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中 양회서 무역전쟁 관련 법안 논의… 전문가 “관건은 ‘지적재산권'”

Luo ya
2019년 3월 8일 업데이트: 2019년 11월 3일

미·중 무역전쟁의 그림자가 드리워진 가운데 베이징에서 양회가 진행 중이다. 무역전쟁 발발 이후 처음 개최되는 양회인 만큼, 국제 언론은 무역협상, 화웨이 사건, 한반도 문제, 중국 군비 지출 등 주요 의제에 주목하고 있다.

기자는 프린스턴대학 사회학 박사이자 정치·경제학자인 청샤오농(程曉農) 박사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청샤오농 박사는 무역전쟁 하의 미·중 관계에 대해 분석했다.

기자: 3월 4일,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뉴스 발표에서 미·중 무역전쟁과 관련해 장예쑤이(張業遂) 전인대 대변인은 “미·중 양국의 이익이 이미 깊이 교차하고 있기에, 충돌과 대립의 성격이 강한 미·중 관계는 어떤 쪽의 이익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발언했다. 또한 “냉전의 구시대적 사고로 세계화 시대의 새로운 문제를 처리하는 것은 사리에 맞지 않는다”고 했다. 이 말의 속뜻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청샤오농: 그 함의는 중국의 현재 태도와 관련돼 있다. 중국은 지금은 물론, 앞으로도 당분간은 미국과 충돌 상태에 처하는 것을 절대 바라지 않는다. 간단히 말하면 능력의 크고 작음 또는 도광양회의 문제가 아니라, 전략적으로 볼 때 현재 세계 경제 글로벌 시대에 국가 간에 이미 더는 자원 수탈과 같은 방식을 사용할 수 없다. 2차 대전 때와 같이 누가 1인자인지 2인자인지 서로 겨루고, 2인자가 1인자를 반드시 무찔러야 하는 등의 행동방식이 더는 유효하지 않다.

미·중 무역전쟁에 있어 중국 측은 두 가지 사실을 이해해야 한다. 첫째, 중국이 미국의 과학자들을 매수하거나 미국 회사의 과학자들을 빼내고, 타이완 회사에 직원을 두거나 하는 등의 방식으로 미국의 기술을 절도하는 술책, 그리고 미국 교수, 화교 교수 등을 빼내서 미국의 연구 성과를 중국으로 빼 오는 등의 계략은 정상적인 국가 발전의 길이 아니다.

중국인이 알아야 할 사실은, 좀도둑의 흉계는 부당한 방식이며, 이런 잘못된 길을 버리고 올바른 길로 돌아서야 한다는 것이다. 올바른 길이란 무엇인가? 바로 기업이 스스로 기술을 연구 개발하는 것이다. 요컨대 남의 것을 훔치거나 빼앗지 않는 것은 사람이라면 최소한 지켜야 하는 기본적인 규범이다. 사실 미국의 압력은 중국이 지적재산권을 존중하고, 기업이 자주적으로 연구 개발을 진행할 수 있는 제도적 환경을 조성하도록 돕기 위한 것이다.

당장은 힘들어도 올바른 길을 가는 것이 중국에 이득이다. 미국은 중국을 짓뭉개려 하는 것이 아니라 중국이 절취 행위에 의존하지 않고 자신의 경제를 발전시킬 수 있기를 원한다.  지금의 미·중 무역전쟁에서 미국은 중국이 올바른 길을 가도록 손을 쓰고 있다.

나아가, 앞으로 중국은 평화롭게 발전해야지 무력에 의존한 발전을 추구해서는 안 된다. 무력을 사용한 경쟁은 발전이 아닌 전쟁을 가져올 뿐이다. 핵무기 시대에 전쟁을 유발하거나 전쟁을 추구하면 결국 멸망의 길을 걸을 뿐, 발전해 나갈 수 없다. 평화적 발전을 추구하겠다면 어떻게 미국에 맞서고 어떻게 초월할 것인지, 그리고 어떻게 미국을 억제할 것인지를 생각해서는 안 된다. 이러한 생각은 모두 협애한 사고에서 비롯된다.

기자: 전인대가 ‘외국인 투자법 초안’ 심의를 앞두고 있다. 이는 작년 12월 전인대 상무위원회가 처음 심의한 이후 3개월 동안 세 번째로 진행되는 심의다. 입법 절차가 중국 역사상 가장 빨리 진행되고 있다고 전해진다. 전인대가 이 법을 통과시킨다면 무역전쟁 종결에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청샤오농: 외국인 투자법을 수정하는 것은 사실 미·중 협상의 핵심 의제다. 원래의 외국인 투자법에 의하면 중국은 외국 기업에 기술 양도를 강제할 수 있고 중국 자본이 주식의 몇 퍼센트를 차지하도록 해 외국 기업의 독자적 경영을 막을 수 있다. 즉, 차별적인 조항이 다수 존재했다. 이러한 조항이 생긴 것은 외국 기업의 기술을 훔치도록 돕기 위함이고, 외국 기업의 주식 점유율을 제한하는 것도 사실 대주주로서 외국 기업이 기술을 내놓게 압력을 가하기 위해서다.

