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中정보기관 고위간부에 간첩혐의로 징역 20년형 선고

김태영 인턴기자
2022년 11월 19일 오전 9:50 업데이트: 2022년 11월 19일 오전 10:56

중국 공산당(CCP) 정보기관인 국가안전부의 고위 간부가 미국에서 항공 관련 기밀을 훔치려다 붙잡혀 미국 법원에서 20년형을 선고받았다.

美법원, 中간첩에 산업기술·영업기밀 절도 혐의로 20년형 선고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 연방법원은 지난 16일(현지시간) 미국 기업에 접근해 항공 기밀을 빼내려 한 중국 국가안전부 장쑤성 지부 제6판공실 부국장 쉬옌쥔(42)에게 징역 20년형을 선고했다.

그는 다수의 산업 기술 및 영업 기밀 절도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이 같은 형을 선고받았다(자료보기).

법무부 자료에 따르면 쉬옌쥔은 2013년 12월부터 미국 항공기 제조업체들에 접근해 기밀 기술 정보를 빼돌려 CCP에 보고하는 일을 벌여왔다.

그는 항공기 제조업체에 근무하는 중국계 직원들을 속여 정보를 빼내기 위해 위장업체를 차리고 가짜 학력과 가명으로 활동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그는 중국 대학에서 강연을 해달라는 명목으로 항공기 제조업체 직원들에 접근해 이를 수락한 직원들에게 여행 경비와 보조금 등을 지급한 사실도 드러났다.

이후 쉬옌쥔은 강연을 위해 중국에 온 항공기 제조업체 직원들이 식사 등을 위해 숙소를 비운 틈을 이용해 중국 국가안전부 요원들과 함께 이들의 컴퓨터를 해킹하고 기밀 자료 등을 훔쳤다.

中간첩, 美항공기 엔진 기술 훔치려다 FBI에 덜미

쉬옌쥔은 GE의 엔진 제조 자회사인 GE에비에이션이 독점하는 복합 항공기 엔진 팬 모듈 기술을 훔치려다 FBI에 덜미를 잡혔다.

2017년 3월 쉬옌진은 GE에비에이션 항공 기밀을 빼돌리기 위해 이 회사의 중국계 직원에게 접촉해 평소처럼 중국 대학에 와서 강연해달라고 부탁했다. 두 달 뒤 실제 이 직원은 중국 대학에서 강연을 했고 이후 쉬옌쥔은 지속해서 그와 연락을 이어갔다.

하지만 이를 눈치챈 GE사의 제보로 FBI는 이 직원과 접촉해 협조를 부탁했고 쉬옌쥔을 체포하기 위한 작전을 준비했다.

2018년 1월 쉬옌쥔은 이 직원에게 항공기 제조 관련 내부 정보를 요구했다. 그는 곧 쉬옌쥔에게 가짜 ‘기밀 정보 경고’ 라벨을 붙인 2장짜리 회사 문서를 이메일로 보내줬다.

이후에도 쉬옌쥔은 직원에게 GE사 내부 자료를 보내달라고 계속 요구했다. FBI는 쉬옌쥔을 체포하기 위해 이 직원에게 유럽 출장을 미끼로 벨기에에서 직접 만나도록 유도했다.

결국 FBI와 GE사, 벨기에 정부의 공조로 쉬옌쥔은 2018년 4월 벨기에에서 붙잡혀 미국에 송환됐다.

中정보기관에 포섭된 중국 유학생, 미군 입대해 기밀 탈취 시도

지난 9월 미국 법원은 쉬옌쥔의 간첩 활동을 도운 중국인 찌차오췬(31)에게도 유죄를 선고했다.

시카고 연방법원은 찌차오췬이 쉬옌쥔의 지시로 중국을 위해 미군 정보 등을 빼내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2014년 쉬옌쥔은 시카고에서 유학 생활을 하던 찌차오췬을 포섭해 중국 국가안전부 해외 요원으로 정식 등록한 뒤 본격적으로 간첩 업무를 시켰다.

찌차오췬은 쉬옌쥔의 지시로 미국에 거주하는 몇몇 중국인들을 포섭하는 데 도움이 될 만한 정보를 조사해 제공했다. 또한 그는 외국인들이 일정 기간 미군에 복무하면 미국 국적을 쉽게 취득하도록 도와주는 ‘국익필수요원 입대 프로그램(MAVNI)’을 통해 미 육군 예비역으로 입대했다.

이렇게 미 육군에 입대한 찌차오췬은 미군 신분증을 얻어 웬만한 기지에는 출입할 수 있었다. 이후 그는 항공모함 사진 촬영에 자원하는 등 미군 정보를 빼돌리기 위해 활동한 사실이 드러났다.

美 법무장관 “국가안보 위협 세력, 끝까지 책임 묻고 엄벌할 것”

메릭 갈랜드 미국 법무부 장관은 쉬옌쥔에 대한 법원 판결에 대해 “이번 판결은 미국에서 벌어지는 간첩 활동의 심각성을 보여주는 동시에 미국 법무부가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외국 세력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에 대한 결의를 보여준 사례”라고 평가했다.

그는 “(앞으로도) 미국은 국가기밀을 빼내려 시도하는 자가 누구든지 반드시 그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크리스토퍼 레이 FBI 국장은 “이번 사건은 그간 중국 공산당 국가안전부가 지속적인 간첩 활동을 벌이며 미국의 안보를 위협한 가장 최근의 사례일 뿐”이라며 “중국 공산당은 자국의 항공 기술을 발전시키기 위해 간첩을 파견했고 미국 기업들에 심각한 피해를 입혔다”고 비판했다.

이어 레이 국장은 “그들(중국 간첩)이 미국 법을 위반하고 미국의 산업이나 기업을 위협할 경우 FBI는 세계 우방국들과 협력해 끝까지 책임을 묻고 처벌받도록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