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코로나 창궐…尹 대통령 “백신·의약품 지원 방침”

이윤정
2022년 05월 14일 오후 3:01 업데이트: 2022년 05월 14일 오후 3:01

김정은 “코로나 확산, 건국 이래 대동란”
외신 “北, 코로나 백신 미접종국…재앙될 수도”
유엔 “北 주민 도울 준비돼 있다”
美 “코백스 백신 기부하면 지지”

북한에서 코로나19가 창궐하면서 국제사회가 인도적 지원에 나서는 가운데 우리 정부도 북한에 백신 등 의약품을 지원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에서 5월 13일 하루 동안 17만4400여 명의 발열자(유열자)가 발생하고 21명이 사망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4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이날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 주재하에 열린 정치국 협의회에서 국가비상방역사령부는 이 같은 상황을 보고했다. 아울러 지난 4월 말부터 5월 13일까지 발생한 발열 환자 수는 52만4440여 명, 누적 사망자 수는 27명이며 발열 환자 중 24만 3630여 명이 완쾌됐고 28만810여 명이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북한은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을 공식 인정하고 전국을 봉쇄하는 등 국가방역체계를 ‘최대 비상방역체계’로 전환한 상태다.

통신에 따르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악성 전염병의 전파가 건국 이래의 대동란”이라며 “당과 인민의 일심단결에 기초한 강한 조직력과 통제력을 유지하고 방역 투쟁을 강화해 나간다면 얼마든지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국제 사회로부터 도움을 받기보다는 자력으로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우리가 직면한 보건 위기는 방역사업에서의 당 조직들의 무능과 무책임, 무역할에도 기인한다”며 방역 허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북한 당국은 모든 의료진을 동원해 총력 대응에 나섰지만, 이번 사태가 대재앙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북한 주민들이 대부분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지 않았고 의료 인프라도 열악하기 때문이다.

CNN은 북한이 그동안 국제사회의 백신 지원을 거부해 온 사실에 주목했다. CNN은 13일(현지 시간) “북한의 황폐한 보건 인프라는 감염성이 높은 질병에 걸린 수많은 환자를 치료하는 임무를 수행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며 “백신 접종을 거의 못 한 북한의 상황이 재앙을 초래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CNN은 “북한은 글로벌 코로나 백신 공유 프로그램인 코백스(COVAX) 지원 대상임에도 어떠한 백신도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북한 인구 대부분이 미접종이라고 가정할 때 제한된 검사 능력, 불충분한 의료 인프라, 외부 세계와 격리된 북한에서의 발병은 빠르게 치명적으로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북한의 코로나19 확산 소식이 알려지자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도 우려를 표하며 지원 의사를 밝히고 있다.

파르한 하크 유엔 부대변인은 13일(현지 시간)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의 코로나19 확산에 대해 “우려를 갖고 관련 보도를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인도주의 파트너들과 함께 코로나19와 그 밖의 다른 이슈와 관련해 도움이 필요한 북한 주민들을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미 국무부는 코백스를 통한 자국 백신의 북한 지원에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미 국무부는 “미국이 직접 북한에 백신을 지원할 계획은 없지만, 코백스가 미국이 제공한 화이자 백신을 북한에 기부할 경우 반대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국무부는 “북한의 코로나 발생이 북한 주민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우려하고 있다”며 “북한이 국제사회와 협력해 자국민에게 신속하게 백신을 접종하길 촉구한다”고 했다.

러시아 정부도 북한에 백신을 지원할 뜻을 내비쳤다. 로이터 통신은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의 발언을 인용해 “북한 사람들은 우리가 다양한 종류의 코로나19 백신을 보유하고 있고 이에 대한 풍부한 경험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며 “만약 그들이 우리의 백신을 요청할 경우 우리는 즉시 북한에 백신을 지원해줄 것”이라고 말했다고 13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도 북한 주민들에게 코로나19 백신을 비롯한 의약품을 지원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강인선 대변인은 13일 서면 브리핑에서 “최근 북한에선 코로나19 대유행으로 감염 의심자가 폭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면서 “구체적인 지원 방안은 북한 측과 협의해 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 12일, 단거리 탄도미사일 3발을 연속 발사하며 윤석열 정부 취임 후 첫 도발을 감행했다. 이에 국가안보실은 보도자료를 통해 “미사일 발사를 중대한 도발 행위로 규정하고 강력히 규탄한다”는 입장을 냈다. 이후 하루 만에 북한에 코로나 백신 등 인도적 지원 방안을 발표한 것에 대해선 “인도적 협력과 군사 안보 차원의 대비는 별개”라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