 징벌적 손해배상을 별도로 규정한 사례는 전 세계적으로 그 유례를 찾기 어렵다”며 “이번 개정안이 본회의를 통과하면 국정의 주요 현안에 대한 다양한 탐사와 비판 기능은 위축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허위·조작 보도나 고의·중과실 추정 조항 신설을 두고 “정의 자체가 모호하고, 범위도 넓어 자의적 해석이 가능하다”며 “권력의 입맛에 따라 고무줄 잣대를 바탕으로 언론을 통제하겠다는 매우 위험한 발상”이라고 평했다.

최 의원은 또 민주당에 “언론으로 인한 피해 사례만을 언급하며 언중법 개정안을 밀어붙이고 있으나, 과거 민주화 운동 당시 사례와 같이 권력의 거악에 맞서 진실을 보도한 언론이 있었기에 박종철 치사 고문 사건의 진상이 드러날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덧붙여 “이번 개정안으로 인해 언론이 본연의 권력 감시, 견제의 제 역할을 하지 못했을 때 야기될 수 있는 문제, 진정한 민주주의의 훼손에 대해서도 보다 깊이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며 “국민의힘은 오늘 소위를 통과한 개정안을 ‘언론 검열 시대로의 회귀’로 규정하고 절대 묵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강효상 전 의원 “언론 자유 위축시키는 독소조항들…총체적 위헌”

강효상 전 국민의힘 의원(전 조선일보 편집국장)도 이날 전화 통화에서 “여당이 강행한 언론중재법은 총체적으로 위헌”이라고 단언했다.

특히 “대선을 앞두고 정권에 대한 비판을 무력화시키겠다는 의도”라며 “야당의 ‘언론 재갈 물리기’라는 표현이 합당할 정도로 언론의 (보도) 자유를 위축시키는 독소조항이 많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손해액 산정이 곤란한 경우 언론사의 전년도 매출액을 기준으로 손해액을 산정하도록 규정한 것에 대해 “대기업 언론사들을 겁박하기 위한 독소조항”이라고 말했다.

이어 “징벌제를 도입한 외국의 경우는 명예훼손을 형사적으로 처벌하지 않는 나라들”이라며 “우리나라는 형법상 ‘명예훼손’, ‘모욕죄’가 있는데도 민사적으로 5배, 그것도 일정 책임을 언론사에 지우는 것은 가혹한 이중처벌”이라고 분석했다.

/ 취재본부 이윤정 기자 yunjeong.lee@epochtimes.ny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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