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위스콘신 법원, 지역 내 부재자 투표함 설치 금지 명령

하석원
2022년 01월 17일 오후 4:54 업데이트: 2022년 01월 17일 오후 4:54

미국 법원이 2020년 대선 때 투표 독려를 위해 거리 곳곳에 설치됐던 부재자 투표함(드롭박스)이 불법이라고 판결했다.

지난 대선 경합지였던 위스콘신주 워케샤 카운티 법원 재판부는 13일(현지시각) 위스콘신 선관위의 부재자 투표함 설치·운영 규정과 관련해 “주 선거법 위반”이라며 철회를 명령했다.

재판을 맡은 마이클 보렌 판사는 심리가 끝난 후 “다 훌륭하고 좋은 이야기”라면서도 “하지만 월권행위”라고 밝혔다.

보렌 판사는 주 선거법에서는 부재자 투표지를 우편으로 반송하거나 지역 선거사무소에 직접 전달하는 두 가지 방법만 허용한다는 원고 측 주장에 동의했다.

또한 보렌 판사는 “선거사무소에 직접 전달할 때는 해당 투표지에 기표한 유권자만 가능하다”고 명령했다. 이는 대리 투표, 혹은 투표지 수거라 불리는 매표 행위를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2020년 미국 대선 위스콘신 선거 때는 지역 내 약 200개 공원에 부재자 투표함이 설치됐으며, 선관위 직원이 풍선을 나눠주고 투표지를 수거하거나 ‘공원 민주주의’라 불리는 행사를 개최해 투표를 촉구했다.

이를 위해 2020년 3월에 새로운 선거 규정을 발표하고 11월을 석 달 앞둔 8월에 다시 같은 규정을 확인하며 선관위 직원이 부재자 투표함을 설치, 철거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유권자 본인 대신 가족이나 지인 등 다른 사람이 투표지를 투표함에 넣을 수 있도록 했다.

보렌 판사는 “위스콘신 선관위는 이런 규정을 마련할 합법적 권한이 없다”며 “14일 이내에 관련 규정을 모두 폐지하라”고 명령했다.

이번 판결은 소급 적용 되지는 않지만, 오는 2월과 4월에 예정된 지역 판사 선거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주(州)법원 판사들을 주민선거로 뽑는다.

위스콘신 선관위는 항소를 준비하는 것으로 보인다. 선관위 대변인은 에포크 타임스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위원들과 법원 명령을 검토하고 법률 자문과 상담해 방침을 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화당과 보수우파 인사들은 2020년 대선 당시 위스콘신의 선거 관리가 허술해 부정선거가 발생했으며, 권한 없이 설치된 부재자 투표함도 부정선거의 한 요인이 됐다고 비판해왔다.

반면, 민주당과 좌파진영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투표율 하락을 막기 위해 부재자 투표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해왔다.

이와 관련 선관위는 2020년 대선 당시 주 전체에 총 몇 개의 부재자 투표함이 설치됐느냐는 질문에 “관련 통계 자료를 보관하지 않았다”고 답변해 부실 관리라는 비판을 자초하기도 했다.

작년 말에는 한 지역에서 선관위가 요양원 직원들이 노인들 대신 투표지 작성을 허용했다는 조사 결과가 발표돼 논란이 되기도 했다.

공화당과 민주당은 주 의회에서도 선거법 개정안을 두고 힘 싸움을 벌이고 있다.

공화당이 과반을 차지한 의회는 부재자 투표함 설치를 제한하는 법안을 통과시켰지만, 민주당 토니에버스 주지사는 거부권을 행사하며 맞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