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우한폐렴 방역, 실효 보다는 ‘쇼 위주’…주민들 “진실만이 위안”

에바 푸
2020년 3월 25일
업데이트: 2020년 3월 25일

중국 정권이 중공 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에 대한 ‘전면전’에서 지도력을 높이기 위해 대대적인 선전기구를 배치했다. 그러나 그 노력은 시민들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했음이 드러났다.

관영 언론은 당국의 역병 진압 노력에 대해 ‘긍정적’으로 선전하려는  캠페인을 벌였으나 온라인에서 격렬한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가장 심각하게 전염병이 퍼진 우한시의 시민은 그들의 불만을 SNS에 올렸으나, 게시물은 후에 검열관에 의해 삭제됐다.

중국 관영매체가 2월에 보도한 중국 서북부 간쑤성의 ‘간호사 14명의 삭발’ 영상은 선전도구로 사용한다는 비판에 휘말렸다. 병원 측에서는 자진 삭발이라 주장하며 우한 바이러스 진원지로 그들을 파견한다 했지만, 해당 영상에는 간호사가 조용히 눈물을 훔치는 장면이 나온다.

조회수가 수백만 건을 기록한 해당 영상에 대해 누리꾼들은 삭발 의식을 치른 간호사들에게 영웅으로 칭송한 국영 언론과 다른 반응을 보였다.

상하이에 본사를 둔 매체 이스트데이에 한 논설위원은 이 영상에 대해 “집단으로 머리를 깎는 것은…그들을 희생시켜 퍼포먼스를 하고 과대 선전을 하려는 것”이라며 “너무 잔인한 행위”라고 평했다. 중국 관영 간쑤일보는 해당 영상을 인터넷 사이트 웨이보에 공개한 뒤 여론의 뭇매를 맞고 삭제했다.

 

중국 베이징역 밖에 마스크를 쓴 중국인이 앉아 있다. 2020. 3. 13. | Kevin Frayer/Getty Images

베이징의 선전 각본

최근 후베이성 당국으로부터 유출된 문건에서 발병에 관한 정보 유출을 통제하고 공식적인 보도를 만들어 내기 위해 중국 당국이 엄청난 노력을 기울였음을 보여준다.

관리들은 후베이성에서만 최소 1600명의 댓글 부대를 고용해 SNS 게시물을 적극적으로 감시하고 정권에 비판적인 정보를 모두 삭제했다.

해당 문서에 따르면 댓글 부대의 주요 목표는 분량이 크든 작든 ‘분 단위의 정확성’으로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여론을 통제할 수 있는 대규모의 ‘전시’ 선전 메커니즘을 갖춰 공산 정권에 ‘긍정적인 면만 홍보’하는 것이다.

댓글 부대가 선전하는 내용은 효과적인 봉쇄 조치를 조명하고, 의료진·공무원·경찰관·자원 봉사자 등 당국의 지시에 따라 이들의 활동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데 중점을 둬야 한다.

또한, 중앙 정부의 요청에 따라 각 성과 지방의 언론 보도는 ‘모범적 인물과 전염병 최전선의 영웅들에 대한 홍보’를 위해 매일 2~3명의 모델을 발굴해 특집으로 다루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해당 문서에는 후베이성의 주요 언론은 2월 중순까지 발병 관련 보도를 5만 건 이상 출판했으며, 일부 기사는 조회수가 수억회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중앙 정부는 바이러스 대처 능력을 부풀려 선전하기 위해 의료진 113명과 의료 인력 506명을 ‘모델 시민’으로 선언했다.

중국 베이징에서 한 중국인이 외부인의 출입을 통제하는 임시 차단벽 반대편 여성으로부터 출입증을 받고 있다. 2020. 2. 25. | Kevin Frayer/Getty Images

우한 주민, 고위층 방문·격려가 아니라 진실이 유일한 위안

왕중린(王中林) 우한시 공산당 위원회 서기는 이달 6일 방역 관련 회의에서 “우한 인민은 감사할 줄 아는 영웅적 국민”이라면서 “시민과 당원들이 감사 교육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소식이 현지 관영매체를 통해 보도되자 중국 온라인에서는 반발 여론이 일었다.

한 네티즌은 “감사의 마음은 저절로 우러나야지”라며 감사를 강요한다고 지적했다. 이 네티즌은 이어 “인민을 구하는 것은 정부의 의무이자 기본적 책임”이라며 왕 서기가 생색을 낸다고 질타했다.

또다른 네티즌은 “관리들은 우리를 산 채로 매장했다”며 “어떤 식료품은 값이 10배까지 치솟았는데 공무원들은 특권으로 원가에 사고 있다”고 반발했다.

“중국 공산당은 세계에서 가장 뻔뻔한 정권”이라고 격분한 우한시 칭산(靑山)구 주민 장(張)모씨는 본지와 전화 인터뷰에서 “이번 전염병 위기를 겪으며 사람들은 정권을 믿거나 협조하지 않게 됐다”며 공산당 고위층의 우한 방문과 격려 행보에 대해 “진실만이 유일한 위안”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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