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캄보디아 中 대사관에 “불내놓고 사람구하는 격”이라 비난한 이유?

정향선 인턴기자
2022년 08월 24일 오후 12:02 업데이트: 2022년 08월 25일 오전 9:58

최근 취업 사기에 걸려들어 캄보디아에 온 대만인들이 불법 행위를 강요당하고 감금·구타·성폭행, 심지어 장기적출을 당하는 피해가 속출하는 가운데 중국 당국이 이들에게 “영사 보호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中 “대만 동포는 중국 국민, 영사 보호 서비스를 제공하겠다”

20일 심야, 주(駐)캄보디아 중국 대사관이 ‘캄보디아에 있는 대만 동포들에게 보내는 서한’을 발표했다. 

대사관은 서한에서 최근 대만 동포들이 캄보디아에서 온라인 도박, 통신 사기 등 각종 범죄 활동을 강요당한 사실이 언론에 보도됐다며 피해자들이 하루빨리 구출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어 “대만 동포는 중국 국민”이라며 “중국 대사관은 대만 동포의 합법적인 권리를 지켜줄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조국은 언제나 당신들의 든든한 후원자다. 캄보디아에서 어려움에 부딪히면 우리에게 연락하라”며 “주캄보디아 중국대사관은 대만 동포를 포함한 모든 현지 중국 국민들에게 시의적절하고 효율적인 영사 보호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대만 외교부 “영사 관할권을 다른 나라에 아웃소싱하지 않겠다” 

중국 당국이 서한을 발표하자 대만 외교부는 21일 “영사 관할권을 행사하는 것은 중화민국(대만) 주권의 일부”라며 “절대로 다른 나라에 영사 주권을 아웃소싱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억류된 국민들을 최대한 빨리 집으로 데려오기 위해 캄보디아 법 집행 당국과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 만연한 범죄는 ‘中 일대일로가 남긴 독()’ 

캄보디아에서 가장 많은 범죄가 일어나는 곳은 시아누크빌로 알려졌다. 

대만 진먼(金門)대학 국제·(중국)대륙관계 학과 루정펑(盧政峰) 부교수는 22일 에포크타임스에 시아누크빌은 중국 당국이 일대일로(一帶一路)를 명분으로 캄보디아에 지원한 자금으로 건설된 신도시라고 말했다. 

일대일로(一帶一路)는 중국 당국이 추진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다. ‘일대(一帶)’는 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 실크로드, ‘일로(一路)’는 중국에서 동남아, 아프리카, 유럽으로 이어지는 해상 실크로드를 뜻한다. 

루 부교수에 따르면 중국은 시아누크빌에 각종 호텔, 여관, 카지노 등 많은 기초 인프라를 세웠다. 그러자 일자리도 많이 생겼다. 일자리를 좇아 이곳에 온 많은 대만 사람이 취업 사기를 당했다. 

대만 외교부는 중국의 일대일로 정책이 남긴 ‘독(毒)’ 때문에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이 범죄의 온상으로 전락했다고 지적했다. 

대만 외교부는 “지금까지 대만,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여러 국가의 국민들이 캄보디아에서 피해를 본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주캄보디아 중국대사관은 이를 기회 삼아 ‘중국 공산당 정부가 해외에서 효율적으로 대만 동포를 구조할 수 있다’는 이미지를 조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 대사관의 발표는 “불을 내면서 사람을 구하겠다고 외치는 것과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홍콩 매체 “中 범죄자들, 캄보디아서 취업을 빌미로 범죄 저질러”

한편 19일 홍콩 매체 HK01은 중국 범죄자들이 일대일로를 명분으로 캄보디아 당국과 결탁해 사기, 도박, 장기매매 등 범죄를 저질렀다고 전했다. 

매체는 범죄조직의 주요 배후자로 둥러청(董勒成)·쉬아이민(徐愛民)·서즈쟝(佘智江) 등 3명을 지목했다. 이들은 중국에서 지명수배가 내려진 범범자로, 캄보디아에서 신분을 세탁한 후 대형 도박장을 운영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