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위구르 시위 재점화로 초긴장

이지성
2011년 7월 20일
업데이트: 2019년 7월 22일

중국 민족분쟁의 화약고 신장(新疆)위구르 자치구에 또 다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경찰서 습격사건이 발생한 허톈(和田)시 전역에 계엄령이 발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의 명보(明報)는 18일 밤 허톈시의 한 주민과의 전화 통화를 통해 허톈시 전역에 계엄령이 내려졌음을 확인하고 이를 19일 보도했다. 이 주민은 “현재 외출하는 것이 어렵다”면서 “경찰의 계엄령이 내려진 상태”라고 말했다.



18일 신장자치구 허톈시에서 경찰서 습격에 이은 인질 사건이 발생해 진압과정에서 최소 4명 이상이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관영 신화통신은 경찰서 습격자의 인적사항이나 이유를 언급하지 않은 채 폭도들의 테러사건으로 간주하면서 파문확산을 차단하는데 애쓰는 모습이 역력하다.



그러나 주요 외신들이 전하는 사태의 전말은 전혀 딴판이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세계위구르대회 대변인 딜사트 락시트는 신장자치구 내의 소식통을 인용해 위구르인 100여 명이 평화 시위를 벌이던 도중 경찰과 시위대가 충돌하는 과정에서 총격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세계위구르대회에 따르면 어린이와 학생이 포함된 주민들은 19일 오전 정부의 위구르인 토지 수용에 항의하면서 시위를 벌였고 이 과정에서 2009년 발생한 우루무치(烏魯木齊) 유혈 사태 이후 사라진 사람들의 행방에 관한 정보를 요구했다.



세계위구르대회 측은 진압 과정에서 시위대 13명이 구금됐고 한 명은 중상을 입었다고 전했다. 락시트 대변인은 “중국 경찰은 위구르인들의 정치적 권리를 존중해야 한다”며 “(위구르) 주민들은 정부의 억압을 더는 참지 못한다”고 말했다.



중국 공안의 발표에 따르면 이번 경찰서 습격 사건으로 숨진 사람은 인질 2명, 경찰 1명, 보안요원 1명, 시위자 등 최소 6명이다.



그러나 홍콩의 명보(明報)는 무장경찰이 파출소를 습격해 인질극을 벌이던 범인들을 진압하는 과정에서 경찰관 1명, 보안요원 1명, 인질 2명 등 4명이 숨지고 20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현재 사건이 발생한 허톈시 곳곳에는 공안이 배치된 가운데 삼엄한 경계가 펼쳐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직까지 사건의 진상은 확인되지 않고 있으나 이 사건이 민족분쟁사태로 번져나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앞서 2년 전인 2009년 7월 5일 신장자치구의 성도 우루무치(烏魯木齊)에서는 대규모 시위사태가 벌어진 바 있다. 이 사태를 통해 197명이 숨지고 1700여 명이 부상했다. 그동안 중국은 시위의 재발을 막기 위해 강경책과 유화책을 병행해왔다.



유혈사태 2주년 앞두고 주민 달래기 나서


 


중국 당국은 당시 신장사태 발생 후 시위를 주도한 위구르족을 대거 사형에 처하고 수백 명의 가담자에게 무더기로 중형을 선고했다. 또한 중국 정부는 작년 신장 사태 1주년을 앞두고 우루무치에서 경찰 1000여 명을 동원한 가운데 실제 상황을 가정한 시위 진압 훈련을 하는가 하면 시내의 주요 도로, 버스 정거장, 버스 내부, 학교, 상가 등에 폐쇄회로 TV 8370대를 설치해 철저한 감시망을 구축했다.



중국 정부는 유화책도 함께 썼다. 중국정부는 작년 4월 무려 15년 동안 신장자치구를 철권통치해온 왕러취안(王樂泉·66) 당서기를 해임하고 후난성 당 서기를 지낸 부드러운 이미지의 ‘젊은 지도자’ 장춘셴(張春賢·58)을 후임으로 앉혔다. 장 서기는 유혈시위 사태 2주년인 지난 5일 우루무치 시내의 야시장을 방문해 주민들과 격의 없이 어울리는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중국 당국의 이 같은 노력에도 신장자치구에서 민족분쟁의 불씨는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2009년의 유혈사태는 현지인의 마음속에 씻을 수 없는 상처로 남아 있는데다 이슬람교를 믿는 위구르족에는 ‘한족이 자신들의 삶의 터전에 침입, 경제적 혜택을 독점하고 자신들을 차별한다’는 불신과 피해의식이 뿌리 깊기 때문이다. 홍콩의 명보(明報)는 작년 신장 사태 1주년을 맞아 현지 주민들의 말을 인용해 “위구르족과 한족 사이의 원한이 사라지려면 최소 40년이 걸릴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사태의 실제 배경이 어찌 됐든 간에 중국정부가 대외적으로 강조한 것과 달리 신장 자치구의 민족 화합은 아직 요원함을 보여 줬다는 평이 나온다. 신장 외에도 중국은 달라이 라마로 대표되는 티베트(시짱)자치구 문제에다 최근 촉발된 네이멍구자치구 몽골족의 항의까지 직면하면서 소수 민족 통합 정책에 큰 숙제를 안게 됐다.



아울러 한족 중심의 경제 시스템 운영이 계속되고 위구르족의 실업률이 높은 현재의 구조가 변하지 않는 이상 위구르족 저변에 깔린 사회와 정부를 향한 분노와 불만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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