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충칭서 진단 키트업체 8천명 해고에 대규모 시위

소피아 램
2023년 01월 13일 오후 5:26 업데이트: 2023년 01월 13일 오후 10:34

회사 측 일방 통보에 종업원들 분노 폭발
중국 ‘제로 코로나’ 폐지 여파…공안 투입

중국 대도시 충칭에서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충칭에 위치한 코로나19 자가진단키트 제조업체 자이바이오(Zybio)가 사전 예고 없이 자사 노동자 수천 명을 집단 해고하면서다.

지난 7일(현지 시간) 밤 충칭 자이바이오 생산 공장 앞에서는 분노한 노동자들이 코로나19 검사키트 상자를 내던지고 회사 사무실로 난입하다가 진압에 나선 공안과 물리적으로 충돌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과정에서 공안이 시위대의 기세에 주춤했고, 반대로 시위대는 공안을 향해 물병 등을 던졌다. 시위대가 공안과 물리적인 충돌을 빚으면서까지 공안에 맞서는 경우는 중국에서 드물다.

에포크타임스 중국 취재원에 따르면, 자이바이오는 중국 설날인 춘절을 앞두고 약 8000명가량 직원을 해고했다. 회사 측은 직원들에게 설 연휴를 앞당길 테니 일찍 고향으로 떠나라고 통보하며 사실상 근로계약을 종료했다.

해고된 직원 중 대다수는 작년에 고용된 사람들이었다. 중국 당국의 강력한 코로나19 방역 정책인 ‘제로 코로나’로 코로나19 자가진단키트의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공장은 근로자들을 새로 채용해 생산량을 늘렸다.

그러나 지난달 중국 당국이 갑작스럽게 ‘제로 코로나’ 정책을 폐지하면서 자가진단키트의 수요가 줄고 가격이 내려가자 사측은 노동자 수천 명에게 임금도 제대로 지불하지 않은 채 일방적인 해고를 통보했다.

도화선이 된 정리해고

자이바이오 직원 샤오둥(가명) 씨는 본지에 “회사의 갑작스러운 해고로 시위가 촉발됐다”고 설명했다.

인구 3000만 도시 충칭은 지난 3년간 봉쇄 조치를 겪었다. 지난해 11월에는 대규모 시위가 발발했고, 이어 12월에는 코로나19가 다시 급증해 큰 타격을 받았다. 이런 가운데 설 직전에 날벼락처럼 닥친 정리해고는 수많은 사람이 그동안 힘겹게 붙잡고 있던 인내의 끈을 끊어지게 했다.

샤오둥 씨는 회사가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비난하며 “회사는 우리에게 떠나라고 하면서 언제 다시 부를지, 밀린 임금을 제대로 지불해 줄지에 대해서는 알려주지 않았다”고 전했다.

샤오둥 씨에 따르면, 자이바이오는 당초 임금 인상과 함께 춘절 연휴에 근무할 직원들에게 3000위안의 보너스 지급을 약속했다. 지난해 6월 입사한 샤오둥 씨는 “회사의 매출은 점점 늘었고, 회사는 12월 초에 추가로 인력 6000~7000명을 모집했다. 또 세 차례에 걸쳐 보너스를 지급하겠다고 했었다”고 했다.

그러나 중국 공산당 정권(CCP)이 봉쇄 조치를 해제하고 PCR 의무 실시도 중단하면서 회사의 수익은 감소했다. 샤오둥 씨는 자이바이오의 이번 대량 해고에는 회사 전체 인력의 약 80%가 포함됐다고 덧붙였다.

PCR에서 항원검사까지

중국 당국의 갑작스러운 코로나19 방역 완화 정책은 최근 중국 전역을 혼란에 빠뜨렸다. 시민들은 의약품 부족을 호소하고, 병원은 현재 환자들로 넘쳐나며, 화장터에는 24시간 시신이 밀려들어와 쌓이고 있다.

중국 내 코로나19 감염이 가파르게 재확산하면서 농촌 지방 등 중국 일부 지역들은 의약품은 물론, 항원검사키트 부족을 호소했다. 더불어 다른 지역들에서는 PCR 검사 의무화가 폐지됐다.

그러자 자이바이오는 PCR 검사키트에서 항원검사키트를 중심으로 생산하기 시작, 돌파구를 찾아낸 듯 보였다.

그러나 주문은 더 이상 들어오지 않았다.

“문제를 일으키지 마라”

샤오둥 씨는 정리해고가 형식적인 방식으로 진행돼 노동자들이 더욱 격분했다고 말했다. 어떤 경영진도 직원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제대로 알려주지 않았고, 인사 관계자만 나와 확성기로 “그냥 시키는 대로 하면 된다. 문제를 일으키지 마라”고 소리를 지르며 나가라 명령했다는 것.

이 같은 상황 직후 촉발된 이날 시위 현장에는 진압에 나선 공안은 물론 충칭시 관계자까지 와서 사태를 파악했다. 공안은 시위대를 향해 즉시 떠나지 않으면 공공질서를 어지럽힌 혐의로 체포하겠다는 방송을 내보냈다.

이에 시위대는 자이바이오가 체불된 임금을 지급하기로 약속한 후 해산했다.

한편 본지는 자이바이오에 여러 번 연락을 시도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