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외국 서적 ‘출판 검열’ 강화… 중국이 싫어하는 말 있으면 ‘NO’

LIN YAN
2019년 3월 2일 업데이트: 2019년 11월 3일

호주 언론은 “중국 정부의 검열기관이 현재 중국에서 인쇄되는 호주 출판사의 출판 서적들을 검열하고 있으며, 만약 호주 출판사들이 중국 당국의 ‘블랙리스트’를 자칫 건드리기라도 하면, 중국 내 인쇄가 금지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호주 출판업계의 복수의 관계자는 “중국 공산당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國家新聞出版廣電總局)이 현재 호주 출판사가 중국 인쇄소로 보내 인쇄 대기 중인 서적들을 검열하고 있다”면서 “설령 이 서적들이 호주 작가가 호주 독자들을 대상으로 쓴, 호주에서 발행하는 영문 출판물일지라도 검열을 받고 있다”고 증언했다.

며칠 전, 한 중국 출판사의 호주 사무실이 그들의 호주 출판 고객들을 위해 만든 영문 ‘키워드 알림’ 리스트가 호주 언론의 관심을 끌면서, SNS에도 퍼지고 있다.

이 금기 리스트는 호주 출판사들뿐만 아니라 모든 서양 출판사들을 대상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기사 마지막 부분 참조)

中 공산당의 출판 검열 ‘블랙리스트’, 서방에 유출돼

유출된 중국 공산당 출판 검열 ‘블랙리스트’를 보면 주로 몇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그중 중국 반체제인사, 시위자들 혹은 시진핑(習近平) 주석을 포함한 중국 공산당 정치인의 이름을 언급한 서적은 모두 중국 내 인쇄가 완전히 금지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 블랙리스트를 보면, 설령 중국에서 유통되지 않는 서적일지라도 중국에서 인쇄되는 모든 외국 서적들은 모두 1989년의 톈안먼 대학살, 2011년의 재스민 혁명(2010년 12월 북아프리카 튀니지에서 발생한 민주화 혁명)과 2014년의 홍콩 우산혁명(2014년 홍콩 민주화 시위)을 포함한 결정적인 ‘정치적 사건’을 담아선 안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티베트와 위구르, 파룬궁(法輪功)도 금기시하는 주제이다.

중국 당국은 또한 외국 서적이 마오쩌둥(毛澤東), 시진핑, 현(現)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의 상무위원 7인을 포함한 중국 근대사의 주요 정치인들을 언급하는 것도 허용하지 않는다. 그 밖에도, 블랙리스트에는 정신적 지도자, 민중운동가 혹은 중국 공산당을 비판하는 정치인 등을 포함한 118명의 반체제인사 명단도 들어있다.

‘금지(검열 통과 불가)’는, 이 중국 출판사가 호주 출판 고객들을 위해 작성한 영문 ‘키워드 알림’ 명단을 쓰는 데 도움을 줬다.

심지어 전 세계 대부분의 주요 종교조차도 중국 공산당의 ‘민감한’ 명단에 올라 있으며, 현재 혹은 이전에 중국 국경 분쟁과 관련 있는 지명들도 줄지어 올라와 있다.

이 리스트에 따르면, 종교적인 내용을 담은 외국 서적에 대한 중국 당국의 ‘통상적인 승인 주기’는 근무일 기준 10~15일이다. 또한, ‘모든 나라의 국경선(중국과 기타 주변 국가의 지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을 포함한 지도는 검열에 있어 근무일 기준 최대 30일이 소요되며, ‘중국지리측량제도정보국(國家測繪地理信息局)’의 심의도 거쳐야 한다 .

그러나 중국 공산당은 일부 수준 미달의 출판물에 대해선 별다른 금지를 하지 않고 있다. 중국 공산당은 음란물 인쇄를 명시적으로는 금지하고 있지만, 동시에 누드아트나 성행위 출판물은 근무일 기준 10일 이내면 심사를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중국 공산당의 서적 검열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시드니 모닝 헤럴드(The Sydney Morning Herald)>의 지난주 보도에 따르면, 중국 언론과 협력 중인 호주의 한 인쇄업자는 “현재 갑자기 검열을 더 강화한 것일 뿐, 중국 공산당의 검열 규정은 이론적으로 오랫동안 존재해 왔다”고 증언했다.

그는 또한 “중국 공산당은 모든 책을 검사해왔으며, 현재는 매우 엄격한 검열을 하고 있다. 나는 그들이 어떻게 모든 책을 뒤져보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그들은 현재 그렇게 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중국으로 책을 보내 인쇄하려면, 책 속에 블랙리스트에 있는 내용이나 이름이 들어가면 안 된다”면서, “중국 공산당의 검열은 우리의 통제를 완전히 벗어난 것으로, 모든 중국 인쇄회사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이것은 우리에겐 별도의 업무이자 불필요한 일이다. 우리는 절대로 이 일을 강제로 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출판업자는 중국 공산당이 검열을 강화한 데 대해 우려를 표했다. 그는 “이는 매우 걱정스러우면서 완전히 부당한 일로, 출판사들은 분명히 다른 대체 공급업체를 찾고 그에 대한 보완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했다.

