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경제전문가 “기업들 탈중국 준비” 中경제정책이 기업 파괴

정향선
2023년 04월 6일 오후 6:47 업데이트: 2023년 04월 6일 오후 6:50

“저렴한 임금·신뢰성 잃은 中 시장, 이젠 매력적이지 않아”
中 경제 정책이 경제환경 파괴…기업들 탈중국 준비
“디커플링 본격 시작…美·서방 국가 강요 때문 아냐” 

“나날이 악화하는 경제 환경 때문에 많은 기업이 탈중국을 준비하고 있다.”는 글로벌 경제 전문가의 분석이 제기됐다. 

미국 저명 경제전문가이자 투자전략가인 밀턴 에즈라티는 4월 3일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에 기고 글을 통해 “중국 당국이 권력을 행사해 비즈니스 시장을 파괴한 결과 다수의 외국 기업이 중국을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에즈라티는 “중국은 1970년대 후반 교육 수준과 숙련도가 높고 인건비가 싼 노동력을 서구와 일본 기업들에 제공하는 대가로 경제 급성장을 이뤘다.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HO) 가입 초기인 2000년만 해도 중국의 평균 임금은 미국의 3%를 겨우 넘었다. 값싼 노동력은 수십 억 달러에 달하는 해외 투자를 이끌어내며 중국에 경제 소득과 기회를 가져다줬다. 하지만 경제가 발전함에 따라 중국의 임금은 다른 선진국보다 훨씬 빠르게 상승해 2021년에는 미국 임금의 3분의 1에 근접했다.”며 “임금 격차는 여전히 크지만 과거에 비하면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다.”고 분석했다. 

에즈라티는 또 “중국 당국의 다수 정책은 중국 경제 시장의 매력을 더욱 떨어뜨렸다.”고 했다. 

한 예로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중국은 수술용 마스크와 같은 필수품의 수출을 차단한 사례를 들었다. “자국민에게 우선 공급하려는 중국 당국의 의도는 이해할 수 있지만, 그 일로 인해 서방과 일본 기업은 중국산 제품 소싱에 있어 신뢰성을 재평가하게 됐다. 중국 당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을 실시하면서 도시를 봉쇄하고 사람들을 격리하자 신뢰성에 대한 의문은 더욱 강화됐다.”고 에즈라티는 말했다. 

에즈라티는 이어 “저렴한 노동력과 신뢰성이라는 중국 시장의 두 가지 장점이 사라지자 외국 기업들은 중국 당국의 다른 경제 정책에 대한 불만도 점점 쌓여갔다.”고 지적했다. 중국에서 사업을 하는 모든 기업이 중국 파트너와 기술 및 영업 비밀을 공유해야 하는 등 특허와 저작권이 있는 지적 재산을 노골적으로 도용하는 등 정책의 문제점을 짚었다.

에즈라티는 “대다수 외국 기업과 정부는 중국의 경제 규모가 작고 각종 이점을 제공했을 때는 이러한 불쾌한 행동을 간과했다. 하지만 중국 시장이 성장하고 매력을 잃으면서 사정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국제적으로 불만이 제기되는데도 중국 당국이 이러한 관행을 바꿀 기미를 보이지 않자, 외국 기업과 국가들은 더 이상 문제를 외면하기 어려워졌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중국 당국은 점점 더 남을 괴롭히고 보복적 조치를 취하는 관행에 의지하고 있다는 것이 에즈라티의 지적이다. 그는 중국이 일본과 필리핀의 정당한 영유권 주장을 무시한 채 남중국해와 동중국해 일대에 병력을 주둔시키고 △주기적으로 대만을 군사적으로 위협하고 △주한미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배치한 이유로 한국 기업에 보복하고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기원에 의문을 제기한 호주에 보복하기 위해 호주산 와인 판매를 중단하고 △대만과 거래했다는 이유로 스웨덴 에릭슨, 한국 롯데, 리투아니아의 모든 제조업체에 보복한 사례 등을 예로 들었다. 

에즈라티는 “이뿐만 아니라 미국, 유럽 각국, 일본이 최근 잇따라 중국 당국의 이러한 괴롭힘과 장기적인 조치에 대응하고 나서면서 기업들은 외교 분쟁에 휘말릴까 봐 더욱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의 설문조사와 비즈니스 논평이 기업들의 이러한 태도 변화를 보여준다고 에즈라티는 말했다. 주(駐)중국 유럽연합 상공회의소가 지난해 6월에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중국에서 사업체를 운영하는 회원 회사의 25%가 사업장을 폐쇄하고 다른 곳으로 이전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었다. 해당 기업 절반이 “중국에서 사업을 운영하는 것이 너무 정치화됐다.”고 불평했다. “이는 ‘중국 비즈니스 전망에 광범위한 열정’을 나타낸 2019년의 설문조사와는 완전히 대조되는 결과이다”라고 에즈라티는 평가했다. 

에즈라티에 따르면 토니 댕커 영국산업연맹 사무총장은 최근 한 인터뷰에서 “나와 대화를 나눈 모든 (영국) 기업이 공급망의 탈중국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베티나 쇤-베한진 유럽 상공회의소 부회장은 “중국에 대해 유일하게 예측할 수 있는 것은 ‘예측 불가하다’는 점이다. 이는 비즈니스 환경에 독이 된다”라고 지적했다. 영미권 보험사 타워스 왓슨은 “중국 사업의 위험성을 우려하는 다국적 기업이 2년 전에는 62%에 불과했으나 지금은 95%로 늘어났다.”고 보고했다.

에즈라티는 애플·삼성·볼보·아디다스 등 유명 기업의 사례를 인용해 “이미 많은 유명 기업이 중국에서 떠나기 시작했거나 진지하게 탈중국을 검토하고 있다.”며 “탈중국 기업 리스트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에즈라티는 “이 모든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중국 경제는 여전히 지배적일 것이다. 중국 시장이 너무 크고 중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워싱턴이 지치지 않고 말하는 탈동조화(디커플링)는 분명히 시작됐으며, 이는 미국이나 다른 서방 국가들이 강요한 결과가 아니라 주로 시장의 원인 때문에 시작됐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