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인권문제 외면 더 이상 안돼” 국회서 북한인권재단 설립 정책 대토론회 개최”

더불어민주당은 5년 넘게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 안해
최창근
2022년 06월 13일 오후 4:01 업데이트: 2022년 06월 13일 오후 4:01

6월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국민의힘 태영호 의원실 주최로 ‘북한인권재단 설립을 위한 정책 제언 대토론회’가 개최됐다. 태영호 의원을 좌장으로 열린 토론회에는 김태훈 한반도인권과통일을위한변호사 모임(한변) 명예회장이 발제하고 윤여상 북한인권정보센터장,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이사장, 김수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정광성 월간조선 기자, 정재진 통일부 북한인권과장이 토론자로 참여했다.

토론회는 북한인권법이 발의된 지 11년 만인 2016년 3월3일 제정, 9월4일부터 시행됐으나 법령에 따라 출범해야 할 북한인권재단이 7년째 여야의 재단이사 추천 불발로 발족하지 못한 상황을 개선할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열렸다.

행사를 주최한 태영호 의원은 “북한 인권 문제를 다뤄야 할 핵심 기관인 북한인권재단은 진작 설치가 됐어야 하는데도 재단 이사 추천 문제로 6년째 개점 휴업 중이고, 그동안 북한 주민들의 인권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며 “지난 정부와는 달리 이젠 더이상 북한 주민 인권 개선에(서) 눈을 돌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토론회에는 국민의힘 원내외 지도부와 소속 의원들도 참석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모두발언을 통해 “북한은 이미 도덕성과 정당성을 상실한 지 오래이다. 인권문제야말로 하나의 지렛대로서 북한을 압박할 수 있는 수단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문재인 정부 시기 한국 정부가 유엔 북한 인권결의안 공동제안국에 참여하지 않은 것도 비판했다. 이준석 대표는 “민주당은 이름은 ‘민주당’이지만 민주와 인권에 대해 선택적 대처를 해 비판을 받아왔다. 한국에선 본인들이 민주화에 기여를 했다면서 권위를 세우려 하지만 국제적인 이슈에 대해서는 중국과 러시아의 눈치를 보며 말을 못 하고, 북한 인권에 대해서는 피해 가려는 모습을 보이고 이율배반적이기 때문에 그들이 말하는 민주와 진보의 가치가 빛이 바래고 있다.”고 더불어민주당의 북한 인권 문제 경시를 비판했다. 이어 그는 “통일 후 독일에서는 동독 공산당 서기장까지 재판에 세웠다. 북한에서의 수많은 인권 유린 사태들을 잘 정리하고 통일 이후에도 책임질 사람은 책임지게 만드는 것이 원칙일 것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6월 13일 국회에서 개최된 북한인권재단 설립을 위한 정책 제언 대토론회. | 연합뉴스.

국민의힘 원내 사령탑인 권성동 원내대표도 “인권 문제는 인류 보편의 가치이고 가치를 보호하고 증진하는 데 있어 다른 가치를 우선시할 수 없다. 국민의힘이 여당 시절에 북한인권법을 어렵게 제정했는데, 여기 보면 북한 인권재단 인사 추천을 여야가 함께 하기로 돼 있다. 민주당은 지난 5년 동안 다수당이란 이유로 추천을 하지 않고 직무유기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결단만 내리면 된다. 지금 당장 북한인권재단을 설립할 수 있다. 대한민국 헌법상 북한 주민도 대한민국 국민 아닌가. 대한민국 국민의 인권 상황을 개선한다는 데 반대는 있을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북한인권재단 설립은 ‘당위’이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도 강조했다.

