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이번엔 ‘가짜 빈곤층’ 논란…당 간부들 위문 사진에 ‘마오타이’ 술병

류지윤
2021년 2월 8일
업데이트: 2021년 2월 8일

중국에서는 공산당의 ‘빈곤 구제’가 관료들의 업적 과시용 도구로 이용되는 경우가 빈번하다.

최근 산둥성에서는 관리들이 빈곤 가정을 방문해 위로를 전했다는 내용이 보도됐지만, 빈곤 가정 내부에 중국의 고급 술인 마오타이주 등이 놓여 있어 거센 역풍이 일었다.

지난 3일 산둥성 칭다오시 청양(城陽)구 당 위원회는 공식 SNS(위챗) 계정에 ‘설맞이 불우이웃 방문, 사람의 마음을 녹이는 따뜻함’이라는 게시물을 올렸다.

해당 게시물에서는 당 위원회와 지역 관리사무소 지도부, 지역사회 간부들이 자기 지역의 기초생활 보장 수급자와 극빈층 등 500여 가구를 방문해 위문품을 전달했다고 선전했다.

그러나 게시물에 포함된 사진 한 장이 누리꾼들의 의혹을 샀다.

해당 사진에는 4명의 공무원이 선물을 들고 머리가 희끗희끗한 노인의 집을 방문한 모습이 담겼다. 하지만 사진 속 수납장 맨 위층에 마오타이주 두 병이 놓여 있는 것이 보였다.

공무원들이 ‘가짜’ 빈곤 가구를 방문했다는 지적과 함께 진짜 빈곤층은 오히려 지원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는 비판 여론이 달아올랐다.

이에 청양구 위원회는 지난 4일 위챗 공식 계정에 “해당 가정은 빈곤 가구 요건에 부합하는 곳”이며 “사진 속 마오타이주는 몇 년 전 친척 집 잔치에 들렀을 때 손님들이 마시고 남은 빈 술병이 마음에 들어 집으로 가져가 수납장 위에 올려놓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를 접한 누리꾼들은 잇달아 댓글을 달았다.

한 누리꾼은 “예전에 기관에서 많이 봤는데, 이 집은 분명 기관에 있는 누군가의 운전기사 집 아니면 누군가의 친척 집일 것이다. 고위층 집 부근에 살고, 앓는 소리 좀 해줄 수 있는 노인이 있는 집 말이다”라고 이야기했다.

“간부 데리고 빈곤층 위문을 간 적 있다. 위문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간부가 ‘저 할머니 좀 봐라, 임대 내놓은 집이 그렇게나 많다, 나보다 돈 많을걸’이라고 말했었다”는 댓글도 있다.

또 “술자리에 마오타이주 놓을 수 있는 사람 솔직히 많지 않잖아. 진짜 가난한 집인데 이런 친구 있으면 빈곤 구제금보다 더 많은 부조금을 내야 할걸. 게다가 마오타이주 빈 병 하나가 얼만데, 인터넷으로 찾아봐. 또 보면 마오타이주 리본도 안 뜯어져 있는데, 이게 아무렇게나 주울 수 있는 물건인가? (중공의) 거짓말 전통을 버려선 안 되지!”라고 말하는 누리꾼도 있었다.

“많은 빈곤 가정을 보면 모두 비교적 부유한 계층이고 이것도 예외는 아니다. 사진 보면 방 3개에다 마오타이주에, 우량예에, 고급 우롱차에, 러닝머신에, 나무 바닥에, LED TV에, 일체형 벽장, 유럽식 전등, 분재도 있다. 빈곤 가정이 이렇게나 여유로운가? 난 그들이 하는 말 한마디도 믿지 않는다”라는 누리꾼도 있다.

위의 사건과 비슷한 일은 또 있었다. 몇 개월 전 장시성 핑샹시 경제개발구역(江西省萍鄉市經開區) 당 서기 등 몇몇 공무원이 현지 ‘빈곤 가정’을 방문했는데, 보도자료에 첨부된 사진을 보면 이 ‘빈곤 가정’의 호화로운 인테리어가 돋보인다.

