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매체 “김정은, 푸틴 모방…바이든은 부차적 문제로 보는 듯”

한반도 전문가 '도널드 커크' 기고문
이윤정
2022년 10월 13일 오후 4:43 업데이트: 2022년 10월 14일 오후 1:57

“핵전쟁, 푸틴·김정은 중 누가 먼저냐의 문제일 수도”
美 “대화 준비” 등 상투적 태도는 무의미

“북한의 핵 위협이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하지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더 걱정하고 있는 것 같다.”

미국 언론인 도널드 커크(Donald Kirk)가 북핵 위협의 심각성을 우려하며 이같이 비판했다.

도널드 커크는 한반도·동아시아의 외교·정치 문제를 주로 다뤄온 60년 경력의 베테랑 기자이자 저술가이다. 북한을 여덟 차례 방문하기도 한 그는 북한 핵 위기, 북한 인권 문제, 남북한 회담 등 북한 관련 보도로 명성을 얻었다.

미국 정치 전문 매체 ‘더힐’은 10월 12일(현지 시간) 커크의 ‘김정은이 푸틴을 따라 하는데 바이든은 회피한다(Kim Jong Un mimics Vladimir Putin — and Joe Biden looks away)’는 기고문을 게재했다.

기고문에서 커크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핵전쟁을 일으킬 가능성은 여전히 낮지만, 그 가능성은 어느 때보다 심각하다”면서 “핵전쟁은 우크라이나의 푸틴과 북한의 김 위원장 중 누가 먼저 하느냐의 문제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커크는 김정은 위원장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모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약 6000개의 (핵) 탄두를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는 푸틴과 60개의 탄두를 가진 김 위원장은 똑같이 위험하고 예측할 수 없다”며 “김 위원장이 전술핵 무기를 과시하는 것은 푸틴에 대한 그의 존경심이 점점 증가하고 있음을 반영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올해 시험 발사한 모든 미사일을 핵 프로그램과 직접 연결 짓고 있다”면서 “푸틴에게서 힌트를 얻은 것 같다”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9일까지 7차례 탄도미사일 도발을 감행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집중적인 무력 시위가 ‘전술핵탄두 탑재를 모의한 탄도미사일 훈련’이었다고 노동신문을 통해 밝히기도 했다.

커크는 바이든 대통령이 북핵 위협을 부차적 문제로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의 도발 직후 한국과 미국이 로널드 레이건호가 참여하는 해상 연합기동훈련을 실시한 점을 언급한 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대남 핵 공격 계획을 암시하는 것보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훨씬 더 걱정하고 있는 게 분명하다”고 꼬집었다.

구체적으로 “바이든 대통령은 여러 차례에 걸쳐 한국을 방어할 것이라고 언급했지만, 2차 한국전쟁의 우려스러운 전망에 대해서는 깊이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고 보는 듯한 인상을 준다”며 “이는 (바이든 대통령이) 한국을 부차적인 위치로 몰아넣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커크는 미국 정부의 상투적 태도는 무의미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서는 강경한 발언을 쏟아낸 뒤 북한 도발에 대해선 ‘북한과 대화할 준비가 돼 있고 미국은 여전히 북한 비핵화에 대한 요구를 고수하고 있다’ 등의 상투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이러한 틀에 박힌 말은 두 가지 이유로 무의미하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적과의 대화’에 나서지 않을 것이며,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CVID)’에 대한 미국의 진부한 요구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커크는 “북한은 위협을 느낄 때 대남 핵 공격을 허용하는 핵 사용 법제화를 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어떻게 이 주제 관련 대화에 동의하겠느냐”고 반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