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의회 합동회의, 이론상 최대 100시간까지 연장…결과 늦어질 수도

하석원
2021년 1월 6일
업데이트: 2021년 1월 6일

6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리는 상·하원 합동회의에 미국을 넘어 국제사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애초 이 회의는 50개 주에서 제출된 선거인단 투표 결과를 개봉하고 승인하는 행사지만, 올해는 의례적 행사로 끝나지 않고 오랜 시간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

미국 수정헌법 규정에 따라 상원과 하원에서 의원 1명씩만, 특정 주 선거인단에 이의를 제기해도 양원은 최대 2시간 동안 토론을 해야 하고 토론이 끝난 후 찬반투표를 해야 한다.

이때 양원이 모두 동의, 즉 상원과 하원에서 각각 과반수가 거부 투표할 경우 해당 주 선거인단을 무효로 하고 최종 집계에서 제외한다. 즉 트럼프와 바이든 모두 해당 선거인단을 얻을 수 없다.

여기서 궁금증이 도출된다. 현재 민주당 선거인단과 공화당 선거인단이 경쟁을 벌이고 있는 지역은 6개 경합주외에 뉴멕시코까지 모두 7곳이다.

6개 경합주에서만 모두 이의가 제기된다면 각 2시간씩, 토론이 최대 12시간까지 늘어나 다음날 새벽 혹은 오전쯤에나 최종 결과가 나올 수 있다.

물론 회의가 길어진다고 결과가 뒤집힌다는 보장은 없다. 바이든 승리가 선언된 6개 주의 투표 결과가 그대로 굳혀질 가능성도 크다. 특히 하원은 민주당이 과반 의석을 차지하고 있어 통과가 어렵다. 따라서 선거인단을 무효화 하려면 민주당에서 이탈표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회의가 길어지면 상대적으로 트럼프 쪽에서 가용할 수 있는 변수가 늘어날 수 있다.

이론적으로는 회의를 12시간이 아니라, 그 이상 늘리는 방법도 가능하다.

상·하원 의원들이 손을 잡고 경합주 6곳만이 아니라 50개 주 전체를 대상으로 이의제기하면 토론 시간이 최대 100시간으로 연장된다. 여기에 중간 휴식 시간과 각종 투표 인증 절차에 걸리는 시간까지 합치면 10일 이상 연장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1월 20일로 확정된 대통령 취임일까지 당선인이 나오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

작년 12월 중순에는 한 교수가 바이든 측에 ‘악몽이 될 수도 있는’ 방법을 제안하기도 했다.

미국 언론에 정치평론가로 자주 등장하는 조지 메이슨 대학의 제러미 메이어 교수는 선거인단 전체가 아니라, 한명 한명씩 거부하는 방안까지 제시했다.

1887년에 제정된 ‘선거인계수법(Electoral Count Act)’은 선거인단 결과에 이의를 제기할 때, 꼭 주 단위로 하라고 명시하지 않았다. 따라서 법적으로 선거인 단위로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

이는 엄밀한 의미에서 미국 대통령은 선거인단의 표에 의해 선출되는 것으로 주가 선출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미국의 선거가 주에서 승리한 후보가 해당 주의 선거인단을 모두 가져가는 승자독식제이기는 하지만, 법 조문 규정 자체로 볼 때 대통령은 선거인의 표로 선출된다.

메이어 교수는 “펜스 부통령은 개표 진행자로서 기존의 관례를 벗어나 의회가 단독으로 선거인 한명 한명을 대상으로 이의를 제기하고 토론하게 할 수 있다고 본다”며 “이렇게 할 경우, 펜실베이니아 한 주에서만 토론하는 데 40시간이 소요된다”고 주장했다.

이 방법의 핵심은 선거 결과를 뒤집는 게 아니라, 회의를 지연시키는 것이다.

물론, 이런 방안에 대해서는 “이론적 논의일 뿐 실제 실현 가능성이 작고 트럼프 측이 원하는 방식인지도 의문”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다만, 합동회의가 길어질 수 있다는 예측에는 많은 전문가가 동의하고 있다.

펜스 부통령 역시 이를 의식한 듯한 행보를 보였다. 그는 당초 6일 합동회의를 마치고 바로 출국해 이스라엘과 바레인 등 중동 국가와 폴란드를 방문하기로 돼 있었으나 최근 이 일정을 취소했다.

미국 법조계에서는 펜스 부통령의 역할이 제한적이라는 평가도 지배적이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지난 1월 4일(현지시각) 조지아주를 찾아 다음날 열리는 상원 결선투표를 위해 유세하고 있다. | Megan Varner/Getty Images)

공화당과 민주당 선거인단 중 어느 쪽을 인증하거나 거부할지 결정하는 일이 실제로는 의회의 역할이기 때문이다.

또한, 경합주에서 제출된 2세트의 선거인단 모두를 연방의회가 그대로 수용한다는 건 법적으로 성립되기 어렵다는 현실적 문제점도 거론된다. 공화당 선거인단은 주의회의 인증 절차를 거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일각에서 선거인단 무효화 결정을 주의회로 돌려보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펜스의 역할이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실제로 주도권은 트럼프 쪽에 있다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트럼프 캠프의 제이슨 밀러 선임고문은 지난달 29일 뉴스맥스와의 인터뷰에서 “6일 합동회의 토론이 열리면, 트럼프 캠프는 그동안 법정에서 보여줬던 것과는 다른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할 것”이라고 했다.

그가 사용한 ‘구체적'(Specific)이라는 표현은 ‘결정적’이라는 의미로 해석될 수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지지자와 애국 시민들을 향해 “6일 워싱턴DC에 모이자”고 여러 차례 호소했다. 이에 따라 합동회의 당일, 회의 장소인 워싱턴DC 국회의사당 청사 부근에는 거대한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시사평론가 탕징위안은 “수많은 사람이 지켜보는 가운데 제출되는 구체적, 결정적 증거 앞에서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가 합동회의에 참석한 모든 의원에게 만만치 않은 ‘시험’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공화당 의원들뿐만 아니라 온건파 민주당 혹은 부정선거 의혹 해소를 요구하는 국민들의 요구에 책임감을 느낀 의원들이 트럼프 측 요구에 응할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결국 “이번 대선에서는 여러 가지 법조항과 논리가 제시됐지만, 옳고 그름에 관한 선택의 문제, 사람 마음의 문제로 귀결된다”고 주장했다.

한편, 에포크타임스 집계에 따르면 24명의 공화당 의원들은 이번 선거인단 투표 거부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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