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첨단기술 잇따른 유출에 일본 내 친중 스파이 제거 작전”

박상후 /국제관계,역사문화평론가
2022년 01월 17일 오전 10:42 업데이트: 2022년 01월 17일 오전 10:42

미국과 일본은 표면적으로는 중공에 대항하는 안보동맹입니다.

그러나 미국은 일본 기시다 정권이 앞에서는 반중 페이크 모션을 하면서 뒤로는 미국을 배반하고 은근히 친중 노선을 취하는 데 대해 분노하고 있습니다. 1월 12일 일본 매체 유칸후지(夕刊フジ)는 이를 통찰하는 보도를 했습니다.

‘미국, 극비리에 일본에 잠복해 있는 친중 스파이 사냥…중공에 극초음속 미사일 기술을 누출했나, 여기에 의원이 관련돼 있다면 기시다 정권이 흔들릴 사태’라는 제목을 달았습니다.

지난 7일 일본과 미국의 외교 국방장관의 2+2회담이 화상으로 열렸습니다. 미국에서는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 일본에서는 하야시 요시마사 외무상과 기시 노부오 방위상이 참석했습니다.

요시마사 외무상은 입각 직전까지 일중의원연맹 회장을 했던 골수 친중파입니다. 이에 반해 아베 전 총리의 친동생인 노부오 방위상은 친미, 친타이완 성향의 정치인입니다. 개인적으로 타이완의 차이잉원 총통과도 교분이 두텁습니다. 극단적인 친중파와 친미파가 한자리에 나란히 앉은 모습이 아이러니합니다.

미일 양국 정부는 회담 후 공동기자회견에서 군사적 패권 확대를 추진하는 중공을 염두에 두고 “지역 안정을 손상하는 행동을 중지하라”고 촉구하면서 “필요하다면 이에 대처하기 위해 협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일본 유칸휴지 기사 | 화면 캡처

2+2회담을 두고 기시다 총리실은 이번 회담이 대성공이었으며 기시다 정권은 미일동맹 강화를 대내외에 과시했다고 자찬했습니다. 외신에서도 미일동맹의 억지력과 대처 역량을 강화하는 방침을 보였다는 평가를 내립니다.

그러나 유칸후지는 사실은 이와 다르다고 분석했습니다. 조 바이든 정권은 기시다 정권의 양다리 외교에 대한 걱정을 불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겁니다.

매체는 친중 기시다 정권을 향한 미국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면서 익명의 외사경찰 관계자를 인용해 미국이 일본에서의 스파이 사냥을 시작했다고 말했습니다.

2+2회담은 2021년 3월 개최된 이래 기시다 정권 들어서는 처음입니다. 미일 양국은 회담 후 발표한 공동문서에서 긴박한 타이완 위기와 일본 위기를 염두에 두고 공동문서에는 중공을 견제한다는 의사를 밝혔습니다.

그 내용은 세 가지입니다. 우선 일본은 미사일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적기지 공격 능력의 보유를 검토한다고 돼 있습니다. 이 부분은 노부오 방위상이 적극적으로 발언했습니다.

그다음으로 미국과 일본은 중공, 러시아, 북한이 개발하고 있는 극초음속미사일에 대한 경계를 확인하고 협의 후 이에 대항할 방위 장비를 공동으로 연구하자는 합의서에 서명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안보환경에 대한 대응과 관련해 긴급사태 시 공동계획 작업의 확고한 진전을 환영한다고 명기했습니다.

그러자 중공 외교부 대변인은 즉각 “가짜정보로 중국 이미지에 먹칠한다”면서 강한 반대와 불만의 뜻을 나타내며 미일 양국을 모두 비난했습니다.

기시다 정권은 중공의 이 같은 반발이 미일 2+2회담의 의의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자평했습니다. 그런데 공동문서에서 중공을 겨냥한 듯한 내용은 모두 일본이 아니라 미국 측의 의사가 반영됐다는 게 유칸후지의 보도입니다. 즉 기시다 정권은 이중외교를 하면서 미국에 따르는 척하고 있을 뿐이라는 이야기입니다.

유칸후지는 미일 정보당국이 입수한 경악할 만한 사실을 보도했습니다. 해당 기사를 기고한 언론인 카가 타카히데에 따르면, 극초음속미사일 대처 방안을 공동연구하자고 합의한 미국이 그동안 일본 내부에서 최첨단 기술을 빼돌려 중공에 넘겨온 스파이 조직 섬멸에 나섰다는 겁니다.

그 가운데에 중공의 극초음속미사일 개발에 일본 대학과 연구기관에 소속됐던 중공 연구자가 직접 관여했다는 의혹이 있습니다. 여기에는 일본인 공모자의 존재 가능성도 포함됐습니다.

극초음속미사일 개발에 필수적인 마하 10~25까지 시뮬레이션을 하는 풍동기술이 일본에서 유출된 정황이 뚜렷합니다. 일본 풍동기술의 총본산은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이며, 도호쿠대학도 정평이 나 있습니다. 그런데 이 대학에 중공의 엔지니어들이 대거 유학해 단체로 기술을 유출했습니다.

중국이 보유한 ‘JF-12’ 풍동 실험 시설 | 연합뉴스

중공이 스텔스 전투기를 개발하는 데 필수 기술인 스텔스 도료도 일본의 것입니다. 스텔스 도료는 일본의 독보적인 기술로 미국도 일본의 것을 사용합니다.

