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첨단기술들, 중국에 넘어가 살상무기로 쓰여

Joshua Phillip
2018년 5월 12일 업데이트: 2019년 10월 27일

중공군이 미 국방부의 최신 광섬유 케이블 기술을 활용할 수 있게 되면서 5세대 신형 전투기, 최신형 해군 순양함 그리고 곧 공개할 항공모함은 더 높은 공격력을 과시할 전망이다.

이번 광섬유 케이블 사건은 중국군이 미국 군사기술을 이용하는 수많은 사례 중 하나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트럼프 행정부는 제재조치와 새 입법조치를 통해 이 문제에 강경하게 대응하기로 했다.

광섬유 기술은 대량의 정보를 초고속으로 전달하는 데 쓰이는 최첨단 기술이다. 또한, 공공용뿐만 아니라 군사용으로 활용할 수 있는 ‘민군 겸용’ 기술이라 할 수 있다.

공공용으로는 인터넷 통신 등 전기통신데이터 전송 분야에 쓰인다. 그리고 군사용으로는 선박, 제트기 및 대용량 자료 전송을 위한 시스템 등에 사용되는데, 광섬유 활용 시스템의 속도가 전쟁의 승패를 가르기도 한다.

미 국방부는 북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일본계 기업 스미토모전기공업(住友電工)에 차세대 광섬유 케이블 개발을 의뢰했다. 하지만, 스미토모사(社)는 미군용 광섬유 케이블 개발을 마친 직후, 민간기업에도 관련 기술을 팔았다. 특히, 베이징 지사를 통해 중국 통신회사인 ZTE와 화웨이(Huawei)에 관련 기술을 매각했다.

“중국에 매각한 기술이 아군 살상 무기로 되돌아올 가능성을 면밀하게 검토해야 한다.”

— 리차드 피셔(Richard Fisher) 미(美) 국제전략평가연구소(International Assessment and Strategy Center) 상임연구원

ZTE와 화웨이가 기술 절도에 연루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ZTE는 현재 미 정부로부터 제재를 당하고 있고, 화웨이도 이란에 수출 금지 기술을 공급한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 실제로, 양사 모두 중국 인민해방군(PLA)과 연관된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미 군사정보부 관계자는, 스미토모사가 미국 정부의 보조금을 받아 개발한 광섬유 기술을 ZTE와 화웨이에 매각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인민해방군에 해당 기술이 넘어갔다고 밝혔다.

“광섬유 기술은 원래부터 민간용, 즉 비(非)군사용이었다. 하지만, 중국 해군과 공군이 J-10 전투기, 최신 구축함, 순양함 그리고 현재 개발 중인 항공모함 등에 사용하고 있다.”

물밑 군비 전쟁

무기 체계를 효과적으로 만들기 위해 광섬유 같은 기반기술의 발전 속도는 군사 장비의 발전 과정에 무엇보다 중요하다.

“광섬유기술의 핵심은 고속 데이터 전송이다. 세대를 거칠수록 전송 속도는 더 빨라진다. 전송 속도가 더 빨라질수록 결과도 더 개선된다. 오늘날의 광섬유기술과 30년 전 광섬유기술 사이에는 말 그대로 ‘광년’의 차이가 존재한다”고 피셔 상임연구원이 밝혔다.

그에 따르면, 인민군은 스미토모사 제품 같은 최신 고급 광섬유 케이블에 매우 큰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한편, 피셔 상임연구원은 광섬유기술이 군사적으로 얼마나 중요한지 알기 위해서는 광섬유기술의 역사를 이해해야 한다고 했다.

1970년대 전투기에는 파일럿이 유압식신호가 아니라 전기신호를 사용해서 항공기를 제어하는 ‘전기신호식 비행조종제어(fly by wire)’ 기술이 적용됐다. 피셔 상임연구원에 따르면, 이 기술 덕분에 전투기의 기동성을 크게 높일 수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광섬유기술을 도입함에 따라 ‘광신호식 비행조종제어’ 기술이 새롭게 개발됐다. 피셔 상임연구원은 기존의 전기신호식 방식과 비교해볼 때 광섬유를 이용한 광신호식 방식은 더 많은 자료를 더 빠르게 전송할 수 있었다며 그 기술의 중요성을 간명하게 설명했다.

