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상원의원들, 중국 ‘사회적 신용등급제’에 우려 표명…“기업·근로자 위협”

에바 푸
2019년 12월 5일 업데이트: 2020년 1월 2일

미 상원의원 25명이 중국 정부가 시행하는 기업 대상 ‘사회적 신용등급’에 대한 조사를 상무부에 요구했다. 의원들은 중국 정부의 통제를 받는 기업이 미국 기업과 근로자들에게 미칠 위협에 대해 엄중한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우리는 중국 정부가 계속 시행하고 있는 기업에 대한 사회적 신용등급제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 “기업의 사회적 신용등급제로 인해 ‘(미중 양국이) 약속한 시장개방 및 서류상의 규제개혁이 중국과 사업을 하는 미국 기업들에게 실질적으로 공정한 경쟁의 장을 제공하도록 실천될 수 있을까’라는 근본적인 의문이 일어난다.”

공화당의 코리 가드너를 비롯한 25명의 상원의원은 2일(현지시간) 로버트 라이타이저 무역대표부 대표에게 보낸 서한에서 이와 같은 의문을 제기하며, 앞으로의 미중 무역 보고서에 ‘기업 대상 사회적 신용등급제에 대한 조사 및 분석’을 포함시켜 달라고 요청했다.

2014년 중국 국무원은 정부·기업·사회·사법 분야에 적용될 ‘사회적 신용등급제 구축 계획(2014~2020)’을 발표했다. 이 제도로 중국 정부는 컴퓨터 알고리즘과 빅테이터를 결합해 개인 및 기업, 단체에 대한 신용 평점을 매겨 통제력을 강화했다. 기업을 대상으로 중국 정부가 정한 300여 개의 규칙을 준수하는지 중국 내외의 자국 기업을 모두 평가한다.

점수가 기준 이하인 기업은 사업 면허와 조달 기회 제한, 세율 인상, 심지어 시장 접근권 상실 등 불이익을 받게 된다.

내각과 같은 국무회의 산하 거시경제기획기관인 중국 국가개발개혁위원회가 발표한 올해 9월 자료에 따르면 약 3300만 개 기업을 대상으로 사회적 신용등급을 매기기 위한 초기 평가를 완료했다. 법원 판결과 세금 납부 기록, 환경보호, 제품 품질, 산업 안전 및 시장 규제기관의 행정 처벌 기록 등을 바탕으로 기업의 신용도는 4등급으로 분류된다.

의원들은 우선 중국 기업을 대상으로 시행하는 사회적 신용등급제가 미국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연구가 명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가드너 의원은 “우리는 (물품을 거래하는 것이지) 미국의 가치를 파는 것이 아니다. 미국 기업에 그들의 불합리한 제도를 따르라고 강요하는 중국의 제도를 추적해 조사해야 한다”고 서한에 밝혔다.

마이클 베넷(민주) 의원은 “중국이 시행하는 기업의 사회적 신용등급제는 최근 몇 년간 중국에서 언론, 인터넷, 예술 검열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더욱 걱정스럽고 우려된다”고 전했다.

홍콩 사우손 경기장에서 전단을 들고 구호를 외치는 시위대. 2019. 10. 15. | Anthony Wallace/AFP via Getty Images

상원의원들은 특히 미국 농구 협회를 둘러싼 최근의 논란에 대해 주목했다. 미국 농구 협회는 홍콩 시위에 지지를 표명했던 휴스턴 로케츠 총감독의 트윗에 대해 사과하고 중국의 압력에 굴복하는 모습을 보였다.

가드너 의원은 “이 사건은 미국 기업을 굴복시키기 위해 중국이 경제력 내지는 영향력을 드러낸 가장 최근의 사례”라고 설명했다.

또한 의원들은 기업의 등급이 매겨지면 중국 정부가 미국 기업에 압력을 행사해 정치적 입장을 지지하도록 강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2018년 중국 항공 규제 당국은 아메리칸항공, 델타항공, 유나이티드항공 등 44개 국제항공사에 서한을 보내 대만을 국가로 언급하지 말라고 요구한 바 있다.

대만은 정식 국호가 ‘중화민국’이며, 본토 ‘중화인민공화국’으로부터 독자적인 정부, 법률, 군사력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주장하며 필요하면 언제든지 군사력을 동원해서라도 대만을 합칠 수 있다고 여긴다.

“미국 기업은 언론의 자유를 억압하려는 중국의 시도에 어떻게 대응할지 결정해야 한다”고 크리스 쿤스 의원이 제안했다.

의원들은 또한 중국 정부는 법률, 견제와 균형, 투명성, 언론 자유에 대해 전혀 상관하지 않기 때문에 기업의 사회적 신용등급제는 광범위하게 부당한 처벌을 부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 정부는 ‘신뢰할 수 없다’고 평가받은 기업인에게 여행 제한, 세금 차별 등 제재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채무 미상환 등으로 ‘신용불량자’로 낙인이 찍혀 비행기 탑승이 금지된 사례는 1746만 건에 이른다. 신용등급이 낮아 블랙리스트에 오른 359만 개의 기업들은 정부 발주 사업 입찰과 채권발행도 금지당하고 토지도 살 수 없는 등 각종 불이익을 받고 있다.

의원들은 검열과 감시에서 벗어날 대상은 거의 없다며 모든 기업이 처벌 대상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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