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공화당 선거개혁 박차…‘신분확인 강화, 우편투표 규제’

하석원
2021년 3월 29일
업데이트: 2021년 3월 29일

미국의 여러 주의회가 공화당 주도로 선거제도 개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대선 때 광범위한 우편투표로 불거진 선거관리 부실과 유권자 사기 문제를 해결해 선거의 신뢰성을 회복하겠다는 취지다.

지난 25일(현지시간) 조지아 브라이언 켐프 주지사는 이날 상원이 통과시킨 선거개혁법에 서명했다.

공화당 소속인 켐프 주지사는 성명을 내고 “선거를 안전하고 공정하면서 접근 가능하도록 보장한 법안”이라며 “투표는 더 쉽게, 속임수는 더 어렵게 만들어준 의원들의 노고에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 법은 △부재자 우편투표 신분 확인 강화 △부재자 투표 신청 기간 단축 △요청하지 않은 유권자에게 투표용지 발송 중단 △주 공무원의 카운티 선관위에 대한 역량 강화 △투표 마감 시 중단 없이 개표 등의 방안이 담겼다.

투표용지를 무제한 발송했다가 벌어진 중복 투표, 허위 투표 등의 재발을 방지하고, 지역 선관위 위원들이 어느 정당을 지지하느냐에 따라 선거 집행이 다르게 이뤄지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고민이 엿보인다.

특히 ‘투표 마감 시 중단 없이 개표’ 조항은 작년 11월 3일 투표 마감 후 진행되던 개표 작업을 별다른 이유 없이 중단했다가 재개하자 특정 후보 몰표가 쏟아졌던 현상에 대한 대책으로 마련됐다.

지난 대선 경합주였던 위스콘신과 미시간에서도 비슷한 내용을 담은 선거법 개정안이 발의됐으며, 노스캐롤라이나 주의회도 선거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현지 언론 보도 등을 종합하면 미국 전체 50개 주 중 주의회에 선거법 개혁안이 발의된 주는 40여 개에 이른다.

미 CNN 방송 등은 이 같은 의회의 선거법 개혁 움직임을 ‘투표권 제한’으로 보도하고 있다. 유색인종 지지율이 높은 민주당에 불리한 법안이라는 것이다.

대선과 연방의원 선거가 함께 치러진 작년 11월 3일 선거는 현장 투표를 선호하는 공화당 지지자들보다 우편투표를 선호하는 민주당에 유리하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코로나19(중공 바이러스 감염증)를 이유로 유권자 신분 확인을 부실하게 처리한 게 투표권이 불분명한 불법체류자들로부터 지지를 받는 민주당에 유리하게 작용했다는 평가가 많다.

공화당 주도의 선거법 개혁은 연방의회에서 민주당이 불법 이민자들에게 영주권을 제공하고 투표가 가능한 시민권까지 획득할 방안을 열어줘 투표권을 확대하는 법안을 마련하는 상황에서 이뤄졌다.

미국의 선거는 대통령과 연방의회 의원들을 뽑더라도 각 주에서 마련한 선거법에 따라 지자체(카운티) 단위로 치른다.

연방의회 상원과 하원을 장악한 민주당이 연방정부 차원에서 유색인종을 중심으로 투표권을 확대하는 가운데 공화당은 시민권(투표권) 행사 자격을 갖춘 유권자만 투표할 수 있도록 신분 확인을 철저히 하고 무분별한 우편투표를 규제하는 입법으로 맞서고 있는 셈이다

CNN은 공화당의 이번 선거법 개혁이 흑인과 히스패닉 등 유색인종으로 지지 저변을 확대하려는 공화당의 노력을 스스로 저해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적 평가를 내놨다.

하지만 퇴임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끈 공화당이 역대 공화당과 달리 유색인종 지지율이 높았다는 점에서 CNN의 평가대로 선거법 개혁이 공화당의 저변 확대에 손실을 가져올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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