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법원, 젠 사키 전 백악관 대변인에 증인 출석 명령

자카리 스티버
2022년 11월 23일 오후 6:49 업데이트: 2022년 11월 23일 오후 6:49

바이든 행정부 출범 초반 ‘얼굴’ 역할
빅테크와 손잡고 SNS 검열 공모 의혹

미국 법원이 바이든 행정부의 소셜미디어 검열 혐의와 관련해 젠 사키 전 백악관 대변인의 증인 출석을 명령했다.

루이지애나주 먼로 서부지방법원의 테리 다우티 판사는 지난 21일(현지 시간) 7페이지 분량의 판결문에서 “사키 전 대변인이 ‘과도한 부담’에 직면한 상태가 아니다”라며 이같이 판결했다(판결문 링크).

먼로 서부지법은 현재 사키 전 대변인을 포함, 바이든 행정부의 전·현직 관리들이 소셜미디어 검열을 목적으로 빅테크 기업과 공모했다는 소송에 따라 재판을 진행 중이다.

다우티 판사는 지난달 사키 전 대변인 등에게 “공모 혐의에 관한 증거가 제시됐다”며 증인 출석을 명령했으나, 현재 좌익성향 매체인 MSNBC에서 진행자로 재직 중인 사키 전 대변인은 업무 부담 등을 이유로 출석을 거부했었다.

소송 피고인 사키 전 대변인은 공개 성명을 통해 바이든 행정부가 페이스북 등 빅테크 기업들을 관리한 사실을 시인하면서도 사용자 검열이 아니라 ‘허위 정보’ 단속이 목적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소송 원고인 미주리주 법무장관 에릭 슈미트, 루이지애나주 법무장관 제프 랜드리 등은 “이러한 해명 자체가 (바이든) 행정부와 빅테크 경영진 사이 커뮤니케이션이 오갔으며, 사키 전 대변인 역시 이에 대해 개인적으로 알고 있었음을 입증한다”고 반박했다.

다우티 판사는 이러한 원고 측 주장에 대해 “사키 전 대변인이 코로나 19와 관련 이슈에 관한 소셜미디어 전반에 걸친 검열에 대해 개인적으로 알고 있었음을 입증했다”고 동의했다.

또한 다우티 판사는 “사키 전 대변인에게 가해질 부담보다 미국 수정헌법 제1조의 ‘표현의 자유’가 억압됐는지 밝혀야 할 필요성이 더 중요하다”고 판결 이유를 밝혔다.

사키 전 대변인은 현재 자신이 거주 중인 버지니아주 연방지방법원에 소환 무효를 위한 탄원서를 제출했으나, 법원은 이를 각하하고 사건을 루이지애나 법원으로 이전했다. 사키 전 대변인 측 변호사는 즉각 항소했으나 다우티 판사는 “이유 없다”며 기각했다.

다우티 판사는 “정부 (전) 관료로서 재판에 출석해 진술하는 행위가 부담이 될 것으로 인정한다”면서도 “관련법에 따라 소환장을 무효화하려면 ‘단순한 부담’이 아닌 ‘과도한 부담’이 가해진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사키 전 대변인이 주장한 진술 준비와 재판 참석에 따른 부담은 ‘과도한 부담’으로 볼 수 없다”며 ‘”증언을 준비하고 진술하는 일련의 과정은 증인으로 소환되는 모두가 행하는 절차일 뿐 과도한 부담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와 별도로 원고 측은 사키 전 대변인의 이동거리를 최소화하고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진술 장소를 두 번이나 옮긴 바 있다.

다우티 판사는 또한 페이스북에서 헌터 바이든에 관한 의혹을 제기하지 못하도록 압박한 혐의를 받는 미 연방수사국(FBI) 요원에 대해서도 “소환장을 무효화해달라”는 요구를 기각하고 재판 출석을 명령했다.

헌터 바이든은 조 바이든 대통령의 둘째 아들로서 외국 기업과의 거래에서 아버지의 직위를 이용해 부당한 이득을 취하고 비리를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다우티 판사는 코로나19 대응을 이끄는 의무총감 비벡 머시 박사와 사이버보안·인프라 보안국 젠 이스털리 국장, 백악관 디지털 전략 이사 롭 플래허티의 증인 출석 소환과 관련해 바이든 행정부가 제출한 ‘소환장 효력정지 신청’ 역시 전부 기각 판결했다.

그는 행정부 현직 고위 인사인 이들이 법원 출석 및 진술 준비로 받게 될 부담을 인정하면서도 “법원은 언론의 자유 보호에 따른 공익과 다른 사건 당사자들이 얻을 이익이 3명의 피고인이 증언을 준비하느라 겪을 불편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바이든 행정부는 그동안 전·현직 인사들이 재판에 출석하는 상황을 방지하려 해왔으나, 이번 판결로 노력이 무산됐다. 다우티 판사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의해 연방판사로 지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