전인대 상무위원회 정례회의는 2개월에 한 번 개최된다. 하지만 외국인 투자법의 개정 심의로 인해 전인대가 2개월 만에 세 번 소집됐고, 또다시 소집을 앞두고 있다. 심의는 형식상 2월 24일 공중(公衆) 평의(評議)를 마치고 최종적으로 개정 절차에 들어갔다. 3개월에 네 차례 이상의 회의가 개최되는 것인데, 관건은 미국이 3월 1일까지라는 시한을 두었다는 것이다.

지금은 아직 통과되지 않았지만, 통과된다면 중국 측이 구조적인 변화를 받아들였다는 것으로 간주할 수 있다. 다만 계속해서 이에 대한 감독이 필요하다. 중국에는 ‘유법불의(有法不依‧법이 있어도 의존하지 않는다)’ 경향이 심각하다. 즉, 외국인 투자법이 개정돼 법적으로는 악조항이 삭제된다 해도, 그것이 실질적으로 적용돼야 하는 문제가 남는다. 적용되지 않는다면 어떡할 것인가? 미국은 바로 이러한 문제를 중국과의 협상 테이블에 올려두고 있다. 중국이 표리부동한 태도를 견지한다면 관세 제재를 계속하겠다는 입장이다.

기자: 미국 측은 중국 측에 ‘구조적인 개혁’을 요구하고 있다. 이것이 중국 정치제도의 개혁 촉진으로 이어질 수 있을까?

청샤오농: 비약이라고 생각한다. 경제의 변화가 정치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주관적인 바람에서 비롯된 추측 아닐까? 서양에는 경제가 발전하면 정치 민주화가 진행된다는 이론이 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 밝혀졌음을 말해두고 싶다.

오히려 경제는 발전했는데 정치는 퇴보하는 현상이 많았다. 라틴아메리카에서 최근 사례를 찾을 수 있다. 베네수엘라는 ‘경제발전’을 이룩했지만, 그 후 독재정권이 자리를 잡았다. 경제발전이 꼭 정치적 진보를 유도한다고 볼 수는 없다.

이것(경제개혁이 정치개혁을 가져오는 것)은 어떤 염원이라기보다는 개인의 기도 같은 것이다. 성공할 기회가 오면 성공할 것이나, 기회가 오지 않으면 고양이 인형을 10개나 갖다 놓고 매일 빌어도 돈이 들어오지 않는다. 민주주의나 정치적 변화도 똑같은 이치이다.

미국의 협상 목표는 베이징의 정치 구조 개혁이 아니다. 어떤 이들은 구조 변화를 정치 구조 변화라고 이해한다. 사실 미국이 제시하고 있는 구조 개혁이란 경제 변화에 대한 개념이다. 외국 기업이 중국에서 자유롭게 경쟁하고, 중국이 외국 기업에 대한 각종 규제와 불공정한 제도 등을 폐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뜻한다.

만약, 세계에 해를 끼치는 민주 정권이 있다면, 그런 민주주의가 어디 도움이 되겠는가?

기자: 미·중 무역전쟁에 있어 가장 관건이 되는 문제는 무엇인가?

청샤오농: 지적재산권이다. 지금 많은 사람이 관세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관세는 미국이 사용하는 수단에 불과하다. 즉, 지적재산권 침해 문제에 있어 미국은 중국이 관련 법률 제도 및 규칙을 새로 정립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이를 통해 앞으로 외국 기업과 미국으로부터 기술을 훔치고 인재를 빼돌리는 등의 지적재산권 침해 행위를 확실히 방지하고자 하는 것이다.

중국 측이 어떠한 개혁도 받아들이지 않고 도둑질을 계속한다면, 미국은 관세라는 제재 수단이 손에 있기 때문에 ‘네가 도둑질을 하겠다면 나는 관세를 때리겠다’는 식으로 접근할 것이다.

사실 미국이 말하는 지적재산권 보호가 미국의 이익을 위해서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중국 국내적으로도 필요한 것이라는 사실을 이해해야 한다.

본래 중국 기업들이 일차적으로 노리는 것은 국내 동계열 기업의 기술이다. 중국 기업이 기술 연구 개발에 힘쓰지 않는 것도, 신상품을 개발할 의지가 부족한 것도 기껏 개발해 놓은 기술을 남이 빼앗아가고 우수한 연구원들도 경쟁 회사에서 빼돌리기 때문이다. 중국이 미국 기술을 훔치는 방식도 사실은 중국 내에서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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