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공화당 보고서 “FBI, 법무부 정치화 심각”

조영이 인턴기자
2022년 11월 10일 오전 10:28 업데이트: 2022년 11월 10일 오전 10:28

미국 하원 법사위원회 소속 공화당 의원들이 지난 4일 바이든 정부 아래서 연방수사국(FBI)과 법무부(DOJ)가 정치화됐다는 의혹을 조사한 보고서를 공개했다. (pdf)

보고서는 “(법무부 장관인) 메릭 갈런드가 바이든 정부의 법 집행 무기화에 기꺼이 참여했다” “FBI도 정치적인 목적을 위해 사법권을 남용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몇 달 안에 더 많은 것이 밝혀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1,000쪽이 넘는 보고서는 FBI의 통계 조작 혐의, 빅테크와 여론 검열 모의, 트럼프 전 대통령의 마라라고 자택 급습 등 여러 사건에 대한 정보와 내부 고발자의 폭로를 인용해 FBI와 법무부의 정치화를 비판했다.

FBI, 민주당 주장에 힘 실어주려 통계 조작…수치 부풀리기에 인센티브까지

보고서는 FBI가 ‘가정 폭력적 극단주의(DVE)’ 사건 수를 인위적으로 부풀리도록 현장 요원들을 부추겼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FBI 지휘부가 기준에 부합하지 않더라도 가정폭력 극단주의로 사건을 재분류하도록 현장 요원들에게 압력을 가했다”는 FBI 내부 고발자들의 폭로를 공개했다.
각 지역 FBI 현장사무소에서 DVE 사례를 못 찾으면 FBI 지휘부가 나서 증거가 부족한 사건까지 DVE로 재분류하도록 장려하고 사례를 많이 수집하면 인센티브도 줬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이는 DVE에 대한 민주당의 주장에 힘을 싣기 위한 FBI의 노력”이라며 “DVE가 미국이 직면한 ‘가장 큰 위협’이라는 바이든 정부의 주장에 맞춰 FBI가 정치적 내러티브를 만드는 데 공모한 것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조 바이든 정부와 민주당은 지난 수년간 DVE가 미국 안보에 가장 큰 위협 중 하나라고 주장해 왔다. 특히 보수주의자와 백인 우월주의자를 이런 극단주의 배경으로 지목하며 비난했다.

보고서 “바이든 정부· 법무부· FBI… 학부모 침묵시키기 위해 공모”

보고서는 정치화된 법무부와 FBI가 연방 자원을 무기 삼아 보수적 의견을 가진 국민들을 압박하는 데 사용했다며 여러 사례를 공개했다.

그 가운데 공립학교의 ‘깨어있는 의제 교육’에 항의하는 학부모들의 시위를 예로 들었다.

지난해 미국 공립학교에서는 ‘깨어있는 의제 교육’이라며 비판적 인종이론 수업, 교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 코로나19 백신 접종 요구 등을 학생들에게 강요했다. 이에 학부모들은 학교 운영에 대한 불만을 터뜨렸고 전국적인 학부모들의 항의가 잇따랐다.

이에 전미 교육위원회협회(NSBA·이하 전교협)는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전국적으로 폭력과 협박이 증가하고 있다”며 연방정부 차원의 보호를 요청했다.

그러자 갈런드 법무부 장관은 FBI에 학교 이사회 구성원에 대한 괴롭힘과 협박을 막기 위해 주 법무부와 지역 법 집행기관과 협력하라고 지시했다.

그런데 FBI가 학교 교육방침에 항의하는 학부모들의 시위나 위협성 발언을 테러로 취급했다는 내부고발이 나오면서 FBI와 법무부의 대응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미국 전역에서 약탈과 방화를 자행하며 폭동을 일으킨 흑인 인종차별 반대 시위 ‘블랙 라이브스 매터(BLM)’는 폭도로 지정하지 않은 바이든 정부가 학교 교육 방침에 항의하는 학부모들의 시위는 테러로 취급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NSBA와 바이든 행부, 갈런드 법무부 장관은 연방법을 악용해 급진 좌파 의제에 반대하는 의견을 묵살하기 위해 공모했다”고 비판했다.

공화당은 갈런드 법무부 장관에게 연락해 이 지시를 철회할 것을 거듭 촉구했지만 대답을 듣지 못했다고 밝혔다. 공화당은 그럼에도 이 문제를 계속 조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달 13일 하원 법사위원회 짐 조던 의원은 갈런드에게 “추가 조사를 준비 중”이라며 “당시 FBI에 내린 지시및 관련된 모든 문서를 보관하라”고 요구했다.

중립 지켜야 하는 FBI, 바이든 일가에 특혜…관련 수사 종결

보고서는 2020 대선을 앞두고 FBI가 바이든 대통령의 차남인 헌터 바이든의 노트북 스캔들의 확산을 막았다며 “헌터 바이든이 FBI로부터 특혜를 받았다”고 지적했다.

당시 워싱턴포스트는 ‘헌터 바이든 노트북 스캔들’ 기사를 공식 트위터 계정에 올렸다가 트위터 계정을 정지당했다. 다른 언론사들도 비슷한 상황을 겪었다.

보고서는 또한 “헌터 바이든 노트북 스캔들이 러시아의 허위 정보라는 서한에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할 FBI 요원 수십 명이 서명했다”며 “FBI는 국가안보에 관한 위협을 조사하는 기관임에도 불구하고 바이든 대통령 일가가 국익과 상충하는 비즈니스를 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지난 수년간 수사를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지난 7월 FBI 지휘부의 팀 티볼트 보좌관이 헌터 바이든 노트북 스캔들 수사 중단을 지시했다”는 내부고발자의 폭로도 덧붙였다.

그러면서 “티볼트 보좌관은 FBI 행동 수칙에 따라 조사를 종결한 적절한 이유를 밝히지 않았다”며 “티볼트가 왜 사건을 종결시켰는지 여전히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공화당은 이와 관련해 법무부와 FBI로부터 답변을 얻으려 했지만 실패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또한 트위터, 페이스북 등 소셜 미디어 플랫폼이 조직적으로 해당 이슈의 확산을 막은 것은 회사 차원의 선택이 아닐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 8월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의 최고경영자인 마크 저커버그는 한 라디오 방송에서 2020년 미국 대선 막판 변수였던 헌터 바이든의 이메일 스캔들이 소셜미디어에서 확산하는 것을 FBI의 요청에 따라 의도적으로 축소했다고 시인한 바 있다.

보고서, 공화당 하원 장악 시 추진할 FBI, 법무부 정치 편향성 조사 시사

이 보고서를 두고 현지시간 8일 실시한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하원을 장악하면 시작할 수사의 예고편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공화당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국익과 상충하는 헌터 바이든의 사업에 관여했다는 의혹부터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지난해 1월 6일 미 국회 의사당을 고의로 개방했다는 주장까지 다양한 주제에 대해 조사를 하겠다고 유권자들에게 약속한 바 있다.

한편 공화당 소속 짐 조던 법사위 상임위원은 트위터에 “크리스토퍼 웨이(FBI 국장)와 메릭 갈런드 법무장관의 책임하에 연방수사국은 무너졌다”는 글과 함께 보고서를 올렸다. 짐 조던 의원은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승리할 경우 하원 법사위원장을 맡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