중공 유학생들이 일본에서 원자력이나 바이오 분야의 첨단 기술을 절취한다는 우려는 진작부터 있었습니다. 2021년 2월 13일 요미우리 신문은 일본의 사립대학 가운데 40%가 유학생들의 출신 조직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있어 기술 유출의 우려가 크다고 보도했습니다. 무기와 대량파괴 병기로 전용될 수 있는 기술들이 무더기로 유출될 우려가 있지만 대학 측이 이를 제대로 점검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일본의 첨단 기술들은 민수용이 그대로 무기 제조에 전용될 수 있습니다. 자동차 제조의 기계공학, 구체적으로 표면을 매끄럽게 다듬는 기술은 우라늄 농축 원심분리기에 전용될 수 있습니다.

재료공학의 시안화나트륨과 항공기 재료인 탄소섬유는 화학무기와 미사일 개발에 필수적입니다. 환경과학의 해수담수화기술은 바이오 무기를 만들기 위한 세균 추출에 필요한 기술입니다. 또한 인터넷 정보관리기술은 암호기술로 전용됩니다.

일본의 민간기술은 바로 군용으로 응용할 수 있는 것들이 많습니다. 보통 다른 나라에서는 군용기술이 민수용으로 응용되는데 일본은 정반대입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군사 무기를 공개적으로 개발하는 데 제약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일본 육상자위대의 주력 10식 전차의 경우 가장 자랑으로 내세우는 기량이 슬랄롬 파이어링(Slalom firing)입니다. 달리면서 사격하는 것은 세계 각국의 주력 전차는 모두 있는 기량이지만 10식 전차는 급선회하면서 목표물을 명중시키는 위력을 과시합니다. 그만큼 자세제어가 정밀하다는 건데 여기에 응용된 기술은 하이브리드 자동차에 사용되는 리졸버입니다.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모터에서 엔진으로 동력을 전환할 때 회전수를 동기화해주는 부품입니다. 각도와 자세제어에 이 부품이 필수적인데 하이브리드 자동차 부품회사가 납품하고 있습니다.

일본 육상자위대 10식 전차 | 자료사진

헌터 킬러 기능에서 필수인 전차장과 포수조준경의 카메라 역시 민수용 방송 카메라를 업그레이드한 겁니다. 방송용 ENG 카메라 제조사가 진동과 기후변화에 견딜 수 있도록 내구성을 강화해 납품합니다.

전차부대가 서로 네트워크를 이뤄 적과 교전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 역시 민간기술이 군용으로 사용되는 사례입니다.

유칸휴지에 따르면 중공으로의 기술 유출에 친중 의원이 관여한 단체도 본격적으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니카이 도시히로 전 자민당 간사장이 최고고문으로 있는 중일이노베이션 센터가 대표적입니다. 이는 기시다 정권을 흔들 수도 있는 사태가 될 수도 있습니다.

글을 기고한 타카히데는 작년 12월 23일 교도통신의 기사를 언급했습니다. ‘난세이 제도 미군 임시거점으로, 타이완 유사시 공동작전계획 원안 확정’이란 제목의 특종기사입니다. 타이완 방위, 일본 방위의 극비작전을 다룬 기사인데 여기에는 복수의 일본 정부 관계자의 증언이 실려 있습니다. 극비작전인데 이게 언론에 유출된 것으로 중공으로서는 반가울 수밖에 없습니다.

미국 측으로서는 이 같은 기밀누설의 배후가 기시다 정권인 것으로 보고 분개하고 있다는 게 유칸후지 기사의 취지입니다. 2+2회담에서 타이완 유사시 공동작전이 최종합의에 들어갈 예정이라는 기사까지 나왔기 때문입니다.

유칸후지는 미국 측이 기시다 정권의 배반자 때문에 공동작전계획을 할 수 있겠느냐고 분노의 목소리로 경고했다고 전했습니다.

기시다 총리의 베이징 올림픽 외교적 보이콧과 관련해서도 말들이 많습니다.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각료나 정부 고관을 파견하지 않는다는 소위 외교적 보이콧에 시진핑이 분노했다는 얘기도 있지만 사실 짜고 치는 것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미연방수사국(FBI)이 ‘사이버간첩’ 혐의로 기소했던 중국간첩들 | FBI

유칸후지는 중공이 이를 외교적 보이콧으로 여기고 있지 않다면서 일본이 중공과 밀약한 대로 가는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기시다 총리나 마쯔노 관방장관이나 외교적 보이콧이란 단어를 꺼낸 적도 없다는 겁니다. 또한 신장위구르 인권탄압을 비난하는 결의안조차 교묘하게 물타기하고 있습니다.

이런 기시다 정권의 스탠스에 중공은 내심 반가워하고 있습니다. 중공의 관영매체들은 일본 비난을 멈추고 기시다 정권을 칭찬하고 있습니다. 기시다는 히로시마의 일중우호협회장을 지냈을 정도로 골수 친중파입니다.

그의 내각에는 여러 친중파가 포진해 있습니다. 하야시 요시마사 외무대신 외에도 이와테현 일중우호협회 고문인 스즈키 쥰이치 재무대신, 친중 공명당 출신인 사이토 테츠오 국토교통상 등이 있습니다.

일본은 중공과 1979년에 수교한 미국보다도 훨씬 앞선 시점인 1972년에 수교한 만큼 친중파의 뿌리는 아주 깊습니다. 지금 일본 정치에서 기시다의 친중 노선에 가장 강한 견제구를 던지고 있는 이는 아베 신조 전 총리와 타카이치 사나에 전 총무상입니다.

-박상후의 시사논평 프로그램 ‘문명개화’ 지면 중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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