김태훈 한변 명예회장은 ‘북한인권재단의 설립과 과제’ 발제문에서 그동안 통일부의 북한인권재단 출범 지체가 위법·위헌 소지를 띤다고 지적하는 동시에, 현재 북한인권법상에 불분명한 탈북민의 정의 등 미비점 보완과 탈북민 강제송환 금지 및 송환 결정 절차 투명화를 법제화할 것을 주문했다. 더하여 “더불어민주당이 북한인권법의 핵심기구인 북한인권재단 이사를 추천하지 않고, 이에 따라 재단 설립이 지체되고 있는 것은 위헌·위법적 요소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수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북한인권재단 설립의 핵심 제약 요소는 교섭단체를 구성하는 정당이 이사를 추천하도록 한 규정”이라며 “궁극적으로 이사 추천 방식의 개정을 추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윤여상 북한인권정보센터 소장,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이사장, 탈북민 출신 청년인 정광성 월간조선 기자 등은 북한인권재단 인적 구성을 탈북 인사들 중심으로 해야 한다는 의견, 현재 통일부 산하인 재단을 법무부나 총리실 또는 국가인권위원회에 둬야 한다는 의견 등을 제시했다.

북한인권법은 북한인권 실태 조사 등 북한 인권 증진과 관련된 연구와 정책개발 수행을 위해 북한인권재단을 설립하고, 통일부 장관과 국회 추천을 통해 12명 이내 이사를 두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사 추천 등 여야 갈등으로 재단 출범이 지연돼왔다.

폐쇄된 북한인권재단 사무실. 2016년 북한인권법 제정 후 북한인권재단 출범이 지연되면서 서울 마포구에 사무실을 임차했던 북한인권재단은 5년 넘게 개점 휴업 중이다. |연합뉴스.

북한인권재단은 2016년 3월2일 여야 합의로 처리된 북한인권법에 따라 설립되는 법정기구다. 북한 인권 실태조사, 북한 주민을 대상으로 한 인도적 지원, 북한 인권 증진 관련 연구와 정책 개발 등을 수행한다. 북한인권재단은 이사장 1명을 포함해 12명의 이사를 두고, 이사는 통일부장관이 추천한 2명과 여야 동수(5명씩)로 추천한 인사로 구성한다. 당시 여당이던 새누리당은 직업 외교관 출신 김석우 전 통일원 차관(현 북한인권시민연합 이사장)을 비롯한 여당 몫 이사 5인을 추천했으나 야당인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에서는 이사 추천을 하지 않았다. 이후 2021년 2월, 당시 야당인 국민의 힘은 김석우 전 통일부 차관, 김태훈 한반도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모임 회장, 박선영 사단법인 물망초 이사장, 제성호 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마수현 주빌리통일구국기도회 상임위원 등 5인을 단독 추천했으나 역시 더불어민주당은 이사 추천을 하지 않고 재단 출범을 ‘보이콧’했다.

더불어민주당의 북한인권재단 보이콧을 두고서 김석우 전 통일원 차관은 “기저에 기본적으로 북한 정권이 싫어하는 행위는 하지 않겠다는 것이 자리한다 본다. 북한인권법 제정의 기본 취지는 북한 주민, 즉 우리 동포가 인간이라면 누구나 누려야 할 자유와 권리를 향유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고 한국 정부는 적극 돕는다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북한 정권과 대립하지 않겠다는 생각을 바꾸지 않겠다는 듯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북한인권법에 따르면 외교부 산하에 북한인권국제협력대사도 임명해야 하는데 문재인 정부는 5년 동안 공석으로 두었다. 박근혜 정부에서는 이정훈 연세대 국제대학원 교수가 임명되었다. 5월 10일 출범한 윤석열 정부는 북한인권국제협력대사 인선도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후보군이 많아 검증과 인선에 시간이 소요된다.”고 밝혔다.

한편 김태훈 한반도인권과통일을위한변호사모임 명예회장은 통일부 장관,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장을 상대로 ‘북한인권재단 이사 임명 부작위위법 확인 소송’을 제기했으나 지난 5월 13일,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김정중 부장판사)는 본안 심리 없이 각하했다. 각하란 소송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경우 본안을 심리하지 않고 내리는 결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