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 지방당국, 코로나 백신여권 4월 시범 도입

이은주
2021년 4월 14일
업데이트: 2021년 4월 14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렌지카운티가 중공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디지털 백신 여권을 시범 운영한다.

8일(현지시간) 오렌지카운티 보건당국에 따르면 카운티는 코로나19 백신 접종 여부를 증명하는 디지털 여권의 파일럿 프로그램을 시행할 계획이다. 

오렌지카운티는 백신 접종 증명 제도를 4월 중 시행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카운티 보건국은 이날 트위터에 “디지털 여권은 개인이 안전하고 편안한 마음으로 여행, 명소, 회의 및 공연, 콘서트, 스포츠, 학교 등 다른 이들과 교류하는 활동에 참여할 수 있게 한다”고 말했다. 

백신 여권이 어떻게 작동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카운티 보건국 클레이튼 차우 국장은 운영 중인 기존의 ‘오테나(Othena)’ 앱에 백신 접종 여부를 증명하는 기능이 포함될 수 있다고 밝혔다. ‘오테나’ 앱은 주민들이 대규모 백신 접종 장소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 및 진단검사를 예약하는 데 쓰이고 있다. 

또한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는 사람들을 고려해 카드를 발급하는 방식으로 운영될 수 있다고 차우 국장은 설명했다. 

오렌지카운티가 코로나19 백신 여권 상용화를 위해 시범 운영 계획을 밝힌 가운데 캘리포니아주 보건당국은 주 정부 차원에서 백신 여권을 도입할 계획은 없다고 못박았다. 

토마스 아라곤 캘리포니아주 보건국장은 10일 지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보건당국이 그러한 증명서 사용에 관한 표준과 가이드라인(지침) 개발을 고려하고 있지만, 현재 주 정부 차원의 백신 접종 여권 시스템을 만들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이어 연방 당국이 지침을 개발하는 데 속도를 내지 않을 경우 “우리는 개인정보를 보호하고 형평성을 보호하는 데 초점을 맞춰 예상할 수 있는 기술의 표준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시범 운영 계획은 몇몇 국가들과 미국 내 일부 주들이 백신 여권을 도입하거나 도입을 검토 중인 가운데 나왔다. 

미국에서 최초로 백신 여권을 도입한 곳은 뉴욕주다. 뉴욕주는 백신 여권 앱 ‘엑셀시어 패스’(Excelsior pass)를 도입해 특정 장소 혹은 행사에 참석할 때 백신 접종 여부를 증명하도록 했다.  

하와이주의 경우 입국하는 여행객을 위한 백신 여권 프로그램을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데이비드 이게 하와이주 주지사가 최근 내린 긴급포고령에는 백신을 접종한 여행객에 한해 자가격리와 진단검사를 면제해주는 내용의 백신 여권 계획이 포함됐다. 

도입 시한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조쉬 그린 부주지사는 오는 5월 1일까지 섬으로 여행하는 주민들을 대상으로 백신 여권 프로그램을 시작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백신 여권의 도입에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시민 자유 단체들은 백신 여권이 비접종자를 부당하게 대우해 잠재적으로 사생활을 침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도 국가 차원에서 백신 여권 시스템을 개발하지 않겠다며 선을 그었다. 백신 여권 개발은 민간 또는 지자체에 맡기고 시스템 사용에 대한 지침만 제시하겠다는 것이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지난주 브리핑에서 “정부는 지금도, 앞으로도 미국인들의 증명서 소지를 요구하는 시스템을 지원하지 않을 것”이라며 “연방 정부 차원의 백신 접종 데이터베이스나 단일 백신 접종 증명서를 취득하도록 모두에게 요구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민간 기업과 협력해 백신 여권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는 보도에 대해서도 “지침만 제공할 뿐”이라며 일축했다.  

미국 뉴욕주에서 출시한 코로나19 디지털 백신 여권 ‘엑셀시어 패스’ 활용 모습. | Office of Gov. Andrew Cuomo

사생활을 보호하기 위한 차원이라는 게 정부의 입장이다. 

사키 대변인은 “연방 정부의 관심은 매우 간단하다. 미국인의 프라이버시와 권리는 보호받아야 하며 이러한 시스템이 부당하게 이용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백신 여권과 관련해 사생활을 보호하기 위한 지침을 마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화당에선 백신 여권 도입을 막는 움직임에 나섰다. 

공화당 소속 론 드산티드 플로리다 주지사에 이어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백신 여권의 사용을 금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고, 앤디 빅스 하원의원은 연방 기관의 백신 여권 발행을 막는 법안을 발의했다. 

이 법안에는 연방 또는 의회의 재산과 서비스에 접근하기 위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의무화하는 것을 금지하는 내용도 담겼다. 

빅스 의원은 개인 의료 서비스는 개인이 결정할 몫이지 타인이 관여할 게 아니라면서 “백신 여권은 우리 나라가 코로나19로부터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며 도리어 우리 사회에 더 많은 빅브라더 감시를 실시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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