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희토류 세계 최대 규모 회사 설립…“탄소중립 실현”

류정엽 객원기자
2021년 12월 27일
업데이트: 2021년 12월 27일

미중 갈등이 격화된 가운데 중국이 세계 여러 나라의 필수 자원이자 전략 물자로 취급되고 있는 희토류 시장의 확고한 장악을 위해 국유 기업을 합병해 세계 최대 규모의 희토류회사를 설립한 것으로 전해졌다.

2060년까지 탄소 중립을 선언한 중국은 새로 설립한 기업을 통해 희토류 생산 분야에서 저탄소를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희토류는 산업, 군사 분야에서 전략 물자로 취급되어 온 만큼 중국을 압박하려는 미국과 그 이념을 같이하는 국가들에 적지 않은 위협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희토류가 쓰이는 분야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전지, 전기자동차 등을 비롯해 전투기와 미사일 시스템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희토류는 리튬, 세슘, 토륨, 아르곤 등 17가지 희귀 광물이다.

23일 중국 관영 CCTV에 따르면, 이날 중국 장시(江西)성 간저우(贛州)에 중국희토그룹유한공사(中國稀土集團有限公司)가 공식 설립됐다. 장시성은 중국 최대의 희토류 생산지로 알려져 있다.

이번에 설립된 희토류그룹은 중국 국무원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가 직접 관리, 감독을 하며 시장화, 법치화 원칙에 따라 지분 다원화를 꾀한 중앙기업이다.

중국알루미늄그룹, 중국우쾅(五礦)그룹, 간저우희토그룹 등이 희토류 산업의 상호 보완 및 협력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는 한편 연구개발 분야에서는
강옌(鋼研)과기그룹과 유옌(有研)과기그룹 등 2개 기업이 희토류그룹으로 구성됐다고 신문은 전했다.

회사 지분은 중국 국무원 국유자산감독위원회가 31.21%를 보유하며 최대 주주로 알려졌다. 중국알루미늄, 우쾅, 간저우희토류는 각각 20.33%, 강옌과 유옌은 각각 3.9%의 지분을 보유한다.

신문은 희토류그룹 설립을 두고 희토류 역사 발전 규율의 필연적인 요구 사항이라고 했다. 중국은 2003년부터 희토류 산업을 3번에 걸쳐 통합했고, 이를 통해 열악한 환경을 개선해 나갔다. 하지만 고품질을 요구하는 시장 수요로 인해 시장발전법칙에 따라 합병 및 재편을 통해 후진성을 없애고 자원의 최적화된 배분을 실현하겠다는 방침이다.

신문은 그러면서 희토류그룹의 설립은 중국의 저탄소 정책 실현을 위한 것이라고 했다. 중국희토류그룹의 설립은 산업의 녹색 발전과 변혁을 위한 시급한 요구라며 희토류의 주요 공급국인 중국이 희토류의 급속한 개발로 많은 문제를 야기해왔으며, 미래 발전의 추세인 ‘저탄소’ 목표를 실현할 것이라고 했다. 친환경 희토류 생산업체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기후위기를 주도하던 중국은 미국과 갈등이 절정에 달하던 지난해 9월 ‘탄소중립’을 처음 발표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UN총회에서 ‘탄소중립 2060’을 선언, 중국이 30년에 걸쳐 해마다 8%씩 탄소배출량을 줄이겠다고 했다. 이로써 기후위기 기여자가 아닌 ‘해결사’를 자처했다.

이어 중국은 두 달 뒤 열린 G20 정상회담에서 203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여 나가 2060년에는 탄소중립을 실현하겠다는 구체적인 로드맵을 발표한 바 있다. 석탄소비 자제, 재생에너지 체제 전환, 신기술의 보편화를 통해 2060년에 이를 실현하겠다는 방침이다.

희토류를 얻는 과정에서 방사성 물질, 중금속, 유해가스, 독성 폐수 등의 찌꺼기가 발생한다. 또한 희토류 광산에서는 근로자들이 방사성 원소가 포함된 분진을 마셔가며 작업해야 한다. 이로 인해 많은 국가들은 전략적 물자인 희토류 생산을 원하면서도 심각한 환경 문제를 야기한다는 문제에 직면해 있다.

그렇기에 선진국에서는 섣불리 이를 생산할 엄두를 내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지난 4월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간저우시 희토류 기업의 40~50%가 생산을 중단했다는 보도와 함께 희토류 수요 급증으로 휴일 없이 24시간씩 채굴과 생산을 해 심각한 환경 문제가 초래됐다고 전한 바 있다.

중국의 이번 세계 최대 희토류그룹 설립은 친환경 희토류 생산업체를 표방하고 있으나 중국이 희토류 공급망을 공고히 다져 ‘무기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친환경을 명분으로 일원화된 신규회사로 중국 당국은 희토류 생산량부터 수출 물량, 가격까지 손쉽게 관여할 수 있게 됐다. 이럴 경우 세계 희토류 생산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이 시장가격을 주도하며 지배력을 확장할 수 있다.

또한 중국이 첨단산업의 핵심 원자재를 장악하는 셈이 되며, 이는 곧 중국과 이념적으로 뜻을 달리하는 국가들에게 위협이 될 수 있다. 중국의 희토류 세계 시장 점유율은 2020년 58.3%에 달했다.

지난 6월 미국 백악관은 중국의 희토류 수출 제한에 대비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긴 보고서를 발표한 바 있다.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희토류를 4대 공급망 분야 중 하나로 지목했다. 미국의 대(對) 중국 반도체 수출 금지에 중국이 희토류 카드를 들고 반격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었다.

미국 국방부도 지난 2월 호주 희토류 업체 리나스(Lynas Rare Earths)에 3040만 달러(약 359억 원)를 투자해 텍사스주에 희토류 처리 가공시설을 짓기로 했다. 호주에서 채굴한 희토류를 미국에서 처리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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