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전인대서 ‘국무원 조직법’ 심의…리커창 허수아비 되나

강우찬
2021년 3월 12일
업데이트: 2021년 3월 12일

중국 공산당이 정부의 공직임명 관련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행정부 격인 국무원의 권한이 대폭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중공 제13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제4차 회의가 진행 중인 가운데, 국무원 관리들의 임면권에 관한 조직법 개정안을 심의 중이다.

현행 절차에 따르면, 부총리와 국무위원 임명 시 국무원 총리가 지명하면 전인대가 인준, 국가주석이 최종 임명한다.

개정안은 전인대 상무위가 국무원 총리의 권한을 위임받아, 국무위원 등 부장(장관급) 및 기타 구성원들을 임명할 수 있도록 했다.

표면적으로는 국무원 권한이 줄어들고 전인대가 권한이 커지는 것이지만, 실제로는 시진핑을 중심으로 한 당권 강화라는 게 중국 전문가들의 시선이다.

재미 시사평론가 정하오창(鄭浩昌)은 “원래 부총리 인선은 총리가 지명한 뒤 전인대 회의를 통과하고 마지막으로 국가 주석이 임명한다. 그런데 전인대는 1년에 한 번 열린다. 만약 중간에 부총리를 바꾸고 싶으면 어떻게 하나. 그렇다고 절차를 다 없앨 수는 없으니 2개월에 한 번 열리는 전인대 상무위가 바꿀 수 있도록 한 것. 이렇게 하면 사람 바꾸기가 쉬워진다”고 말했다.

중국의 현행 체제에서 중공 총서기는 당 건설과 전체적인 사회의 방향성을 관할하고, 국무원은 경제 발전 계획을 총괄하고 추진하는 등의 행정관리 기능을 수행한다.

이번 개정안은 국무원을 거치지 않고 바로 전인대가 국무원의 총리를 제외한 모든 인선을 결정할 수 있도록 해 사실상 기존의 분담체제가 약해지는 효과를 가져온다.

재미 시사평론가 거비둥(戈壁東)역시 정하오창의 견해에 동의했다.

그는 “중공은 당이 모든 것을 지도한다는 것을 헌법에 규정하고 있다. 전인대, 정협(인민정치협상회의) 시스템은 사실상 당의 지도에 따르는 부속기구다. 결국 개정안은 중공의 일당 독재적인 집권체제가 결정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직접적으로 리커창 총리의 권한을 줄이기 위한 개정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정하오창은 “개정안에 따라 국무위원을 정할 전인대 상무위원은 모두 당 고위층이 내정한다. 따라서 이번 개정안으로 전인대 권한이 늘어나기보다는 당 고위층의 권력이 더 집중화될 것”이라며 “리커창은 부총리마저 고를 수 없게 된다”고 했다.

또한 “시진핑이나 당 고위층의 말을 듣지 않으면, 언제든 해임될 수 있고 전인대는 도장 찍는 역할만 하면 된다는 위협도 담겨 있다”고 분석했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중공 국무원 수뇌부가 수시로 변동될 것으로 보인다.

거비둥은 “중공은 정권 수립 이후 내부 권력암투가 끊이지 않았다. 전인대 권력 강화를 명분으로 국무원 권한을 뺏은 셈인데, 더 강한 권력을 향한 시진핑의 움직임 중 하나일 뿐이다. ‘전인대 입법’은 겉모양만 그럴듯하게 꾸민 것”이라고 말했다.

중공 고위층은 작년 11월 당 중앙과 당 전체에서 시진핑의 핵심 지위를 지키고, 당 중앙의 권위와 통일된 지도를 지켜야 한다고 발표했다.

거비둥은 “중공의 일당독재 체제가 시진핑을 ‘최고 존엄’으로 만들었고 마오쩌둥의 제왕적 통치를 이어가게 했다. 온갖 명칭의 기구와 조직은 봉건적 독재제도를 표면적으로 업그레이드한 것일 뿐”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문판에서 지난 8일 “시진핑은 2012년 말 집권한 이후 강력한 태도로 중공이 이끄는 하나의 중앙집권 국가를 만들려 하고 있지만, 그의 노력은 관료주의라는 해묵은 문제에 봉착했다”고 전했다.

이어 “일부 지방 관리들이 시진핑을 만족시키고 당 당국의 임무를 완수하는 데에만 너무 몰두하면서 그들의 기본 책무를 소홀히 한 것이 때론 끔찍한 결과를 낳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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