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홍콩 내 기독교 탄압 강화…국가보안법 적용” 전문가 경고

도로시 리(Dorothy Li)
2023년 11월 24일 오후 8:41 업데이트: 2024년 01월 6일 오후 7:17

중국공산당이 홍콩 내 기독교 탄압을 강화하고 홍콩을 ‘중국화(化)’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홍콩의 인권 및 자유를 위한 비정부기구 ‘홍콩 워치(Hong Kong Watch)’의 대표인 베네딕트 로저스는 “중국공산당이 홍콩의 ‘종교의 자유’를 억압하기 위해 점점 더 교활하고 교묘한 수법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홍콩은 여전히 국제적인 도시이므로, 교회나 기독교 관련 시설을 하루아침에 폐쇄하는 것은 홍콩의 국제적 명성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중국 정권도 이를 잘 알고 있다. 이에 교회 폐쇄가 아닌 ‘교회 통제’로 노선을 바꿨다”고 설명했다.

최근 홍콩 워치는 중국이 홍콩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함에 따라 홍콩 내 종교의 자유가 어떤 방식으로 훼손되고 있는지를 자세히 설명하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중국공산당이 2020년 홍콩 통제를 강화하기 위해 제정한 ‘홍콩 국가보안법’이 종교와 신념에 미치는 영향을 주목했다. 국가보안법 위반 시 최고 무기징역에 처할 수 있다.

보고서는 “국가보안법 시행으로 인해 종교계에서 자기검열이 팽배해졌고, 종교 지도자들은 점점 더 위축되고 있다”고 전했다.

로저스는 “모든 종교를 ‘사이비화’하려는 중국의 손길이 점차 홍콩으로까지 뻗치고 있다”며 “중국공산당은 종교 또는 영적 신념을 공산주의 이념에 맞춤으로써 궁극적으로 종교인들이 당에 충성하도록 만들려 한다”고 지적했다.

2021년 6월 12일, 영국 런던 트라팔가 광장에서 열린 홍콩의 민주주의를 위한 집회에서 인권운동가 베네딕트 로저스가 연설하고 있다. | Laurel Chor/Getty Images

또한 “실제로 몇몇 성직자들이 처벌을 받기도 했다. 지난해 홍콩의 개리 팡문위엔 목사는 톈안먼 사건의 추모 집회와 관련된 재판을 진행하는 법정에서 박수를 쳤다는 이유로 ‘선동 혐의’를 받아 약 1년간 교도소에 수감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처럼 양심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은 종교 탄압과 깊은 관련이 있다”며 “그들은 종교적 신념에서 영감과 정보를 얻어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역설했다.

경제적 어려움

미국 워싱턴 D.C.에 본부를 둔 싱크탱크 허드슨연구소의 종교자유센터 니나 시어 소장은 “중국이 홍콩의 종교를 탄압하기 위한 수단으로 국가보안법을 택한 것은 중국의 경제난과 관련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중국은 현재 경제적 어려움에 직면해 있는데, 국제적인 금융 허브인 홍콩을 통해 이를 극복하고자 한다”며 “중국이 위구르족을 탄압하는 방식을 홍콩에 그대로 적용할 경우 홍콩의 대외적 이미지가 크게 훼손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어 소장은 불가(佛家) 전통에 뿌리를 둔 영적 수련법인 파룬궁에 대한 중국의 반인륜적인 탄압 행위를 언급했다.

중국의 공식 자료에 따르면, 1990년대 후반 파룬궁 수련자의 수는 7000만 명에서 1억 명 사이로 추산된다. 장쩌민 당시 중국 국가주석은 파룬궁의 인기를 정권에 대한 위협으로 인식하고 1999년 7월 파룬궁 대규모 탄압 및 박해를 지시했다.

그 결과 파룬궁 수련자들은 지금까지도 구금, 고문, 강제노동, 강제 장기적출 등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

2023년 7월 17일, 허드슨연구소 선임 연구원이자 홍콩자유위원회 미 워싱턴 지부 담당자인 올리비아 에노스가 중국의 초국가적 파룬궁·션윈·홍콩 탄압에 관한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Madalina Vasiliu/The Epoch Times

허드슨연구소의 선임 연구원인 올리비아 에노스는 “홍콩인들도 머지않아 중국 본토 사람들과 같은 운명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그녀는 “중국 정권은 이전에도 위구르족을 ‘중국화’하려 시도할 때 서서히 그들의 목을 졸랐고, 그 강도(強度)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차 세졌다”며 “홍콩에 대한 탄압도 이제 막 시작된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중국공산당이 여기서 멈출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미국의 국제종교자유위원회 위원장인 누리 터켈은 “중국 정권은 권력에 대한 위협을 완전히 제거하기 위해 종종 종교인들을 ‘정신병 환자’ 또는 ‘전염병 환자’로 몰아간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위구르인들이 단체로 전염병에 걸렸으며, 중국 정부가 나서서 이를 관리하고 치료하고 있다’는, 말도 안 되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고 언급했다.

터켈은 “중국공산당 지도부는 종교인들이 당에 대한 충성심이 부족하다고 여긴다. 이에 교활한 수단을 동원해 종교인들의 명예를 실추시키거나 그들의 종교적 신념을 훼손하려 하고 있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중국의 이런 시도는 그들이 공산당 지지자가 될 때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연진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