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정부, 해외 자선단체·자원봉사 후베이성 진입 금지 논란…물품 직접 전달도 차단

현지 의료계 "정부쪽 자선단체 통하면 너무 늦어...직접 전달해달라"
니콜 하오
2020년 1월 29일 업데이트: 2020년 1월 29일

중국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진원지인 후베이성에 대해 해외 자선단체와 자원봉사자의 진입을 금지하고, 의료 물품을 해당 지역 병원에 직접 보내는 것을 금지해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26일 중국의 행정안전부에 해당하는 민정부는 어떠한 해외 자선단체나 자원봉사자도 후베이성에 들어갈 수 없으며, 향후 모든 기부금은 국영 자선단체에서 대신 처리한다는 공문을 발표했다.

공문에서는 현재 후베이성에서 의료보호복, 수술용 마스크, 보호용 고글, 소독제 등 의약품이 부족하다면서도 국제적인 공식 단체라도 기부금과 물품을 병원에 직접 전달할 수 없으며 반드시 후베이성 지방정부와 우한시 질병관리 단체를 통해서만 기부할 수 있다고 규정했다. 생필품과 비상약품이라도 당국의 승인 하에 정부기관을 통해서만 반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웨이보 등 중국 소셜미디어에서는 긴급한 상황에서 당국이 불필요한 제재와 절차를 만들어 가뜩이나 물자가 부족한 후베이성의 상황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공산정권이 우한 폐렴에 대한 정보통제와 언론검열을 강화하는 사이, 다양한 경로를 통해 실제 사망자와 감염자는 당국이 발표한 수치를 훨씬 능가한다는 소식이 흘러나오고 있다.

우한시는 지난 23일 사실상 중앙정부가 발령한 도시 봉쇄령으로 우한시를 벗어나는 모든 교통수단과 도로망이 차단됐으며, 이후 봉쇄령이 확대돼 후베이성 19개 도시 중 18개 도시가 봉쇄됐다.

이러한 출입 제한으로 인해 의약품 수송이 지연되면서 해당 지역 병원에는 기초적인 의약품이 부족해 치료에 어려움을 겪거나 병상이 모자라 하루 수백명씩 의심환자들이 발길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부의 의료물픔 지원 등 도움을 요청한 우한 지역 병원, 의사들의 공문 | 중국 온라인 화면 캡처

이런 와중에, 중국 네티즌들은 자체적으로 기부모임을 조직해 우한시민과 후베이성 주민 살리기에 나섰으나, 적십자회 지부 등 현지 당국이 운영하는 기부단체에 발목을 잡히는 상황이다.

한 소셜미디어 이용자는 다른 네티즌과 함께 바이러스 차단효과가 우수한 N95 마스크를 대량으로 모아 우한 병원에 기증하려 했으나, 우한 적십자회 직원과 경찰관들에 의해 마스크를 압수당하는 일을 겪었다고 주장했다.

27일 우한 적십자회는 이 주장에 대해 “적십자회는 기증된 물품만 수집하고 우한시 보건위원회에 보고 후 배포하기 때문에 네티즌의 게시물 내용이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중국 관영 기부단체의 중간착복과 늑장대처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라는 게 중화권 온라인의 중론이다.

2008년 중국 쓰촨성 원촨시에서 규모 8.0의 대지진이 발생했을 당시에도 반정부 기구인 중국 적십자회가 공금을 남용해 기부금을 반 토막 나게 한 사건이 있었다.

당시 적십자회 왕하이징(王海慶) 사무총장은 중국 관영 언론과 인터뷰에서 “일반적으로 기부금의 6.5%를 ‘처리 수수료’로 받지만, 자연재해 때는 2%만 받는다”고 생색을 내 여론의 공분을 일으켰다.

실제로 중국 적십자회를 비롯한 관영 자선단체에 모인 원촨 대지진 성금은 총 650억 위안(약 10조 9900억원)에 이르지만, 현재까지 이들이 지원했다고 발표한 금액은 4분의 1에 못 미치는 150억 위안(약 2조5000억원)에 그친다.

지난 23일 우한시내 8개 병원은 공식 SNS 계정을 통해 “외과용 가운, 의료용 모자, N95 마스크와 같은 중요한 의약품이 부족하다”며 기부와 지원을 요청했다.

정부 당국의 지원이 제때 이뤄지지 못하는 사이, 온라인 쇼핑몰마저 관련 물품이 매진되면서 병원들은 물론 다수의 의사를 포함한 우한 의료계가 위챗 등 메신저에 개설된 의료진 단톡방 등을 통해 다급한 신호를 내고 있다.

놀라운 것은 이러한 도움 요청을 했다는 사실만으로 직위가 박탈되거나 불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이다.

항공우주(湖北航天)병원에서 근무하는 의사 후디안보(胡電波)가 한 의료진 채팅방 도움요청 글을 올린 화면 | 위챗 화면 캡처

후베이성 항공우주(湖北航天)병원에서 근무하는 의사 후디안보(胡電波) 박사는 인터넷 검열관의 추적으로 그의 직위가 즉시 박탈될 수도, 최악의 경우 체포될 수도 있다고 우려하면서도 필요한 물품을 얻기 위해 기꺼이 위험을 감수했다고 고백했다.

우한 지역 의사들은 우한시 보건당국인 위생건강위원회나 적십자회를 통할 경우, 물품 전달에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병원에 직접 기증해 달라고 촉구했다.

에포크타임스는 이들과 연락을 취하려 했으나, 물품 구호를 요청한 의사들의 소셜 미디어 계정이 이미 삭제됐기 때문에 이들과 연락할 수 없었다.

또한 이런 의사들이 소속된 것으로 알려진 병원 측 역시 어떠한 정보에 관해서도 확인을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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