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사이버 첩보 활동 통해 타국 선거 간섭

2018년 8월 24일 업데이트: 2019년 10월 27일

공산당 통치하의 중국이 사이버 첩보 활동을 통해 다른 민주주의 국가가 진행하는 선거에 간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일본 언론 ‘닛케이’의 8월 18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에 거주 중인 캄보디아 정치운동가 모노비시아 켐(Monovithya Kem)은 미국 사이버보안회사 ‘파이어아이(FireEye)’에 중요한 제보를 했다. 캄보디아에 수감된 아버지를 지원하는 인권 단체로부터 받은 이메일이 실제 인증되지 않은 가짜계정으로부터 보내졌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닛케이 보도에 따르면 중국은 캄보디아에서 얻은 해킹 경험을 ‘시운전’으로 간주하며 향후 이웃 국가의 정치에 영향을 미칠 계획을 세우고 있다.

모노비시아 켐은 2017년 9월 반역죄로 투옥된 켐 소카(Kem Sokha) 캄보디아 국민구조당(CNRP)의 전 대표 딸이다. CNRP는 켐 소카가 체포된 지 두 달이 지난 시점에  해체됐다.

켐 소카의 체포는 그가 2014년 거리 시위를 조직했다는 혐의에 근거한 것이었다. 휴먼라이츠워치(HRW)는 21일 “켐 소카는 야당을 이끌정도로 용기가 있었기에 투옥된 것”이라며 “그에게 씌어진 혐의는 터무니없다”는 보고서를 냈다. HRW는 켐 소카의 즉각적인 석방을 요구했다.

파이어아이의 7월 보고서에 따르면, 모노비시아 켐이 받은 이메일에 첨부된 문서는 켐의 개인 정보를 훔칠 수 있는 악성코드를 품고 있었다. 해당 이메일의 IP주소는 중국 남부에 위치한 하이난(海南)에서 유래한 것으로 확인됐다.

발신자는 파이어아이가 2013년부터 추적해온 중국 기반 해킹 그룹 ‘템프 페리스코프(Temp.Periscope)’인 것으로 밝혀졌다. 템프 페리스코프는 모노비시아 켐 뿐만 아니라, 7월 29일 의회 의석을 결정하는 총선을 앞두고 캄보디아 정치에 광범위한 관심을 보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파이어아이는 캄보디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내무부, 외교관 2명, 여러 언론 매체 등 템프 페리스코프에 의해 정보를 침해당한 캄보디아 정부 기관 및 개인에 대한 긴 리스트를 가지고 있다.

닛케이에 따르면, 템프 페리스코프의 목적은 훈센 현 지배여당인 캄보디아 인민당(CPP) 당수 겸 친 베이징파 총리가 권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훈센은 1985년부터 총리를 역임했다.

2018년 8월 15일 프놈펜에서 열린 의류 노동자 집회 전 캄보디아의 훈센 총리가 연설하고 있다. | AFP/Getty Images

15일 캄보디아 선관위 당국은 “캄보디아 인민당이 7월 선거에서 125석을 모두 획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훈센 총리가 인민당 지도자로서 권력을 계속 유지하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선거 개입 확대

미국 또한 중국의 선거 개입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18일 트위터를 통해 “중국의 사이버 보안 위협이 있을 수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해당 트윗에 “러시아의 움직임에만 주목하는 바보들은 모두 다른 방향 보기를 시작해야 한다. 중국 또한 미국을 위협할 수 있다”고 적었다.

19일 방영된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존 볼튼 미 국가안보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인용하며 11월 미국 중간선거 때 중국 등 외국의 영향에 대해 우려를 표시했다.

한편, 대만은 중국 사이버 간섭의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자체적인 헌법과 군대를 갖춘 민주주의 국가 타이완을 중국은 필요시 군사력을 동원해서라도 본토와 다시 연합시켜야 하는 변절한 중국의 일부로 여기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7월 중 대만 여당인 민주진보당(DPP)의 웹사이트가 해킹당했다. ‘파이낸셜 타임스’의 보고서에 따르면 대만 수사관들은 해당 사이버 공격이 중국에서 비롯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대만 총통 대변인은 “올해 말 시작될 선거를 기점으로 2020년 대선까지 대만은 사이버 공격과 가짜 뉴스의 글로벌 핫스팟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로이터 통신의 15일 보도에 따르면, 중국은 타국의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것뿐만 아니라, 동남아 전역에 걸쳐 일대일로 프로젝트 관련 정보를 얻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일대일로에 참여한 아시아, 유럽 및 아프리카 전역의 60개국 이상이 인프라 건설 프로젝트와 관련해 중국과 파트너 관계를 맺었다.

로이터 통신은 파이어아이의 정보를 인용해 “말레이시아는 중국이 후원하는 사이버 첩보 활동의 대표적인 타깃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실제로 말레이시아 마하티르 모하맛 총리는 전임자인 나지브 라작이 승인한 여러 일대일로 프로젝트를 중단했고, 중국의 사이버 공격 목표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상황이다.

일대일로 프로젝트의 자금이 말레이시아 국영투자기금인 1MDB 기금 상환용으로 사용됐다는 정황이 국가 조사기관에 의해 밝혀진 이후, 모하맛 총리는 프로젝트 연기 명령을 내렸다. 라작 전 총리는 현재 해당 기금 유용 혐의로 조사받고 있다.

말레이시아 현지언론 뉴스트레이트타임스는 “21일 베이징을 방문한 모하맛 총리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리커창 중국 국무원 총리와 대화를 나눈 뒤 일대일로 프로젝트 중 일부 철도 및 가스 파이프 라인 관련 사업을 취소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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