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정부, 북핵 대응 능력 기르고 북한 체제 변화 이끌어내야”

차두현 아산정책연구원 수석연구위원
이윤정
2022년 07월 1일 오후 8:50 업데이트: 2022년 07월 2일 오전 6:59

한미동맹 기반으로 남북관계 안정적 관리해야
북한 재래식 도발 현장 지휘관 재량권 강화제언
정부 대북정책, 남북관계 주도권 뺏기고 북핵 고도화 초래

북한은 올해 들어 19차례 탄도미사일 및 방사포 발사를 단행했다. 지난 3월에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을 발사함으로써 스스로 약속한 모라토리엄(발사유예)을 파기하는 등 무력 도발 수위를 높이고 있다.

청와대 위기정보상황팀장을 역임한 차두현 아산정책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6월 30일 발간된 아산정책연구원 이슈 브리프 ‘윤석열 정부의 대북정책 제언: 대핵(對核) 능력 발전과 적극적 북한 변화 유도’에서 “윤석열 정부의 대북정책은 한반도 안보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면서, 완전한 비핵화 이전까지 북한의 핵 위협을 억제하고 대응할 구체적 수단을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며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미국의 협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차두현 연구위원은 최근 북한이 보여주고 있는 행태의 특성에 대해 ▲어떠한 어려움이 있어도 핵보유국 지위를 확보하겠다는 의지 ▲남북관계 주도권은 핵 능력을 지닌 북한이 지니고 있다는 인식 ▲미국이 타협할 때까지 핵 능력 고도화를 지속하면서 이를 가시적으로 보여주겠다는 의지 등 3가지로 분석했다.

차두현 아산정책연구원 수석연구위원 | 이유정/에포크타임스

차 연구위원은 당장 올해 안에 해결해야 할 대북 정책 과제로 “북한이 기존의 주장을 반복하는 한 타협은 없다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미국이 쿼드 정상회의를 통해 발표한 ‘인도-태평양 해양경계 파트너십’과 같은 강화된 모니터링 시스템이나 세컨더리 보이콧을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향후 북한의 도발 행위에 대해 분명히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겠다는 선언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북한이 전략적 도발과 재래 도발을 병행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 유의해 재래식 도발을 할 경우 신속한 현장 대응이 가능하도록 현장 지휘관 재량권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이는 북한이 추가적 행동을 할 경우 직면하게 될 불이익이 무엇인지를 사전에 알림으로써 위협 의지를 약화시키는 효과도 있지만, 급작스러운 역내 긴장 고조를 우려한 중국과 러시아 등 주변국들의 대북 자제 영향력 행사 움직임을 유도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차두현 연구위원은 또 다른 과제로 “북한 정권의 잘못된 행태와 관계없이 북한 주민들에게는 도움을 주려 했다는 인식을 북한 주민과 국제 여론에 각인시켜야 한다”면서 “이는 국제 여론의 지지를 얻을 수 있고 비핵화를 위한 대북 압력의 정당성과 함께 글로벌 중추국가로서의 이미지도 축적된다”고 부연했다.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 반면교사 삼아야

차 연구위원은 문재인 정부 5년 동안 대북정책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짚으며 반면교사로 삼을 것을 조언하기도 했다. 그는 가장 큰 반면교사로 ‘북한의 전략적 결단에 의존하고 평양의 호의를 기대한 정책’을 꼽으며 “이는 결국 북한의 핵 능력 고도화와 함께 남북한 관계의 주도권을 빼앗기고 북한에 끌려가는 구도를 낳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이 핵과 미사일 실험의 모라토리엄을 선포한 이후에도 핵과 미사일 개발을 지속해왔을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차 연구위원은 “북한은 고도화된 핵 능력을 바탕으로 수시로 우위를 확인하려는 행태를 보였다”며 “남북 관계의 주도권은 자신들이 쥐고 있으며, 일시적으로 단절됐다고 해도 평양이 원하면 언제든 복원할 수 있다는 인식이 고착화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남북대화와 화해협력에 집착한 문재인 정부의 북한 도발 및 우리 국격 훼손에 대한 미온적 대응은 결국 우리 정체성과 이익에 대한 희생으로 나타났다”며 대표 사례로 △탈북 선원 2명 강제송환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폭파 △해양수산부 공무원 피살 사건 △대북전단 살포 금지 등을 거론했다.

대북전단 살포 금지를 규정한 2020년 12월의 ‘남북관계발전법’ 개정 역시 표현의 자유 제한에 대한 국내적 논란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대북전단 관련 반발을 고려해 일방 처리됐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 사진은 2014년 10월 10일,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통일동산주차장에서 탈북자 단체인 자유북한운동연합이 대북전단 풍선을 준비하는 모습 | 연합뉴스

이 밖에도 “대북 화해 협력에 중심을 둔 지난 정부의 대북정책은 한미관계에도 악영향을 미쳤다”며 “북한 비핵화를 지향한 남북한 및 미북 간 정상외교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정보공유나 조율은 이뤄지지 않았고,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 대한 과대포장, 대북 제재 조기 해제 등을 둘러싼 한미 간 이견은 상호 불신의 근원이 됐다”고 평가했다.

바람직한 대북정책은?

차 연구위원은 “윤석열 정부의 대북정책이 북한의 진정한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자유민주주의·시장경제·인권 존중이라는 우리 정체성을 분명히 하고, 보편적 가치에 입각한 정책을 추진토록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북한 인권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북한의 인권이나 국제적 도덕률에 대한 훼손 및 위반은 향후 남북관계가 원활한 시기에도 적시에 지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는 북한이 수령독재에 대한 주민 불만을 다른 곳으로 돌리기 위해 우리에 대해 도발이나 비난을 가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서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는 북한인권 특사 임명, 북한인권재단 설립, 한국 정부와 유엔 인권 서울사무소와의 협력관계 강화, 유엔의 북한 인권결의안 관련 공동제안국 참여 등을 제안했다.

덧붙여 “북한이 우리의 재산이나 우리 국민들에 대해 위해를 가했을 경우에는 이에 대한 피해구제, 배상 등을 요구하는 적극성을 발휘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차 연구위원은 지난 10여 년간 고도화돼 온 북한의 핵 능력을 고려할 때 북한 비핵화가 쉽지 않은 과제라는 것을 전제하며 “북한의 비핵화와 병행해 북한 핵 위협에 대처하기 위한 능력의 증강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실물적인 확장억제의 위력을 체감하지 않는 이상 앞으로도 거리낌 없이 핵 협박을 계속할 가능성이 크다”고 관측하며 “‘한미 확장억제전략협의체’를 나토(NATO)식 핵기획그룹(NPG)으로 발전시키는 한편, 북한의 핵 사용 시 대응을 한미 연합작전계획에 반영하고 연합 연습훈련 시에도 유사시 대응 경험을 축적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차두현 연구위원은 “북한의 궁극적 목표는 김정은 중심의 1인 권력체제 유지에 있으며 이를 위해 핵 개발이 최선의 수단이라고 판단하고 있는 듯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핵 개발을 고집할 경우 김정은의 1인 지배체제가 오히려 흔들릴 수 있다는 위기감을 줘야 하고, 핵 개발이 대내적인 주민 통제와 대외적 체제 안전보장을 저해할 수 있다고 판단하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