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정부 연구비 몰래 받아오다 들통난 美 과학자 54명 실직

윤건우
2020년 6월 17일
업데이트: 2020년 6월 17일

미국 당국에 신고하지 않고 외국 정부의 자금지원을 받아온 연구자 수십 명이 적발됐다. 숨긴 돈의 93%는 출처가 중국이었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은 최근 미국 내 연구기관 87곳에서 근무하는 과학자 189명에 대한 심사 결과를 공개했다.

조사 대상자 70%(133명)가 외국 정부(기업·개인)의 금전적 지원을 신고하지 않았고, 54%는 외국의 인재 지원 프로젝트 참여를 은폐하고 있었다.

외국기업과 연계 숨긴 경우가 9%, 공개되지 않은 외국 특허를 가진 경우가 4%였다. 기타 규정 위반은 5%였다.

NIH의 이번 조사로 과학자 189명 가운데 54명이 소속 기관에서 해임되거나 사임했으며, 77명은 NIH의 연구지원 및 보조금 지원대상 명단에서 삭제됐다.

미 연방수사국(FBI)에서도 조사대상자의 30% 정도를 지속적으로 감시하기로 했다.

외국의 자금지원을 받는 것 자체가 불법은 아니다. 그러나 외국의 지원이나 외국기업과의 연계는 미국 과학기술계 침투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

이로 인해 미국 당국은 세금으로 조성된 기금에서 지원을 받는 연구자들은 외국의 지원을 받을 경우 당국에 신고하도록 하고 있다.

미국 내 최대 연구지원기관인 NIH는 지난 2018년 8월부터 중국을 비롯한 외국 정부의 과학기술계 침투를 경고하고 사실관계 파악에 힘써왔다.

또한 외국기관이 NIH 등록 연구원을 상대로 기밀 정보를 빼내려 한다는 경고문을 미국 각 대학에 발송했다.

NIH는 모든 외국 정부의 침투를 차단하려 하지만 주된 대상은 중국이다.

중국 공산당은 해외 과학자 채용·지원 프로그램인 ‘천인계획’(Thousand Talents Program) 등을 통해 각국에서 연구인력을 모집, 첨단 과학기술을 빼돌리거나 중국에서 베끼기 수준의 연구를 진행하는 등 지식재산권을 침해했다.

NIH에 따르면, 이번 조사 대상자의 80% 이상이 아시아계였다. 중국 공산당이 중국계 연구원들을 포섭하거나 동원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올해 초에는 신고 없이 중국 자금을 받아온 연구자들이 미 법무부에 줄줄이 기소됐다.

하버드대 화학부 학과장인 찰스 리버(60) 교수는 국립보건원과 국방부로부터 150만 달러(18억1950만원)를 받았지만,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 있는 우한공과대로부터 2012~2017년 매달 5만 달러의 급여를 받았고, 매년 15만 달러의 생활비까지 챙겼음이 드러났다.

또한 우한공과대에 미국과 비슷한 연구시설을 설치하고 하버드대에서 하던 연구와 유사한 연구를 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보스턴대 연구원인 예얀칭(29)은 중국 인민해방군 중위임을 숨긴 채 비자를 발급받고 미국에 들어와 로봇 연구 자료들을 열람했다.

미국 에모리대 교수였던 샤오 량 리(63)는 중국의 천인계획에 채용돼 2012~2018년 50만 달러 이상의 금전 지원을 받았지만 이를 신고하지 않았다.

하버드 의대 연구원 정자오쑹(30)은 암세포 샘플을 중국으로 밀반출하려다가 공항에서 체포돼 기소됐다.

지난해 12월에는 미시간주의 밴 엔델 연구소(Van Andel Research Institute)가 중국 자금을 받았음을 감췄다가 기소되자 550만 달러(약 66억 원)의 화해금을 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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