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코로나 검사 1위 업체 ‘바이러스 퍼뜨린 혐의’로 조사

김윤호
2022년 01월 30일 오후 3:47 업데이트: 2022년 01월 30일 오후 5:38

최근 중국에서 바이러스가 재확산하는 가운데 한 의료업체가 중공 바이러스(코로나19 병원체)를 고의로 확산시킨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은 지난 12일 중국 허난성 쉬창(許昌)시 공안국이 이날 중국 핵산검사 분야 선두기업인 ‘진위(金域) 메디컬 그룹’에 보낸 통보문을 통해 확인됐다. 이 통보문은 중국공산당(중공) 최고검찰원 홈페이지에도 게재됐다. 공산당 최고위층이 사실 공표를 허락했다는 의미다.

쉬창시 공안국은 통보문에서 “공안국 조사 결과 정저우(鄭州)진위 책임자인 장모둥(張某東)이 전염병 예방법 규정을 위반하고 신종코로나바이러스(중공 바이러스)와 신종폐렴을 퍼뜨리는 행위를 저질렀다”고 밝혔다.

이어 “형사범죄 혐의로 입건하는 등 사건을 처리하고 있다”며 “관련법에 따라 10년 이상의 징역, 혹은 무기징역에 처할 수 있는 중범죄”라고 설명했다. 아직 정확한 혐의 내용은 전해지지 않았지만, 검찰은 장씨에 대해 단순 과실이 아닌 고의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정저우진위의 모회사인 진위 메디컬은 중국 최대 의료검사 전문기업이다. 중국과 홍콩에 38개 연구소를 설치, 2만3000개 이상의 병 의원에 검사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회사의 검사 서비스는 중국 전체 인구의 90% 이상을 차지한다. 시장가치 500억 위안(약 9조5천억) 이상이다.

진위 메디컬은 그동안 데이터를 조작하거나 감춰 상황을 은폐하고 심지어 고의로 확산시켰다는 의혹에 휩싸여 있었다. 검사 결과 양성인데도 병원 측에 음성으로 통보해 감염자를 지역사회로 복귀시켰다는 소문도 나돌았다. 바이러스를 퍼뜨려 매출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날 의혹 일부가 사실로 드러나면서 중국 사회에 큰 충격을 안겼다. 13일 회사 측 발표 이후 이틀간 메디컬 주가는 10% 빠지면서 26억 위안(약 4900억원)이 증발했다.

진위 메디컬은 이날 두 차례 성명을 발표하며 여론 진화에 나섰지만, 오히려 불난 데 기름을 끼얹은 꼴이 됐다.

회사는 첫 번째 성명에서 “자회사인 정저우진위는 위저우시 보건당국으로부터 전염병 상황 조사에 참여하라는 통보문을 받았다”며 “지난 10일 공안기관에서 현지 회사 직원을 조사했으며, 아직 조사가 진행 중이며 결론은 나오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어 같은 날 두 번째 성명을 내고 “바이러스 유포, 샘플 분실, 데이터 조작·은폐 등 인터넷에 떠도는 루머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악의적으로 루머를 유포하는 사람에 대해 법적 책임을 물을 권리가 있다”고 경고했다.

용의자 장씨가 구체적으로 어떠한 ‘바이러스 전파 행위’를 저질렀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그가 어떠한 형태로든 바이러스 전파 행위를 한 것은 분명해 보인다.

중국 허난성 쉬창(許昌)시 공안국이 지난 12일 중국 핵산검사분야 선두기업인 ‘진위(金域) 메디컬’에 조사 협조를 요청했다는 내용을 알린 회사 측 성명서(좌). 최고인민검찰원의 관련 통지. 모바일 화면(우) | 화면 캡처

이와 관련해 코로나19 검사로 엄청난 수익을 내고 있는 기업 임원이 단순히 개인적인 어떤 목적이나 사회에 대한 반감으로 바이러스를 퍼뜨렸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게 현지 반응이다. 회사 매출을 높이기 위한 목적이라는 견해가 대부분이다.

진위 메디컬은 작년 3분기 영업이익 31억6천만 위안(약 6010억원), 순이익 6억만 위안(약 114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 중 코로나19 검사 수익은 12억5천만 위안(약 2380억원)에 이른다.

중공은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지역 또는 도시를 봉쇄하고 주민 전체를 대상으로 검사를 수차례 실시하는 이른바 ‘제로 코로나’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감염자가 없는 지역에서 확진자가 몇 명만 발생해도 검사업체 수익은 폭증할 수 있는 구조다.

중공 당국도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혼란 상황을 막기 위해 이 같은 행위를 저지하겠지만, 문제는 투명성이다. 중국 평론가들은 당국이 통보문 공개로 책임 소재를 명확히 했지만, 책임자 몇 명 처벌하는 선에서 마무리하고 전체 조사결과는 비공개로 처리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당국은 코로나19 재확산이 방역 실패 때문이 아니라 기업인의 일탈 때문이라는 해명은 필요하지만, 사건의 파장이 커져 진위 메디컬 윗선으로 조사가 확대되는 것은 원치 않는다는 것이다.

진위 메디컬은 중공의 방역을 이끈 감염병 전문가인 중공 공정원 중난산(鍾南山) 원사가 깊이 개입한 기업이다. 이 회사의 최고학술위원회는 중난산이 의장을 맡고 있다.

중난산 원사가 진위 메디컬 최고학술위원회 주석(의장)을 맡았다는 내용을 알린 중국 언론 기사 | 화면 캡처

또한 진위 메디컬을 당초 광저우 의대가 경영하던 산학협동 기업으로, 이 대학은 1992년부터 2002년까지 중난산이 학장을 맡은 바 있다. 이 기업은 1997년 ‘진위 의학검사센터’로 간판을 바꿔달았고 이후 당국의 지원 속에 의료검사 전문업체로 성장했다.

진위 메디컬은 코로나19 확산과 함께 급성장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진위 메디컬 량야오밍(梁耀銘) 회장은 2022년 신년사에서 “작년 11월 기준 핵산검사 완료 건수가 2억2만 건으로 세계 1위를 기록했다. 하루 핵산검사는 130만 건”이라고 말했다. 같은 기간 회사주가도 급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