“최신 전투기 레이더와 전자시스템은 1980년대보다 아주 많은 데이터를 다룰 수 있어야 한다. 현대전은 데이터를 얼마나 빨리 전송할 수 있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린다. 한쪽이 궤도계산을 하는 사이에 상대쪽에서 격추할 수 있기 때문이다.”

피셔 상임연구원은 또 미사일 체계의 상황도 비슷하다며 “효율적인 미사일 발사와 대함미사일 개발뿐만 아니라 미사일과 관련된 모든 요소에 있어 고속통신과 데이터 전송기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기술 이전 문제

본보가 입수한 정보에 따르면, 스미토모사의 기술이 이란으로 넘어갔을 가능성이 높다. 이란 국영 방위산업체인 이스파한 옵틱스 인더스트리(Isfahan Optics Industries)는 지난 2009년 5월~12월에 스미토모사의 제품을 확보했다고 밝힌 바 있다.

관련 기술과 제품들은 말레이시아 또는 두바이를 통해 이란으로 들어갔다. 본보가 확보한 정보에는 이란에 기술을 유출한 혐의가 있는 추가 기업 4곳에 대한 미확인 분석자료도 포함돼 있다.

단,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ZTE나 화웨이와 기존에 체결한 계약 모두를 불법으로 간주해서는 안 되지만, 미국 정부는 이러한 최신 민군 기술들이 적대국의 손에 떨어지는 것을 더는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공급업체들은 악의가 없었고 처음부터 부도덕한 행위를 한 것도 아니지만, 중국 같은 국가에 이러한 기술이 매각되면 향후 그것이 어떻게 사용될지 예측할 수 없다는 점이 문제라고 했다.

그는 “이란에 매각된 고부가가치 특수금속합금 관련 기술은 초기에만 민간에서 올바르게 사용됐을 뿐 얼마 지나지 않아 핵무기용 부품을 생산하는 데 악용되고 말았다”며 관련 사례를 추가로 제시했다.

또한, 그는 이러한 문제점의 원인을 분석했다.

“문제는 이런 상황에서도 미 정부가 기술을 사용하는 데 어떠한 제약도 두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 전체 상황에서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중국이 미국의 최신 군사기술(W88 핵탄두 등)에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도록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허가를 해준 점이다. 그 이후로는 어떠한 제한도 없었고, 무려 25년째 중국은 미국 기술을 대가 없이 사용하고 있다.”

그에 따르면, 이번 사례에서도 나타났듯이, 기술이 악용될 가능성을 인지했음에도 스미토모전기공업 베이징 지부가 실제 최종 사용자를 확인하려는 시도조차 안 했던 것이 문제다.

또한, 그는 중국에서 영업 중인 외국계 기업은 중국이 결국 자사 기술을 빼앗을 것이란 사실을 인지하더라도 어쩔 수 없이 응할 수밖에 없다는 점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에 기술을 투자하면 (핵심 기술을) 잃을 것을 각오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피셔 상임연구원도 이에 동의했다.

“중국 군산복합체는 중국이 추진하는 군사체계에 적합한 최신 기술을 전 세계 곳곳에서 끊임없이 찾고 있다. 화웨이와 ZTE는 중국의 끄나풀에 불과하다. 따라서, 미국 정부는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또한, 그는 “중국 전역에 만연한 민군(民軍) 통합정책 때문에 미 정부는 중국에 매각한 모든 기술과 상품이 군사용으로 악용될 가능성을 고려할 때이다. 즉, 중국에 매각한 기술이 아군 살상무기로 되돌아올 가능성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제재 조치

트럼프 행정부는 제재조치와 별도로 중국 통신사들의 미국 내 제품 판매를 어렵게 만드는 입법을 추진하고 있다.

해당 법안은 미 연방통신위원회(FCC)의 ‘보편적 서비스 기금(Universal Service Fund)’이 투입된 기업 서비스 또는 기술이 오히려 미국의 통신망과 공급망에 국가안보 위기를 초래하지 않게 막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최근 미 상무부는 미국의 전기통신장비를 북한과 이란에 불법으로 판매한 데 대한 처벌로 ZTE에 미국산 부품 구매 금지조치 7년을 부과했다.

화웨이에도 비슷한 제재가 취해졌다. 또한, 미 법무부도 이란 제재 위반 혐의로 화웨이를 조사하고 있다.

현재, ZTE와 화웨이는 이메일 인터뷰 요청에 응하지 않고 있으며, 스미토모사도 전화 인터뷰 요청에 응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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