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전력난에 현지 韓 업체 ‘발 동동’…탈중국 가속화되나

2021년 10월 19일
업데이트: 2021년 10월 19일

김동수 산업연구원 실장 “전력난, 중앙정부가 야기한 측면 커”
“강압적 구조 조정에 기업은 반발하기 어려워”

지난달부터 이어진 중국 전력난으로 현지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이 곤경에 빠졌다. 미중무역갈등, 기업을 옥죄는 각종 규제 등으로 차이나 리스크에 ‘홍색 경보’가 뜬 가운데 이번 전력난까지 직면한 것이다. 이에 탈중국을 검토하는 기업들이 늘어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다.

지난 9월 중순 이후 장쑤, 광둥, 윈난 등 20여 개 성(省)이 전기 공급을 제한했다. 중국 경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제조 중심지에 떨어진 전력 제한 조치로 기업들은 생산에 타격을 입었다. 전력 사용 제한의 원인으로는 ‘중앙 정부의 명령’이 꼽힌다.

현지에 진출한 한국 업체들도 전력난 날벼락을 피하지 못했다. 가동이 중단됐던 장쑤성에 위치한 포스코 스테인리스 공장은 10월 초까지 가동을 멈췄고, 오리온 랴오닝성 공장도 지난달 30일까지 닫은 것으로 전해졌다.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는 한국 기업들은 당국에 피해를 호소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당국의 정책으로 인한 어려움이라, 현지 기업이나 한국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은 제한돼 있다”며 “전기를 50%만이라도 달라고 사정하는 식으로 대응하고 있다”라고 에포크타임스에 전했다.

김동수 산업연구원 해외산업실 실장은 “이번 전력난은 중앙정부가 일부러 야기한 측면이 크다”라며 “단기간 내 화석연료 비중을 줄이고 원전 비중을 높이는 등 일종의 충격 요법으로 보인다. 일반 민주주의 국가나 시장국가에서 벌어지기 어려운 강압적 구조조정”이라고 에포크타임스와 통화에서 밝혔다.

그는 전통 굴뚝 산업, 특히 중소기업이 가장 큰 피해를 입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동수 실장은 “중국에 전략적으로 중요한 삼성이나 SK 하이닉스 같은 반도체 기업에는 전기를 공급할 것”이라며 “전기를 많이 사용하고, 대기오염을 많이 유발하는 한국 굴뚝 기업 특히 중소기업은 에누리 없이 고스란히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아울러 “반도체 기업도 전기를 많이 사용하지만, 글로벌 기업의 경영환경에 심각한 문제를 야기하면서 외국인 투자 유치를 어렵게 만들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산둥, 장쑤 지역에 위치한 전통 기계 부품 제작 업체들이 가장 큰 피해를 볼 것”이라고 내다봤다.

18일 KBS 보도에 따르면, 산둥성 웨이하이시에 위치한 직원 1500여 명 직원 규모의 자동차용 전선 생산 업체는 1주일에 이틀은 공장 가동에 필요한 전기를 공급받지 못했다. 자동차용 안테나 생산 업체도 평일에도 공장을 돌리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다음 달부터 산둥성은 전력 사용제한 일수를 더 늘릴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동수 실장은 전력난과 더불어 인건비 상승 등을 이유로 기업들의 탈중국 현상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통계청에 따르면, 중국 제조업 근로자들의 연봉은 최근 5년 간 약 51% 상승했다.

그는 “중국을 이전처럼 인건비가 저렴하고 생산비용이 적게 드는 곳으로 바라보기 어려워졌다”라며  “동부 연안에 위치한 산둥, 장쑤, 저장, 상하이, 광둥성 지역 5억 명의 1인당 평균 소득이 2만 달러가 넘는데 이러한 지역에서 전통 제조업이 (생산을 이어가기에는)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1인당 국민소득이 낮은 베트남, 인도로 이전하려는 추세가 더 가속화되고 더 심해질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탈중국을 검토하는 분위기는 수치에서도 나타났다. 산업연구원이 지난 2월 발표한 중국에 진출한 우리기업 480곳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향후 5년 사업 전망에 대해서 현상 유지하겠다는 답변은 42.9%, 축소(21.0%) 또는 철수·이전(8.0%)의 비중은 30%에 육박했다.

 

/취재본부 이가섭 기자 khasub.lee@epochtimes.ny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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