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위협에 대응’ 日 자민당 국방예산 2배 증액 공약

김윤호
2021년 10월 15일
업데이트: 2021년 10월 15일

31일 총선 앞두고 중국 위협론 부각
45년만에 ‘방위비 1%’ 원칙 철회 예고

일본 집권여당인 자유민주당(자민당)이 이달 31일 중의원 선거를 앞두고, 방위비(국방예산) 2배 증액이라는 사상 초유의 공약을 발표했다.

중국과의 분쟁지역인 동중국해와 대만해협에서 억지력을 확보하기 위해 국내총생산(GDP)의 2%까지 국방예산을 늘려 미사일, 스텔스 전투기, 무인기(드론) 등 군사장비를 구매하겠다는 방안이다. 일본은 군국주의화를 막기 위해 1976년부터 방위비 1%선을 유지해왔다.

2021년 기준 일본의 국방예산은 5조1235억엔(약 53조9천억원)으로 2배 증액 공약이 이뤄질 경우 10억엔(약 103조)을 넘어서게 된다. 이는 인접한 한국의 2020년 국방예산 50조원의 2배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일본 신임 총리 기시다 후미오가 당장 내년부터 국방예산을 2%로 올리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지만 일본의 ‘방위비 1%’라는 한계선이 무너지는 것은 시대의 추세가 될 것으로 관측했다.

리쓰메이칸 아시아 태평양 대학의 국제관계학과 요이치로 사토 교수는 “자민당의 보수적 지도자는 당이 (방위비 상한선을) 포기하기를 바라고 있다”며 “그들은 앞으로의 방향성을 조정하고 있으며 보수파가 원하는 방향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자민당과 일본 보수세력의 국방력 강화 추진은 동중국해에서 군사적 압박, 대만에 대한 무력침공 위협 등 지역 내에서 독단적 행위를 늘리고 있는 중국에 대한 대응에 기반을 두고 있다.

일본 국민여론 역시 북한보다 중국을 더욱 위협으로 보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나왔다. 지난해 니혼게이자이 신문이 1696명을 설문 조사한 결과, 일본을 위협하는 국가를 묻는 문항에 중국이라고 대답한 응답자는 86%로 북한(82%)보다 많았다(복수 응답).

로이터 통신은 미국 워싱턴에 있는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 연구원 로버트 워드의 발언을 인용해 “자민당이 국방예산 증액을 공약으로 내건 것은 국방정책의 변화에 대한 국민적 지지를 얻어낼 필요가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며 “이제 방향은 정해졌다”고 전했다.

일본은 동중국해 무인도를 놓고 중국과 영토분쟁을 겪고 있으며, 동중국해 군사전략의 중점을 영토수호에 두고 있다.

군사전문가들은 국방예산이 증액되면, 일본 자위대가 F-35 스텔스 전투기, V-22 수직이착륙기, 무인정찰기 등 미국산 무기와 상륙주정, 준중형 군함, 항공모함, 잠수함, 위성, 통신 장비 등 국산 무기를 더 많이 생산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 방위성(국방부 격)도 자국산 스텔스 전투기와 1000km 거리 밖에 있는 적 군함과 육상기지를 타격할 수 있는 미사일을 구매하기 위한 예산 지원과 인터넷, 우주전, 전자전 전력 강화를 희망하고 있다.

지난달 7일 기시 노부오 일본 방위대신(국방장관 격)은 마이니치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일본의 국방예산은 일본 GDP의 1%를 초과하면 안 된다는 규정에 제한되지 않을 것이며, 방위성은 예산 추가를 신청하여 일본의 국방력을 강화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2021년도 방위백서 내용을 인용해 “경제 성장에 따라 중국의 군사력은 성장하고 있으며, 동중국해, 남중국해, 대만해협에서 빈번히 군사 활동을 실시하고 있다. 중국-미국 간 군사적 균형은 변화가 일어났으며, 이는 인도 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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