지도 출판에 더욱더 예민하게 반응하는 중국 공산당

호주 출판사가 도서, 특히 컬러 일러스트레이션 도서를 중국에서 인쇄하는 이유는 가격이 훨씬 저렴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몇 개월 동안 중국 정부가 아무런 이유 없이 외국 출판물에 대한 검열을 강화하면서 일부 호주 출판사들이 격분하고 있다.

호주에 본사를 둔 국제 출판사 ‘하디 그랜트(Hardie Grant)’의 샌디 그랜트(Sandy Grant)는 타임스와 시드니 모닝 헤럴드에, “지난해 출판 계획이었던 어린이 지도집의 인쇄가 취소됐는데, 검열원이 그 안의 지도 한 장을 문제 삼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중국 당국은 현재 지도에 대해 매우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으며, 모든 지도가 공산당의 세계관에 부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랜트는 “중국 공산당은 지도 문제에 매우 민감하다. 그러나 국제법에 따르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그들이 인정하는 국경선이라야 한다”고 했다.

그는 또한 “과거에 우리는 여행 가이드북과 지도를 여러 번 출판했는데, 이번에 취소된 어린이 지도집은 아마도 그 안에 티베트를 언급한 지도가 한 장 들어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는 “우리는 애꿎은 이 어린이 지도를 인쇄할 수 없다는 중국 측의 통보를 받고 매우 화가 났다”고 했다.

그는 또한 “우리는 효율적인 비용절감 해결책을 찾지 못해 이 프로젝트를 이어갈 수 없다”며, “이 책을 독일이나 이탈리아로 보내 인쇄하는 것이 또 다른 현실적 옵션이지만, 너무 경제적이지 못해서 결국 이 책 출판을 포기했다”고 밝혔다.

그랜트는 “출판사의 시각에서 보면, 중국에서 인쇄하는 외국 출판물에 대한 중국 공산당의 검열 강화는 이미 수개월째 계속되고 있다”고 증언했다.

그랜트가 중국 공산당의 출판 검열을 다룬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랜트 출판사는 2018년 호주 출신 작가인 클라이브 해밀턴(Clive Hamilton)이 쓴 영문 베스트셀러 <소리 없는 침입: 호주에서의 중국 공산당의 영향력>을 출간했다.

원래 협력 출판사는 이 책이 중국 공산당의 침투와 개입을 폭로했다는 이유로 출판 계약을 파기했다. 중국 공산당을 화나게 할까 봐 염려했기 때문이다. 그뿐만 아니라 호주의 여타 출판사들도 출판을 거절했다.

이후, 그랜트 출판사가 호주에서 이 책을 출간했지만, 중국 인쇄소로 보내지는 않았다.

호주에 있는 중국인을 완전히 통제하길 바라는 中 공산당

우러바오(吳樂寶)는 중국 공산당 출판 검열의 금지 명단에 이름이 올라 있다. 난민 신분으로 호주에 온 우러바오는 2018년 12월, 호주 시민이 됨과 동시에 호주 국립대학 이과생이 됐다.

그는 호주 언론에 “호주에 정착한 이래 줄곧 과학연구에만 전념해 왔는데 중국 당국의 검열 블랙리스트에 이름이 올랐다니, 매우 놀랍다”고 전했다.

또한 “중국은 점점 급진적으로 변하고 있다. 그들은 그들의 중국 내 검열제도에 만족하지 못하고 서방국가까지 확장하길 바란다. 특히 호주에는 매우 많은 중국인이 있기 때문에 더욱더 그렇다”고 했다.

그는 또한 “중국 정부는 호주의 중국인들을 완전히 통제하길 바란다. 이것이 바로 그들이 호주 언론과 호주 시민들을 검열하길 바라는 이유이다”라고 덧붙였다.

중국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이 외국 서적에 대해 작성한 블랙리스트의 일부 명단: 정신적 지도자와 민중운동가 혹은 중국 공산당을 비판하는 정치인 등을 포함한 118명의 반체제 인사들 명단. | 찰스스튜어드대학의 클라이브 해밀턴 공공윤리학 교수의 트위터
중국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이 외국 서적에 대해 작성한 ‘블랙리스트’의 일부 명단: 종교, 지리, 중국 공산당 고위 정치인 및 정치적 사건. | 찰스스튜어드대학의 클라이브 해밀턴 공공윤리학 교수의 트위터
중국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의 유형별(종교, 지리, 정치 등 포함) 외국 서적에 대한 검열 기간. | 찰스스튜어드대학의 클라이브 해밀턴 공공윤리학 교수의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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