“이것이 ‘빈곤’이라면 우린 모두 난민”이라며 의혹을 제기하자 해당 시의 부시장은 “이 빈곤 가정은 풍족했다가 가난해진 집”이라고 해명했다.

모습을 바꾼 중공의 ‘빈곤 구제’ 조작

최근 몇 년 동안 중공의 소위 ‘빈곤 구제’ 프로젝트는 터무니없는 문제를 많이 드러냈고, 가난한 가정은 공무원들이 ‘정치적 업적’을 보여주는 도구로 전락돼 여론의 지탄을 받았다.

2017년 11월, 윈난성 더훙주(雲南省德宏州)는 룽촨현(隴川縣) 민정국 간부 70% 이상이 배우자나 직계비속에게 기초생활 보장 혜택을 받게 하는 식으로 구조금을 착복하는 등 집단적으로 부패했다고 공개적으로 통보했다. 룽촨현은 윈난성 93개 빈곤 현 중 하나다.

같은 해 5월 이른바 ‘빈곤 탈출 작업’이라는 국가 성(省) 간 교차 검증에서 중부의 한 현(縣)은 검열을 받기 위해 관리 한 명을 가난한 집 아들인 척하도록 했다가 현장에서 체포됐다.

중국 누리꾼 한 명은 인터넷에 “린진페이현(臨沂費縣) 신장진(新莊鎮) 마을 주민들에 따르면 현 지도자가 마을 주민들에게 빈곤 구제금 1000위안을 지급하러 갈 때 마을 간부들이 동행했는데, 현 지도자가 떠난 후 마을 간부들이 800위안을 도로 가져가는 바람에 주민들에겐 200위안만 남게 돼 주민들의 불만을 샀다”고 폭로했다.

후베이성(湖北省) 우한TV는 2016년 11월 말, 현지 관리들이 빈곤층의 사진만 찍은 뒤 돌아오지 않았고, 아픈 노인을 빈곤층으로 분류한 뒤 닭 사육 기술이 없는 노인들에게 양계를 맡겼다가 병아리가 다 죽자 이를 보상하게 해 노인들이 적지 않은 돈을 내야 했다고 밝혔다.

중국의 한 위챗 계정은 산시성(陝西省)의 한 빈곤층 주민이 사망한 지 8년이 지났는데도 한 관리가 그 주민을 사칭해 식량 지원금을 계속 받은 사실이 그가 해임된 후에야 밝혀졌다고 폭로했다.

2016년 8월 간쑤성(甘肅省) 산하 43개 국가급 빈곤현 중 하나인 캉러현(康樂縣)에서는 비극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한 젊은 여성이 가난 때문에 4명의 아이를 죽인 뒤 음독자살한 것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남편도 음독자살해 4대가 함께 사는 8인 가족 중 6명이 숨졌다.

사고 직후 중국의 유력 언론인 궈루이(郭睿)가 조사한 결과 이 마을 서기의 친형, 조카 등에게 기초생활 보장이 할당된 것으로 드러났다.

남방도시보(南方都市報)는 한 사설에서 정부가 가짜 ‘기초생활 보장 보험’ 정책을 장기화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 글은 정부가 도시 빈곤층의 실제 수에 따라 ‘기초생활 보장 보험’을 발급하는 것이 아니라 위에서 내려진 지표와 ‘관계’를 근거로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기초생활 보장 보험 비리’로 중국 도시 빈곤층 중 적어도 절반이 기초생활 보장 보험조차 없는 상태에 빠졌다.

2020년 5월 리커창(李克強)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6억 명이 매달 1,000위안 정도를 벌어들이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베이징사범대학 소득분배연구팀의 조사에 따르면 중국에서 월수입이 1,090위안 이하인 인구는 총 6억 명이며, 월수입 2,000위안 이하 인구는 9억 6,300만 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공 당국은 지난해 말 ‘전국 빈곤층의 빈곤 탈출’을 선언했다. 민간 학자들은 당국이 ‘전국적 빈곤 퇴치’를 서두르는 것은 지출을 줄이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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